천전(遷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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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大輿)가 장지(葬地)에 도착한 후 재궁(梓宮)을 현실(玄室)로 옮겨 안장하기 전 복완(服玩)명기(明器) 등을 진열해 놓고 지내는 제사를 이르는 말.

절차 및 내용

천전은 안장 하루 전에 전설사(典設司)에서 길유궁(吉帷宮)정자각(丁字閣) 서쪽에 남쪽을 향해 설치한다. 이때 병풍과 장막을 둘러치고 남쪽에 문을 둔다. 산릉도감(山陵都監) 관원이 묘광의 안팎을 정결하게 한다. 당일 산릉도감(山陵都監) 제조(提調)와 장생전(長生殿) 제조(提調)가 작공(作工)을 거느리고 퇴광(退壙)으로 가서 재궁의 하우판(下隅板)을 열고 재계하며 기다린다. 액정서(掖庭署)에서 정자각 남쪽에 설치한 길유궁 안 동쪽에 왕의 자리를 만들고, 전의가 대군 이하 종친과 문무백관의 자리를 품등에 따라 설치한다. 그리고 애책(哀冊)과 옥백(玉帛)을 받들 관원의 자리를 설치하고, 정자각의 휘장 밖에 길흉의 연(輦)과 여(轝), 명기, 의장(儀仗)을 발인 때의 의식과 같이 진열한다. 이어 유사가 예찬을 영좌 앞에 진설하고, 향로와 향합, 초를 진설하고 축문을 놓고, 술잔을 1개 놓는다.

대여가 능지에 도착하면 먼저 방상이 광중(壙中)에 들어가 창으로 네 모퉁이를 치고, 명기, 복완, 증옥(贈玉), 증백(贈帛) 등이 이르면 동남쪽에 진열한다. 왕 이하 대군, 종친과 문무백관이 집사자의 계청에 따라 절과 곡을 하고, 대전관(代奠官)이 향안 앞에 나아가 향과 술을 세 번 향을 올리고 나면 대축(大祝)이 축문을 읽는다. 독축을 마치면 왕 이하 전원이 집사자의 계청에 따라 절과 곡을 하고 자리로 물러나면 유사가 정자각 북쪽에 판 구덩이 예감(瘞坎)에서 축문을 불사른다. 그러고 나서 우의정(右議政)이 찬궁의 남쪽으로 가 “우의정 신 아무개는 삼가 길일에 찬궁(欑宮)을 엽니다.”라고 외치고 부복하였다가 일어나면 선공감(繕工監) 관원이 찬궁을 거둔다. 이어 고명과 시책, 시보를 내시가 집사자에게 주면 요여(腰輿)에 안치하고, 길유궁으로 간다. 길유궁 문 밖에 길장(吉仗)이 좌우로 서면 섭좌통례(攝左通禮)가 재궁 앞에 나아가 부복하고 꿇어앉아 순에 올려 가기를 계청한다. 충의위(忠義衛)가 명정을 받들고 앞에서 인도하고, 좌의정(左議政)이 관원들을 거느리고 재궁을 받들면 섭좌통례가 재궁을 인도하고, 불삽과 운삽, 아삽으로 재궁을 막고 여사(轝士)가 머리를 북쪽으로 가게 한다. 재궁이 현궁으로 갈 때는 왕 이하 모든 참석자는 곡을 한다. 현궁에 도착하면 좌의정이 여재궁관(舁梓宮官)들을 거느리고 윤여(輪輿)로 재궁을 광중에 안치한다. 우의정이 손을 씻고 수건으로 재궁을 닦고 관의를 세 겹으로 덮고 명정을 관위에 덮는다. 이어 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좌의정이 여재궁관들을 인솔하여 재궁을 외재궁 안쪽으로 모시는데, 머리를 북쪽으로 두게 한다. 북쪽은 죽은 자를 관장하는 신이 있다고 믿은 데서 나온 것이다.

현궁에 재궁이 안치되면 왕이 이하 대군, 종친, 문무백관들은 집사자의 제청에 따라 곡을 하고 절을 한다. 이어 우의정이 다시 관의(棺衣)를 정리하고 명정을 평평하게 하고, 좌통례가 ‘궤(跪)’를 계청하면 왕이 무릎을 꿇고 애책함을 받아 영의정에 주면 이를 퇴광 서쪽에 놓는다. 이어 같은 방법으로 옥백함을 애책 남쪽에 놓고, 국장도감(國葬都監) 제조(提調)가 관원들을 거느리고서 보삽, 불삽, 화삽을 재궁 양쪽 곁에 세우고, 윤여 및 녹로를 치운다. 다시 집사자의 안내로 곡과 절을 하며 애도를 극진히 하고 물러나면 산릉도감 제조와 장생전의 제조가 관원을 거느리고 외재궁의 정하우판(正下隅板)을 합치고, 합봉한 곳은 옻칠을 하고 가는 베를 바른다. 영의정과 사헌부(司憲府) 집의(執義)가 현궁문을 닫고 열쇠를 채우는 것을 감독하고, 우의정이 흙 9삽을 덮으면 광중 메우는 작업을 한다. 이어 명기와 복완을 퇴광에 안치하고 석회로 빈 곳을 채우고, 지석을 능 남쪽과 혼유석 사이에 묻는다. 관상감(觀象監)의 관원이 후토에게 처음과 같이 제사하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대여와 순 등속은 불사르지 않고 사용하게 한다.

참고문헌

  • 『국조상례보편(國朝喪禮補編)』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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