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守元) 보현(普賢)스님은 1934년 6월 13일 경남 밀양 산외면 희곡리에서 아버지 백종기와 어머니 밀양 박씨 사이의 3남매 중 장녀이자 외동딸로 태어났다. 본관은 수원이며, 이름은 백필선이다.
스님은 속가에 있을 때부터 이미 불연에 깊이 닿아 있었다. 스님의 외가 쪽에는 출가하여 스님이 된 분들이 여러 분 계셨기 때문이다. 12세 되던 해에 스님은 대붕스님을 따라 소림사에 갔다가 처음으로 비구니스님들을 뵙게 되었다. 그때까지 여자는 스님이 될 수 없는 줄 알고 있었기에 그 것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었고, 스님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일대사 인연의 기회였다.
그 뒤 집으로 돌아왔지만 소림사에서 보았던 비구니스님의 모습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 았다. 스님은 발심하여 출 가하고자 했으나 어머니의 반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일로 스님이 심하게 앓아눕자 어머니는 끝까지 반대를 못하고 결국 출가를 허락하셨다.
수학
스님은 15세 되던 해인 1948년 부산 천태암에서 계수스님을 은사로 출가하고, 다음해에 소림사에서 정금광(금룡)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수지하였다. 그리고 정화 이후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부산 대각사에서 동양철학과 『초발심자경문』을 배웠는데, 그 당시에는 법당과 강당이 따로 있지 않아서 스님은 법당에서 공부하고 학생들은 지하방에서 공부했다. 이때 보현스님은 소림사에서 대각사 교무원으로 통학을 했다.
스님은 경전을 여러 곳에서 배웠다. 24세 때 동학사에서 사교[1]를 배우고, 이후 척추 수술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청암사에서 강고봉 스님에게 『기신론』을 배우고, 직지사의 서전에서 지내며 관응 큰스님 밑에서 『능엄경』과 『원각경』을 보았다.
그때 함께 공부한 스님들로는 녹원스님을 비롯하여 법흥, 동화, 운흥스님 등의 비구스님과 자민, 자광, 법해, 명운, 광우스님 등 비구니스님 약 7~8명 정도였다. 비구스님들과 같이 공부했던 일은 훗날 즐거운 추억이 되었는데, 능엄경을 논강할 때 녹원스님과 무척 다투기도 했다.
『법화경』과 『화엄경』은 원만사에서 독선생을 모시고 보았는데, 특히 『법화경』을 볼 때는 환희심이 충만했던 시기로 재발심의 기회가 되었다.
원만사 불사
보현스님은 1952년 19세 때 대구 원만사로 와서 그때부터 불사를 시작했다. 원만사라는 사찰명은 노스님의 법명을 따서 지었다. 원만사는 노스님과 은사스님, 보현스님까지 3대째 불사를 계속해오다가 현재 상좌 법홍스님에게 이어져 4대째 불사가 지속되고 있다.
1981년 극락사 터 174평을 매입하고, 끊임없는 불사의 원력에 정진하기 위해 기도해서 모아진 돈이나 불사금으로 주위의 땅을 조금씩 사들여 현재는 땅이 600평 정도 된다.
그 당시 자운 큰스님께서 원만사에 법문을 하러 자주 오셨는데, 법당 문이 낮아 걸핏하면 문에 머리를 부딪치셨다. 그때마다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에 하루빨리 큰 법당을 지어 여러 사람이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집을 지어야겠다고 발원했다. 그리고 스님의 정진과 열정에 천지가 감동하고 급기야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마침내 청정무구한 부처님 도량이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다.
스님은 절 건물을 현대식으로 높게 지었다. 원만사 주위에는 교회가 많이 있는데, 교회 십자가가 높이 달려 있으니 원만사도 높이 지어 부처님을 위쪽에 모시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또한 절 이 대구 시내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서 요사채나 법당을 따로 두고 관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편리성과 효율성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다.
1984년 9월 15일 현재의 대웅전을 기공해서 1986년 5월 6일 일타 큰스님을 모시고 봉불식을 하여 중창 불사를 했고, 절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은 1987년 3월 1일에 개원했다.
쇠기둥을 가슴에 지니는 흔들림 없는 수행정진
스님은 그동안 대성암과 양진암 등 제방 선원을 두루 다니면서 안거를 성만하며 수행정진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72년 세수 39세 때 자운 노스님의 염불수행과 인연이 닿아 그때부터 최근까지 계속 염불을 했으나 요즘은 건강상 묵언을 하라는 의사의 지시로 다시 화두를 들고 있다.
만약 배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붓글씨를 더 해보고 싶다는 보현스님은 항상 아침예불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미타경』을 수지 독송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스님은 처음 출가했을 때 “기둥을 가져도 나무 기둥은 안 된다. 쇠기둥을 가슴에 지녀야 한다.”라고 하신 은사스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어떤 경계나 어려움이 와도 흔들림 없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상좌인 법홍스님은 은사스님에 대해 “스님께서는 그렇게 많은 불사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어도 항상 신의를 지키셨으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늘 많은 것을 배우십니다.” 라고 말한다. 주위의 비구스님들은 보현스님을 '비구니 불도저' 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무슨 일이든지 한번 시작하면 그 추진력과 열정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입적
보현스님은 2010년5월9일 세수 77세, 법납 62년을 일기로 입적했다.
수계제자로는 법희·법홍·정관·정운·정안·정우스님 등이 있다.
원만사는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 708에 자리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의 말사이다.
달구벌대로 계산오거리와 신남네거리 중간지점 대도로변에 위치한 도심 속에 우뚝 선 사찰로 경내에 높이 8m 약사여래대불이 조성되어 있다.
중구 동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원만사는 원만 스님에 의해 최초로 창건되었으며, 현재 원만사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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