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역(守山驛)

조선시대 경상도의 도로망인 유곡도에 속한 역으로, 오늘날의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에 위치해 있었음.

개설

고려 성종에서 문종 연간에 역로(驛路)를 22역도(驛道)-525속역(屬驛) 체제로 정비할 때, 수산역(守山驛)은 상주도(尙州道) 다인(多仁)에 위치해 있던 역이다. 조선시대에는 세조 때 전국의 역로를 41역도-543속역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유곡도(幽谷道)를 구성하는 역의 하나가 되었고, 이후 갑오개혁 때까지 존치하였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고려사(高麗史)』 참역(站驛) 조에 따르면 수산역은 고려시대부터 경상도 다인 지역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상주도에 속한 25개소의 역 가운데 하나였다. 정확한 설치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고려의 역제(驛制)가 22역도-525속역 체제로 정비된 995년(고려 성종 14)에서 1067년(고려 문종 21) 사이에 상주도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에 전국적인 역도-역로 조직을 갖추는 과정에서 유곡역(幽谷驛)·요성역(聊城驛) 등과 함께 유곡도에 속하게 되었다.

조직 및 역할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 예천 편에 따르면, 수산역에는 대마(大馬) 2필과 복마(卜馬) 12필 등 총 14필의 역마와, 역리(驛吏) 6명, 역노(驛奴) 16명이 배속되어 있었다. 1890년(고종 27)에 간행된 『유곡역관련고문서집(幽谷驛關聯古文書集)』과 1895년(고종 32)에 간행된 『영남역지(嶺南驛誌)』에는 역마 5필과 역마를 맡아 기르는 마호(馬戶) 5명이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영남역지』에 따르면 공수전(公須田) 5결(結) 60부(負) 8속(束)이 딸려 있었고, 마위전답(馬位田沓)의 넓이는 818결인데 실제로는 408결 5부, 즉 49.9%만 경작되었다. 한편 1894년(고종 31)에 발행된 『경상도내각관계사조각항복호병록성책(慶尙道內各官癸巳條各項復戶幷錄成冊)』에는 역리가 22명, 복호결(復戶結)은 31결 15부 2속, 복호가(復戶價)는 124결 60속 8부로 기록되어 있으며, 1895년에 발행된 『유곡도역지급사례등보책(幽谷道驛誌及事例謄報冊)』에 따르면 복호결 31결 15부가 지급되어 역마를 사들이는 재원으로 사용되었다.

변천

1457년(세조 3) 7월에는 역을 관장하던 역승(驛丞)을 없애고 찰방(察訪)이 여러 도를 아울러 관리하게 하였다. 그런데 찰방이 관할하는 역이 많고, 역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두루 살피기가 어려워 역로가 점차 쇠퇴하는 등의 폐단이 나타났다. 그리하여 1462년(세조 8)에 병조의 건의에 따라 각 도의 역참을 파하고 역로를 정비해 찰방과 역승을 두도록 하였다. 그 결과 수산역은 유곡역·요성역 등과 함께 유곡도찰방이 관할하는 역이 되었고(『세조실록』 8년 8월 5일), 조선후기까지 유곡도에 속한 역으로 존속하였다. 이후 1896년(건양 1) 1월에 대한제국 칙령 제9호 ‘각 역 찰방 및 역속 폐지에 관한 건’에 따라 폐지되었다.

수산역의 위치는 『여지도서』에 따르면, 예천군 관아 남쪽 다인현 60리 지점이었는데, 서쪽의 함창덕통역(德通驛)에서는 30리, 동쪽의 비안 안계역(安溪驛)에서는 50리 거리에 있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다인현에 있다고만 되어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조선총독부 중추원 역원 조사표」에는 예천군 서남쪽 40리 지점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의 위치는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고산리 일대이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여지도서(輿地圖書)』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유곡역관련고문서집(幽谷驛關聯古文書集)』
• 『영남역지(嶺南驛誌)』
• 『경상도내각관계사조각항복호병록성책(慶尙道內各官癸巳條各項復戶幷錄成冊)』
• 『유곡도역지급사례등보책(幽谷道驛誌及事例謄報冊)』
• 조병로, 『한국근세 역제사연구』, 국학자료원,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