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사고(星州史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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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9년(세종 21)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기 위해 경상도 성주에 설치한 사고.

개설

조선 건국 직후의 사고(史庫)는 고려개경의 수창궁(壽昌宮) 사고, 충주(忠州) 사고를 그대로 계승하였다. 경복궁을 지어 한양으로 천도한 뒤에는 충주와 한양의 춘추관 두 곳에 사고를 두었다가, 1439년에 경상도 성주, 전라도 전주에 새로 사고를 증치하여 모두 네 곳에 사고를 두었다.

그런데 성주사고(星州史庫)는 1538년(중종 33)에 불이 나서 건물이 전소되고 보관 중인 『조선왕조실록』도 일부가 소실되었다. 조정에서는 단순 실화(失火)가 아닌 수령을 해치기 위한 방화로 보고 조사에 나섰으나, 중종이 ‘실화일 것이다’라고 하면서 만류하였다. 결국 사헌부 등의 주장에 따라 경차관을 파견하여 조사했는데, 이때 내려간 조사수(趙士秀)가 죄인을 찾아내기 위해 형신(刑訊)을 과중하게 하여 옥사에 갇힌 자가 100여 명에 이르렀다. 결국 중종의 말대로 실화로 밝혀져 옥사는 마무리되었다. 이후 사고를 중건하고 소실된 『조선왕조실록』을 다시 필사하여 전질을 복원하였다. 1540년(중종 35) 6월에 중건 공사에 착수하여 10개월여가 지난 1541년 4월에 완료하였고, 좌찬성소세양(蘇世讓)을 봉안사로 삼아 『조선왕조실록』 등을 봉안하였다.

위치 및 용도

성주사고는 성주목 관아에 인접해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志勝覽)』에는 성내 객사 동북쪽에 있었다고 한다. 중종 때 소실되었다가 중건되었다.

세종 때 『태조실록』 15권, 『공정왕실록』 6권, 『태종실록』 36권을 각각 네 본씩을 필사하여 한 본은 춘추관의 실록각(實錄閣)에 보관하고, 나머지 세 본은 충주·전주·성주의 사고에 나누어 보관하였다. 성종 때 『조선왕조실록』 정본은 필사가 아닌 인쇄하여 보관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한 부만 필사하여 보관하던 『세종실록』과 『문종실록』은 모두 활자로 출판하여 4사고에 1부씩 보관했다.

변천 및 현황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경상도순찰사김수(金睟)의 보고에 "성주 사각(史閣) 건물은 그런대로 남아 있지만 땅 구덩이 속에 이안(移安)한 사궤(史樻)를 다 꺼내어 불태워 버렸으니 지극히 비통하다."고 하였다(『선조실록』 25년 6월 28일). 『조선왕조실록』을 성주목사이덕렬(李德悅)이 태웠다는 것인지 왜적이 태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 이때까지 남아 있던 사각도 이후 성주에서 벌어진 전투 중에 불타 버린 것으로 보인다.

형태

실록각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1층은 넓게 트였으며, 2층은 사다리를 통해 올라가도록 지어졌다. 사다리는 돌 위에 세워져 있었고, 건물 주위에 담을 쌓았다. 담 밖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소초(巢草)가 있었고, 군인들의 초소가 담 밖에 세워져 있었다.

관련 사건 및 일화

1538년(중종 33) 성주사고에 화재가 났다. 보고를 듣고 중종은 "이러한 사고가 있을 것을 염려하여 사초(史草)를 큰 고을에 나누어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이런 변고는 보지 못하였다. 직숙(直宿)한 사람은 감사가 수금(囚禁)하고 추고한다고 하나, 본읍(本邑)의 수령은 평상시에 아랫사람을 잘 단속하지 못하여 이런 변고가 있게 하였으니 그도 아울러 전지(傳旨)를 받들고 추문(推問)하게 하라. 또 비록 다 탔다고 하나 어찌 불타다 남은 것이 없겠는가. 사관(史官)을 보내 살펴보고자 하니 해조(該曹)에 문의하여 아뢰라."고 급히 전교했다(『중종실록』 33년 11월 13일).

경상감사강현(姜顯)이 올린 서장에 "11월 6일 술시(戌時)에 사고에 불이 났는데, 그 날 숙직한 기관(記官)여환(呂還)과 감고(監考)배귀손(裴貴孫)이 이날 바람이 사납고 추위가 심하여 불을 때고 잤다고 한다. 그런데 소초(巢草) 안에 불이 나서 미처 끄지 못하여 모두 불태웠다."고 하였다. 소초란 화소(火巢) 안의 풀을 뜻하는데, 화소는 산불을 막기 위하여 능(陸)·원(園)·묘(墓)의 해자(垓子) 밖이나 기타 중요 시설의 경계선 밖의 풀을 불살라 버린 곳을 말한다.

참고문헌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국사편찬위원회 편, 『사고지(史庫址) 조사 보고서』, 국사편찬위원회, 1986.
  • 배현숙, 『조선 실록 연구 서설』, 태일사, 2002.
  • 오항녕, 『한국 사관제도 성립사』, 일지사, 2007.
  • 정구복, 「조선초기의 춘추관과 실록편찬」, 『택와허선도선생정년기념한국사학논총』, 일조각, 1992.
  • 한우근, 「조선 전기 사관과 실록 편찬에 관한 연구」,『진단학보』66,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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