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대(山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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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렁을 산처럼 엮고 나무로 다락을 만들어 놀이 등을 공연할 수 있게 만든 무대 시설.

개설

산대(山臺)는 산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산과 같은 외형을 갖는 무대, 다른 하나는 산처럼 높이 설치한 무대라는 뜻으로 새긴다. 이 둘을 합쳐서 이해하기도 한다. 산대나례(山臺儺禮)는 나라에 큰 경사가 있거나 유명일(有名日)일 때 잡귀의 침범을 물리치기 위하여 궁중이나 왕이 행행(行幸)하던 앞길에서 하던 가면 놀이를 말한다.

나례는 음력 섣달 그믐밤에 민가와 궁중에서 사신(邪神)을 쫓기 위해 베풀던 의식으로 고려 정종 이후로 행해졌다. 칙사의 영접, 인산(因山), 왕의 행행 때도 나례를 행하였다. 나례를 산대나례와 채붕나례(彩棚儺禮)로 구분한다면, 둘 중 더 많은 장비를 갖춘 것이 산대나례다.

고려 때 이미 산대극(山臺劇) 놀이가 있었는데, 산대는 곧 나무로 다락을 만들고 그 위에 오색(五色) 비단 장막을 늘어뜨려 임시로 꾸민 무대였다. 이것을 채붕(彩棚)이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았고, 둘을 합쳐 산붕(山棚)이라고도 한다.

산대 중에 특별히 불놀이, 즉 화희(火戱)를 하는 무대를 화산대(火山臺)라고 한다. 고려 때 신돈(辛旽)이 불놀이 구경을 위해 화산대를 설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화희는 궁중의 사기(邪氣)를 물리치기 위하여 열었던 놀이로, 원일(元日)에 금원(禁苑)에 오산(鰲山)을 설치하고 그 산 위에 불꽃을 올렸다.

연원 및 변천

산대 공연은 고려 때부터 있었다. 『고려사』「제사도감각색(諸司都監各色)」에 1279년(고려 충렬왕 5) 정전(庭殿)에서 하던 산대색(山臺色)을 없애고 연등도감에서 관할하게 하였다. 1407년(태종 7) 12월 30일, 즉 섣달 그믐날에 화산대를 대궐 가운데서 열었는데, 화약이 너무 맹렬하여 왜사(倭使)가 보고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1423년(세종 5) 7월 30일 예조에서 사신을 영접할 때 사목(事目)을 계하면서 연회 때에 음악을 쓰지 말고, 산대나례를 없애고 다만 채붕만 맺을 것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이듬해인 1424년(세종 6) 6월 14일에 태종의 신주를 부묘하는 의주에서는, 환궁 시 경복궁 문밖 좌우에 산대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1511년(중종 6) 10월 24일 왕이 명을 내려 정조(正朝)에 나례와 화산대를 정지하게 하였는데, 흉년 때문이었다. 1623년(인조 즉위)에 나례를 정지시키고, 1634년(인조 12)에 산대희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동국문헌비고』「예고」에 따르면 나례는 오례의(五禮儀)에 따라 대나(大儺)가 계동(季冬)에 광화문 및 도성 사대문에서 행해졌으며, 1623년에 나례가 정지된 적이 있었지만 1692년(숙종 18) 『국조오례의』에 따라 나례를 부활하였다고 하였다.

1754년(영조 30)에 나례를 없애고 교년절(交年節), 즉 12월 24일에 지내는 경신수야(庚申守夜) 풍속을 없애라고 지시하였다. 이로써 나례는 궁중에서는 볼 수 없는 공연이 되었다. 1819년에 작성된 『열양세시기』에서 김매순(金邁淳)은 자신이 일찍이 궁에서 수세(守歲)한 일은 있었지만 한 번도 나례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절차 및 내용

1426년(세종 8) 2월 28일에 왕은 산대의 높이에 대한 규정을 정하도록 하였다. 산대의 높이에 대해서는 상세한 규정이 없어서 산대를 맺을 적마다 좌우편 쪽만 높게 하려고 하였다가 바람이 심하면 혹 기울어져 쓰러질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후로는 산대의 기둥을 땅에서부터 60척 이상을 더 올리지 못하게 하였다.

산대를 꾸밀 때는 백성들이 잡역으로 동원되었다. 사신 길에 인접한 지역의 백성들은 산대를 만드는 일에 역사(役事)를 해야 했다. 만약 그 지역에 흉년이 들면 이를 면해준다. 그러한 경우 역사는 경정병(京正兵)들이 맡았다. 산대를 꾸밀 때 기계목(機械木)이 사용되었던 것 같다.

생활ㆍ민속적 관련 사항

구파발이나 양주 등지의 산대놀이는 원래 사신 영접이나 인산, 또는 왕의 행행 때 공연되었는데 대한제국말에 민간 차원으로 확대되어 공연된 것들이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
  •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 김은영, 「산대와 채붕(綵棚)」, 『생활문물연구』 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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