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록관(無祿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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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봉을 지급받지 못하던 관직 또는 관원.

개설

고려시대에도 영직(影職)·첨설직(添設職)·검교직(檢校職) 등 녹봉이 지급되지 않던 관직 체계가 존재하였으나, 관직 체계 및 녹봉 제도와 관련되어 무록관(無祿官)이 제도화된 것은 조선시대 이후이다. 조선시대의 관직 체계는 실직(實職)과 산직(散職)이 있었으며, 실직은 다시 녹관(祿官)과 무록관으로 크게 나뉜다. 무록관은 경관직뿐 아니라 외관직에도 널리 퍼져있었다.

조선시대 무록관은 1404년(태종 4)에 사포서에 제거(提擧)별좌(別坐) 등의 관직을 둔 이후 무록관 관직으로 정착되는 관직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 이전부터 운영되었다고 추정된다. 이후 무록관은 인사 제도의 정비나 관제 정비, 경비 절감 등과 관련되어 여러 차례 변하였다. 『경국대전』에서는 3품의 제거, 4품의 제검(提檢), 5품의 별좌, 6품의 별제(別提), 8품의 별검(別檢) 등과 외관직 일부 관직으로 규정되었다. 품계상으로 경관직 정3품 당하관부터 종8품까지, 외관직은 종5품부터 종9품까지 광범하게 존재하였다.

내용 및 특징

『경국대전』에 규정된 무록관은 경관직과 외관직에 모두 존재하였다. 먼저 경관직에는 교서관이나 사옹원 등 모두 22개 관서에 95자리가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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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외관직으로 종5품인 경기좌도·우도 수군 판관과 종6품 찰방·종6품 교수(敎授)·종9품 훈도(訓導)·종9품 심약(審藥)·종9품 검률(檢律)·종9품 역승(驛丞)·종7품 도승(渡丞)이 모두 무록관으로 나타나 있다.

무록관이 설치된 관서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핵심 관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양반이 아닌 신분에게 맡겨버릴 수도 없는 관서였다. 무록관은 청요직(淸要職)이 아닌 양반 실직으로서 수령 고과(考課) 성적이 십고이중(十考二中)인 양반 관료들이 임명되었다. 무록관은 비록 녹봉은 받지 못하고 정직(正職)에 비해 대우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양반 실직에 속하였기에 12개월을 근무하면 자급이 올라가거나[陞資] 다른 관직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이렇게 무록관 제도가 확립된 것은 양반의 신분을 유지시키면서 녹봉 지급을 줄여 국가 재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즉, 양반의 신분으로 과거에 의해 등용되거나 과거를 보지 않고 조상의 공덕으로 벼슬을 맡게 되면[蔭仕] 벼슬길[官路]이 보장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무록관으로라도 벼슬길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양반의 입장으로서는 자신의 신분 유지와 경제적 보장을 위하여 무록관의 길이라도 찾아야 했던 것이다. 한편, 국가적 입장에서는 재정 궁핍에 따른 경비 절감의 일환으로 유록관(有祿官)을 무록관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

변천

1506년(연산군 12) 1월 전설사(典設司) 수(守)와 장원서의 장원(掌苑) 등을 혁파하고 대신 무록관을 각 1명씩 추가하도록 하였고, 충익부의 도사를 혁파한 뒤 무록관 2명을 두도록 하였다(『연산군일기』 12년 1월 6일). 이 밖에도 같은 해 유생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서 형조와 의금부에 각 6명, 한성부와 사헌부·장례원(掌隷院)에 각 4명씩을 배정하되 이들을 무록관으로 종사하도록 하고 예무관(豫務官)으로 이름하였다(『연산군일기』 12년 5월 27일). 그러나 연산군대의 이러한 조치는 중종반정 이후 원래대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중종 연간 이후 무록관은 주로 음서(蔭敍) 자제들이 과거 시험을 보지 않고 처음 벼슬길에 나가는 방편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일부 무록관 관직에 정원이 줄거나 늘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조선후기 『속대전』에서는 무록관과 함께 참하관(參下官)으로서 전최(殿最)에서 중(中)의 성적을 받은 자는 앞서 근무한 10개월을 근무 일수[仕日]에 포함시키지 말도록 규정되었다. 이것이 『대전통편』 단계에서는 다음번 고과(考課) 때 사면될 경우에는 10개월을 다시 넣어 계산하도록 하였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대전통편(大典通編)』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이성무, 『조선초기 양반연구』, 일조각, 1980.
  • 한충희, 『조선초기의 정치제도와 정치』, 계명대학교출판부, 2006.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9.
  • 박홍갑, 「조선전기의 무록관」, 『교남사학』 2,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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