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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외공원에 위치한 두 시인의 시비

이야기

중외공원국립광주박물관, 광주예술의전당,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등이 자리한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 벨트를 이루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광주비엔날레로 향하는 길목에는 두 시인의 작품을 새긴 시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하나는 민중시인 김남주의 「노래」가 새겨진 시비, 다른 하나는 시인 김만옥의 「딸 아이의 능금」을 기리는 시비이다.

김남주는 해남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수학했다. 1972년 유신체제에 항거해 「함성지」를 제작·배포하다 구속되었고, 이후에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활동 등으로 투옥 생활을 이어갔다. 1988년 가석방된 뒤에도 시를 통해 민중의 자유와 연대를 노래했으며, 사후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되었다. 그의 시 「노래」는 동학혁명의 정신을 바탕으로 저항의 의지를 담아낸 작품으로, 훗날 안치환이 곡을 붙여 부른 〈죽창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만옥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으며, 1967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아침 장미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와 소설을 아우르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고, 1970년대에는 대한일보와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잇따라 당선되었다. 그의 시 「딸 아이의 능금」은 아이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함께 묻어나는 작품이다.

중외공원의 두 시비는 서로 마주보듯 자리해, 한쪽에는 저항과 자유의 언어를 남긴 시인의 목소리가, 다른 한쪽에는 서정과 감성의 세계를 펼친 시인의 노래가 새겨져 있다. 이 두 시비는 광주 문학의 다양한 결을 상징하며, 도심 속에서 시와 사유를 만날 수 있는 조용한 기억의 장소로 남아 있다.

스토리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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