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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로, 임진왜란 의병장 김천일의 기억을 잇는 길
이야기
조선 중기의 문신 김천일(金千鎰)은 임진왜란 당시 호남 지역 의병의 핵심적 인물이었다. 그는 유희춘(柳希春)과 김인후(金麟厚) 등 선배 유학자들과 교유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고, 전란이 발발하자 곧바로 호남 의병을 이끌고 2차 진주성 전투에 참여했다. 그의 아들 김상건(金象乾) 역시 함께 싸우다 촉석루에서 부자(父子)가 함께 순절하였다. 김천일의 충절은 무광사(武光祠)에 제향되었고, 나주 정렬사와 진주 창렬사에도 모셔졌다.
『건재문집(健齋文集)』은 김천일이 남긴 시문과 전란기의 기록을 집대성한 자료로, 의병의 조직과 작전, 그리고 호남 지역의 항전 양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후일 그의 정신은 건재로라는 이름의 도로를 통해 광주의 지리적 공간 속에 새겨졌다. 광주의 거리 한복판을 지나는 건재로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전란 속에서도 의(義)를 지키고자 했던 선비의 길을 기억하게 하는 문화사적 기표이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