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參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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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별자리인 28수(宿) 가운데 21번째 별자리[宿].

개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28수가 방위에 따라 네 가지 신령한 동물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여겼다. 삼성(參星)은 그중에서 서방 백호(白虎)를 이루는 일곱 별자리 가운데 일곱째 별자리이다. 삼성은 서양 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에 해당한다.

내용 및 특징

밤하늘에는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붙박이별[恒星]들과 그 붙박이별을 배경으로 늘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 등의 태양계 천체들이 있다. 이들 태양계 천체들은 밤하늘에서 주로 황도(黃道)를 따라 운행한다. 그래서 태양계 천체들의 위치를 기술할 때 황도 주위에 별자리들을 정해두고 그 별자리들에 대한 상대 위치로 기술하면 편리하다. 이와 같은 동기로 서양 천문학에서는 황도 12궁을 지정하였고, 중국에서는 28수를 지정하였다.

중국 천문학에서는 왜 28개의 별자리를 정하였는지에 대해 여러 학설이 존재한다. 그중 유력한 설은, 달의 운행 주기인 항성월을 기준으로 했다는 설이다. 1항성월은 약 27.32일이기 때문에, 황도 주변에 27개나 28개의 별자리를 정해두면 매일 변하는 달의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천문학에서는 28수를 이루는 28개의 별자리들은 각 계절별로 7개씩 나누었다. 그리고 이들은 신령한 동물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주로 봄과 초여름 밤에 보이는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는 청룡(靑龍)의 모습을 이루고 있고, 여름과 가을철에 보이는 두(斗)·우(牛)·여(女)·허(虛)·위(危)·실(室)·벽(壁)은 현무(玄武)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가을과 겨울에 보이는 규(奎)·누(婁)·위(胃)·묘(昴)·필(畢)·자(觜)·삼(參)은 백호의 모습을 이루고 있고, 겨울에 보이는 정(井)·귀(鬼)·유(柳)·성(星)·장(張)·익(翼)·진(軫)은 주작(朱雀)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의 천문학자들이 애용하던 『천문류초(天文類抄)』에 따르면 삼성은 백호가 아니라 기린이라고 한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의 전승이 중국의 전승과 달라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보관부좌(輔官附座)로는 벌(伐) 또는 벌성(伐星)이 있고, 이 둘을 합쳐서 삼벌(參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성은 서양 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의 몸통과 팔다리에 해당하는데, λ(람다)·φ1(피1)·φ2(피2) Ori로 불리는 별들로 구성된 별자리이다. 1645년 청나라에서 『서양신법역서(西洋新法曆書)』가 반포되기 이전에, 중국에서는 자성(觜星)의 기준별에 해당하는 거성(距星)은 ‘φ1 Ori’이고, 이웃한 삼성의 수거성(宿距星)은 ‘δ Ori(델타 오리온자리)’였다. 고대에는 φ1 Ori가 δ Ori보다 더 서쪽에 있어서 자(觜)―삼(參)의 순서였는데, 세차운동(歲差運動)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두 별의 적경 차이가 점점 줄어들더니, 15세기경부터는 마침내 자성의 거성인 φ1 Ori가 삼성의 수거성인 δ Ori보다 더 동쪽에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서양신법역서』에서는 전통적인 28수의 순서를 바꾸어 삼(參)―자(觜)의 순서로 바꾸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법이 전통과 어긋난다는 비판을 수용하여, 1674년(청 강희 13)에 간행된 『영대의상지(靈臺儀象志)』에서는 삼성의 세 별들 중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ζ Ori(제타 오리온자리)’를 수거성으로 정의하였고, 그 결과 자(觜)―삼(參)의 순서를 회복하였다.

조선시대의 천문학자들은 별점을 칠 때 일반적으로 『천문류초』를 참고하였다. 이 『천문류초』의 원전은 송(宋)나라의 정초(鄭樵)가 편찬한 『통지(通志)』 「천문략(天文略)」이다.

『통지』「천문략」에서는 삼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삼성의 위로는 황도가 지난다. 감덕(甘德)이 말하기를, ‘삼성은 충성스럽고 착하며 근신하는 아들이다. 별들이 밝으면 신하는 충성스럽고 아들은 효성스러우며 편안하고 길하다. 별들이 이동하면 충신을 죽이게 된다. 일설에는 삼벌(參伐), 대진(大辰), 천시(天市), 부월(鈇鉞)이라고도 하며 목 베어 죽이는 일을 주관한다고도 한다. 하늘의 감옥[天獄]이며 죽이고 정벌하는 일을 주관한다고도 한다. 또한 저울[權衡]을 주관하여 공평하게 처리하는 일을 담당한다고도 한다. 또한 구역(九譯)이므로 그것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삼성은 백호의 몸이며, 그 중앙에 세 개의 별들이 가로로 늘어서 있는 것은 세 장군이다. 동북쪽의 별은 왼쪽 어깨[左肩]로서 좌장군(左將軍)이고, 서북쪽 별은 오른쪽 어깨[右肩]로서 우장군(右將軍)을 주관한다. 동남쪽 별은 왼쪽 발[左足]로서 후장군(後將軍)을 주관하고, 서남쪽 별은 오른쪽 발[右足]로서 편장군(偏將軍)을 주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황제점(黃帝占)』에서 삼성을 일곱 장수들[七將]이라고 하였다. 중앙에 있는 작은 별 3개는 벌(伐)이라 하는데 하늘의 도위(都尉)이다. 호(胡), 선비(鮮卑), 융(戎), 적(狄) 등의 이민족들을 주관한다. 그러므로 밝으려 하거나 일곱 장수들이 모두 밝으면 천하의 병사들이 정예로울 것이다. 왕도(王道)가 없어지면 일곱 장수들이 까끄라기가 생기거나 모가 나거나 일렬로 늘어서 팽팽해진다. 벌성(伐星)이 밝아서 삼성과 같아지면 대신이 반란을 모의하고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삼성이 빛을 잃으면 군대가 흩어져 전투에서 패하게 될 것이다. 삼성이 까끄라기가 생기거나 모가 나거나 동요하면 변방의 척후에 급한 일이 있고 천하에 군사가 일어나거나 또는 목 베고 정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삼성은 황도와 비교적 멀리 북쪽에 떨어져 있으므로 해와 오행성 등 태양계 천체가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조선왕조실록』에는 ‘달이 삼성을 침범했다’거나, ‘행성이 삼성을 침범했다’ 하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침범한다[犯]는 것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삼성’으로 표현된 경우들은 대부분 별똥별과 관련된 기록들이다. 그 가운데 하나의 예를 들어 보면, 별똥별이 헌원성(軒轅星) 위에서 나와서 삼성 아래로 들어갔다는 기록이 있다(『인조실록』 13년 2월 1일). 『조선왕조실록』에는 ‘삼성좌족(參星左足)’ 즉 ‘삼성의 왼쪽 발’과 같이 삼성을 이루는 별들의 명칭을 사용하여 좀 더 구체적인 위치를 기록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패성(孛星)이 삼성좌족 위, 대성(代星)의 동쪽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인조실록』 12년 10월 1일).

참고문헌

  • 『통지(通志)』「천문략(天文略)」
  • 『천문류초(天文類抄)』
  • 藪內淸 저, 유경노 역, 『중국의 천문학』, 전파과학사, 1985.
  •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우리 별자리』, 현암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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