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 물집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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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Y22KU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6월 26일 (일) 05:58 판 (주체성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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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환희 물집 화상> 포스터


프로덕션IDA의 <환희 물집 화상>은 미국 극작가 지나 지온프리도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김희영 연출가가 연출한 작품이다.[1] 여성해방운동에서부터 1960~70년대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현대의 페미니즘까지의 흐름을 훑어나가며, 이론과 현실의 간극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원작을 기본으로 한 번안극이다.[2] 여성의 삶에도 다양한 방향이 있기에 페미니즘 역시 한 가지로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환희 물집 화상>에 나타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알아보고자 한다.[3]

내용

줄거리


등장인물은 대학원 룸메이트였던 캐서린과 그웬, 그웬의 남편 던, 캐서린의 어머니 앨리스, 던과 그웬 부부의 베이비시터 에이버리다.[4] 어머니 앨리스가 심장발작을 일으켰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과거 연인이었던 던과 그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자신의 친구인 그웬과 재회한다.[5] 성공한 페미니즘 학자인 캐서린은 고향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페미니즘 강의를 개설한다.[6] 수강자는 그웬과 에이버리 둘뿐이지만 이들의 열띤 참여로 수업은 활기를 띤다.[7] 캐서린과 그웬은 수업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게 된다.[8]
캐서린과 그웬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들인데, 페미니즘을 공부한 캐서린은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반면 그웬은 가부장제의 관습에 누구보다 순응하는,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성격의 인물이다.[9] 던을 만나며 흔들리기 시작한 캐서린은 다시 불타오르는 던과의 사랑이 있다면 아내이자 엄마의 삶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급기야 자신의 학력과 삶을 부러워하는 그웬과 삶을 바꿔보기로 한다.[10] 하지만 그녀가 베푼 호의는 가부장적인 사회 내에서는 남성의 무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일이 되어버렸고 그녀의 독립성은 가족을 유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일쑤였다.[11] 결국 그녀는 던과 그웬을 원래의 삶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다시 앨리스와 동료들의 곁으로 돌아간다.[12]

현실과 이론 사이의 간극

캐서린은 그웬과 에이버리를 학생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그들은 페미니즘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고 토론을 하는데, 거칠고 단순한 형태지만 흥미로운 이론들이 어렵지 않게 설명된다.[13] 그 속에서 20세기 여성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대척점에 위치했던 베티 프리단과 필리스 슐레플리의 주장이 주된 토론을 이끈다.[14] 이들의 주장, 즉 여성의 고정된 성역할과 주체성의 문제는 비단 강연에서만 드러나지 않고 인물의 삶 속에도 간접적으로 비추어진다.[15] 구시대적 성 관념을 버린 에이버리와 주체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온 캐서린은 베티 프리단의 이론을, 결혼이 여성에게 중요한 의미가 된다는 생각을 가진 앨리스와 그웬은 필리스 슐레플리의 이론을 주로 대변한다.[16]
하지만 캐서린은 강의를 할수록 자신이 선택한 가정을 꾸리지 않은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17] 처음에 가정보다 커리어를 우선시하는 삶을 살기로 했을 때와 달리, 어머니 앨리스의 심장발작 소식을 듣고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것을 실감하고는 가정이 있는 삶을 꿈꾸게 된다.[18] 이에 캐서린은 결혼을 택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갈등에 빠진다.[19] 반면에, 결혼을 택한 그웬은 뉴욕에서 공부하며 사는 삶에 환상을 품는다. 둘은 토론을 할수록 자신의 주장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스스로를 인식하며 이론적 가치가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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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과 그웬은 대학원 룸메이트였지만, 캐서린은 커리어를 쌓는 길을 택했고 그웬은 주부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이외에도 많은 선택의 기로가 있다.[21] 이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여성의 삶이 진정 성공적인 페미니스트의 삶의 모습이냐가 아니라 여성의 삶에도 다양함이 있다는 것이다.[22] 누군가에게는 진취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권리이자 삶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며 아내이자 엄마로서 집안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23]

주체성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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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어느 쪽을 택하든 X 된다는 건가요?
커리어를 갖고 외롭고 슬픈 신세가 되거나,
가족을 갖고 외롭고 슬픈 신세가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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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환희 물집 화상> 中


하지만 이 극에서 중요한 것은 이론적 대립이 아니다. 페미니즘의 핵심은 갈등이 아니라 연대다. 작품 속에서 캐서린과 에이버리, 그리고 앨리스는 결국 여성의 주체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연대한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성장하는 주체적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울러 조금은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앨리스의 입에서 “너희 참 소질 없는 페미니스트들이다!”라는 말로 이들의 갈등과 성장을 종결시킨다. 세대를 넘어선 연대와 성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은 결혼의 실패와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한 질문으로 심화된다. 과연 가정을 갖지 않았다하여 여성의 삶은 실패한 것일까.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필리스 슐레플리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라고 느끼면서도 캐서린은 결혼 앞에서 갈등한다. 여성의 삶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와 같은 구시대적 사고관 때문이 아니다. 외로움과 결핍, 불안과 같은 자연스러운 감정 때문에 캐서린은 결혼과 가정을 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캐서린이 간과한 사실은, 외로움과 불안이 꼭 남성 동반자와 가부장제로만 채워야 하는 감정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포기할 정도로 결혼이 가치 있지는 않다는 사실도.

극의 막바지에서 캐서린은 던 대신 에이버리의 손을 잡는다. ‘소질 없는 페미니스트’들이 손을 맞잡고 건배를 외치는 장면이 감동적인 이유는, 이들이 결국 여성 간 연대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남성이 이룩한 사회에서 탈피해 여성들만의 새로운 사회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것은 남성의 지지도, 가부장제도 아닌 여성 주체들의 의지와 화합이었다. 페미니즘의 앞길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가 여성연대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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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웬은 뉴욕에서 고향으로 돌아왔고 던은 완전히짐을 싸서 원래의 집으로 돌아왔다. 결혼생활로 돌아온 것이다. 한편 캐서린은 던이 떠난 뒤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인다. 에이버리도 남자친구 루카스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다. 이때 앨리스가 한마디를 날린다. "너희들은 소질 없는 페미니스트들이야!" 남자 때문에 기죽어 있는 모습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던 것이다. 다시 기운을 차린 캐서린은 에이버리에게 둘이 학회에 가자고 제안한다. 던과 함께 가려고 했던 그 학회에 에이버리를 데리고 가기로 한 것이다. 에이버리는 기쁘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캐서린에게 뉴욕에 가서 같이 자유로운 삶을 살자고 말하기까지 한다. 앞서 언급한 에이버리의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보이기도 하는 앨리스의 말. 여자가 자신이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의 대가는 자유라는 것. 앨리스는 두 여자를 응원하며 그들이 선택한 삶의 대가는 자유라고 말했다. 결국 둘은 이태리에서 열리는 학회부터 동행하기로 결심하고 막을 내린다.

참고문헌

논문

신문

블로그

주석

  1.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2.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블로그 - 예술의 향기』online, 작성일: 2020년 4월 26일.
  4.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5.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6.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7.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8.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9.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10.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11.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12.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13.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14.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아트인사이트.
  15.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아트인사이트.
  16.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아트인사이트.
  17.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네이버 포스트』online, 작성일: 2020년 6월 5일.
  18.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아트인사이트.
  19.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아트인사이트.
  20.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네이버 포스트』online, 작성일: 2020년 6월 5일.
  21.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네이버 포스트』online, 작성일: 2020년 6월 5일.
  22.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23.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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