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098

광주문화예술인문스토리플랫폼
이동: 둘러보기, 검색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 태봉산, 경양방죽, 오산정

이야기

1968년 광주 시가지 사업은 도시의 모습을 바꾸며 오래된 지형과 건축물들을 지워냈다. 북구 신안동의 태봉산과 그 자락의 경양방죽, 그리고 정자 오산정(鰲山亭)이 그 대상이었다. 경양방죽은 조선시대 김방이 축조했다고 전하며, 그 기록은 일본인 야마모토 데스타로가 쓴 『광주군사(光州郡史)』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태봉산은 경양방죽과 맞닿아 있었고, 봉우리에는 태실이 자리했다. 이 태실은 용성대군과 관련이 있으며, 현재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태봉산의 한쪽에는 문상헌이 개항기 무렵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 세운 오산정이 있었다. 이곳은 경관 좋은 자리에 세워져 한때 유림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었으나, 1967~1969년 시가지 정리로 태봉산과 함께 사라졌을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인근의 유림숲도 같은 사업으로 훼손되었다. 한때 강변을 따라 늘어선 버드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던 숲은, 도시 확장의 논리 속에서 자리만 남긴 채 기억으로 물러났다. 이렇게 태봉산과 경양방죽, 오산정, 유림숲은 서로 얽힌 역사와 함께 광주의 옛 풍경 속으로 사라졌지만, 남은 기록과 전승은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스토리 그래프



이야기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