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033
폐선부지를 푸른길의 공원으로
이야기
광주 남구의 옛 경전선 광주구간 폐철도는 한때 산업과 이동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기차가 멈추고 남광주역이 폐지되면서 이 철로는 기능을 잃었다. 그 자리를 대신해 등장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푸른길공원이다. 과거의 흔적을 품은 이 공간은 더 이상 낡은 철길이 아닌, 시민들의 삶을 연결하는 초록의 길이 되었다.
푸른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문화의 장으로 재탄생했다. 남광주역 부지를 품은 이곳에는 푸른길기차도서관이 자리해, 철도라는 공간적 기억을 책으로 이어간다. 그 인근의 푸른길 문화샘터는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조형물 광주폴리1의 일부로,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이는 단절된 도시의 자락을 예술로 봉합하려는 시도의 결실이었다.
도보로 조금만 나서면 농장다리를 만날 수 있고, 그 부근은 프린지 예술인들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이 푸른길 일대를 배경 삼아 다양한 공연과 예술 활동을 펼쳤다. 자연과 예술,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과거 철길의 시간 위에 덧그려진 이 초록의 선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의 상징이다. 푸른길공원은 오늘날 광주의 도시 재생을 대표하는 사례로, 지역 기억의 터 위에 삶과 문화의 리듬을 새로이 심은 결과물이다.
스토리 그래프
이야기 지도
- 도시재생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