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종(摠持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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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태종대 11개 불교 종파 중 하나로, 밀교 계통의 종파.

개설

총지종(摠持宗)은 밀교 계통의 종파로, 신라의 혜통(惠通)에게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신라시대에 이미 밀교 경전이 유통되고 밀교 승려가 활동하였으며, 고려시대에는 지념업(持念業)으로 불렸다. 그러나 종파로 성립되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총지종이라는 명칭은 조선 태종대에 처음으로 기록에 등장하는데, 11개 불교 종파를 7개로 축소할 때 계율종(戒律宗)인 남산종(南山宗)과 합쳐져 총남종(摠南宗)이 되었다. 그 뒤 세종 연간에 7개 종파를 다시 선종과 교종으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총남종은 조계종(曹溪宗)·천태종(天台宗)과 더불어 선종에 편제되었다.

설립 배경 및 연원

총지종은 신라 문무왕대에 활동한 혜통이 중국의 선무외(善無畏)에게서 밀교를 전수해 오면서 비롯되었다. 또 『삼국유사』에 따르면, 당시의 천마산(天摩山) 총지암(摠持庵)과 모악산(母岳山) 주석원(呪錫院) 등이 밀교 계통의 사찰이었다고 한다. ‘총지’는 지혜 또는 삼매(三昧), 진언(眞言)을 뜻하는 ‘다라니(陀羅尼)’를 번역한 말이며, 주문을 의미하는 ‘명주(明呪)’라는 용어로도 쓰인다.

신라시대에는 다라니 계통의 경전이 유통되었고, 신라 출신의 승려인 현초(玄超), 불가사의(不可思議), 의림(義林) 등이 중국에서 밀교 승려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신라시대에 밀교 종파가 성립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고려시대의 문헌에는 ‘지념업’이라는 명칭이 보이는데, 이로 미루어 밀교 계통의 학업이나 종파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내용 및 변천

조선시대에 총지종의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1401년(태종 1)의 『조선왕조실록』 기사를 통해서이다. 그에 따르면, 총지종 승려 10명이 번갈아 가며 삼전(三殿) 즉 왕대비전·대전·중궁전에 들어와 진언을 외던 관행을 이때 폐지하도록 하였다(『태종실록』 1년 5월 26일). 1406년(태종 6) 태종은 11개의 불교 종파를 공인하였는데, 조계종(曹溪宗), 천태소자종(天台疏字宗), 법사종(法事宗), 화엄종(華嚴宗), 도문종(道門宗), 자은종(慈恩宗), 중도종(中道宗), 신인종(神印宗), 시흥종(始興宗)과 함께 남산종과 총지종이 포함되었다. 당시 공인된 11개 종파의 242개 사찰에 대해서는 토지와 노비의 소유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였는데 총지종에는 조계종과 합쳐 70개 사찰이 지정되었다(『태종실록』 6년 3월 27일).

이어 1407년(태종 7)에는 11개 종파를 다시 7개로 축소하였다. 이때 천태소자종과 법사종은 천태종, 중도종과 신인종은 중신종(中神宗)으로 합쳐졌고 도문종은 화엄종에 포함되었다. 조계종, 자은종, 시흥종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총지종은 남산종과 합쳐 총남종이 되었다. 또한 자복사(資福寺) 88개를 산중의 명찰(名刹)로 대체하였다. 총남종에는 강음(江陰) 천신사(天神寺), 임진(臨津) 창화사(昌和寺), 삼척(三陟) 삼화사(三和寺), 화순(和順) 만연사(萬淵寺), 나주(羅州) 보광사(普光寺), 창평(昌平) 서봉사(瑞峰寺), 인제(麟蹄) 현고사(玄高寺), 계림(鷄林) 천왕사(天王寺)의 8개소가 새로 채택되었다(『태종실록』 7년 12월 2일).

하지만 1418년(태종 18) 총지종 승려에 대한 직함 부여와 소속 사찰의 주지 임명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명이 내린 것을 보면(『태종실록』 18년 2월 10일), 이때까지도 총지종의 명맥은 관행적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세종대인 1424년(세종 6) 기존의 불교 종파를 선교양종으로 통폐합하면서 총지종과 남산종이 합쳐진 총남종은 조계종, 천태종과 함께 선종으로 편입되었다(『세종실록』 6년 4월 5일).

참고문헌

  • 「흥왕사대각국사묘지명(興王寺大覺國師墓誌銘)」
  • 김갑주, 『조선시대사원경제연구』, 동화출판, 1983.
  • 김영수, 『조선불교사고』, 중앙불교전문학교, 1939.
  • 이능화, 『조선불교통사』, 신문관, 1918.
  • 김영수, 「오교양종에 대하여」, 『진단학보』8, 1937.
  • 김용태, 「조선전기 억불정책의 전개와 사원경제의 변화상」, 『조선시대사학보』58, 2011.
  • 高橋亨, 『李朝佛敎』, 寶文館,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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