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성(初聲)"의 두 판 사이의 차이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XML 가져오기)
 
(차이 없음)

2017년 12월 10일 (일) 02:43 기준 최신판



음절의 첫머리에 오는 자음.

개설

초성(初聲)은 한 음절을 삼분법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첫머리에 오는 소리를 말한다.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한 음절의 구성 요소를 ‘자음+모음+자음’으로 파악하고, 첫머리의 자음(子音)을 초성, 가운데의 모음을 중성, 끝의 자음을 종성으로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음절 의식은 『훈민정음』을 편찬하는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으로 작용하였다.

내용 및 특징

초성은 한 음절을 구성하는 음소(音素)들을 그 놓인 위치에 따라 혹은 발음되는 소리의 순서에 따라 초성·중성·종성으로 구분할 때, 첫머리에 오는 소리라는 뜻이다.

초성은 훈민정음 창제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서, 창제 당시에 음절에서 초성과 종성의 자음으로서의 동일성을 확인하여 삼분법을 취한 것은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이론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훈민정음 창제의 이론적 배경 역할을 한 중국 음운학에서는 한 음절을 성모(聲母)와 운모(韻母)로 나누는 이분법적 음절 분석을 취하고 있었다. 음절의 첫머리 자음을 성모로, 이어지는 모음부과 자음을 운모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기존의 분석 방식을 벗어나 삼분법으로 분류한 것에서 독자성과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해례본(解例本) 『훈민정음』이 초성해(初聲解), 중성해(中聲解), 종성해(終聲解), 그리고 합자해(合字解)의 구성을 갖춘 것도 이러한 삼분법적 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하였다. 특히 제자(制字) 과정에서 밝힌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의 원칙은 초성과 종성의 자음으로서의 동일성을 파악하여 종성 글자는 따로 만들지 않고 초성 글자를 그대로 가져다 쓰도록 한 것으로, 이 역시 음절의 삼분법적 해석과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세종실록』 28년 9월 29일).

초성 각 글자의 기본자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가령 ‘ㄱ’은 어금닛소리 즉 아음(牙音)으로,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고 있는 모양을 상형하여 만들었다는 제자해의 설명은 실제 ‘ㄱ’이 발음될 때의 혀와 입안 모양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글자 모양을 보면 발음 과정을 알아낼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원칙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초성은 발음 위치를 기준으로 아음(牙音)·설음(舌音)·순음(脣音)·치음(齒音)·후음(喉音)오음(五音)과, 여기에 반설음, 반치음이 추가된 칠음(七音)으로 구분되었다. 그리고 청탁(淸濁)을 기준으로 발음 방식에 따라 전청(全淸)·차청(次淸)·전탁(全濁)·불청불탁(不淸不濁)으로 다시 구분되었다.

한편 훈민정음의 초성은 곧 중세 국어의 자음 체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종성 체계는 중화, 음절 말 내파 등의 영향으로 초성 가운데 일부로만 구성되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초성 체계에 귀속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세 국어의 초성 체계는 그 자체로 온전한 자음 체계를 구축한다고 할 수 있다. 창제 당시 17자였던 초성은 이후 ‘ㅇ, ㆆ, ㅿ’의 세 글자가 소멸되어, 14자 체계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 『훈민정음(訓民正音)』
  • 박종국, 『훈민정음』, 정음사, 1976.
  • 이기문, 『國語史槪說』(新訂版), 태학사, 1998.
  • 이영월, 「훈민정음 초성체계 재해석」, 『中國學硏究』42, 2007.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