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火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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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 위에 총 내지는 신기전을 장착하여 이동이 손쉽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총과 화살을 쏠 수 있게 한 다연장 발사무기.

내용

조선시대의 화차는 1409년(태종 9)에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뒤에도 여러 차례 만들어져 조선시대에는 5종류의 화차가 있었다. 첫 번째는 최해산이 만든 화차이다. 최무선의 아들인 최해산은 1409년(태종 9) 10월 육상용 화차를 제작하였는데, 국왕이 친림한 경복궁 북편 후원인 해온정(解慍亭)에서 발사 시범을 보였다. 이 육상용 화차에 의한 발사 시험은 당시로서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태종과 세종 연간에 걸친 여러 차례의 정벌전에 이 화차의 사용과 관련한 기록은 나타나지 않는다.

두 번째는 1451년(문종 1) 문종(文宗)에 의해 손수 창안된 화차이다. 이 화차는 이듬해 1월에 모화관(慕華館)에서 시험 발사를 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화차의 시험 발사를 통해서 화차 1대의 위력은 화통수 10명에 해당하는 효능이 입증되었다. 이후에도 화차를 개량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었고, 각 지역에 배치되어 활용되었다. 그리하여 한 해 동안에 제작되어 전국적으로 배치된 화차만도 700여 대가 넘을 정도였다. 이 화차는 실전에서도 그 실용성이 입증되었는데, 1492년(성종 23) 1월 건주위(建州衛) 정벌 작전 시 적의 포위망을 뚫고 적을 물리치는 데 화차가 크게 활용되었던 것이다. 1474년(성종 5)에 편찬된 『국조오례의』 서례(序例)의 「병기도설」에는 화차의 수레·신기전기·총통기 등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있다. 오늘날 이 화차는 도면대로 복원 제작되어 전시되고 있으며, 시연 발사도 행한 바 있다.

이들 화차는 독창적인 구조로 설계된 차륜 이동식 다량 로켓 발사대라 할 수 있다. 신기전기는 소신기전이나 중신기전 100발을 장치하고, 총통기는 사전총통 50개를 설치해서 동시에 발사도 가능하였던 것이다. 앞서 제작된 최해산 화차와의 차이점으로는 먼저 수레의 크기가 커졌다는 점과 보통의 수레와는 달리 화차용으로 별도 제작되었다는 점이며, 또 장착되는 화기가 크기 면에서 소형화되고, 수량상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공격의 연속성과 집중력을 크게 증가시켰다. 특히 수레의 차체가 중국 화차에 사용된 수레와는 달리 바퀴 위에 올려진 형태를 취하고 있어 발사각이 40도에 이르도록 하였으며, 바퀴축을 수레의 차체보다 좁게 만들어 우리나라와 같이 도로의 폭이 좁은 지형에 편리하도록 한 점은 매우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창안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화차는 문종 화차의 총통기에 사전총통 대신 주자총통(宙字銃筒) 50개를 설치하여 사용한 것인데, 주자총통은 1490년(성종 21) 무렵 세종 때 제작된 삼총통(三銃筒)에 붙인 새 이름이다. 주자총통은 피령전(皮翎箭)이나 화전(火箭), 그리고 2개의 총알을 발사할 수 있는 다목적용 총으로서, 현존하는 세종 때의 총으로서는 가장 많은 40~50개가 남아 있다.

네 번째 화차는 임진왜란 중인 1592년(선조 25) 변이중(邊以中)이 문종 화차를 개량하여 만든 것으로, 수레 위에 40개의 승자총(勝字銃)으로 총통기를 설치하고 총의 심지를 이어서 차례로 쏘게 한 것이다. 이 변이중의 화차는 박진(朴晉)이 경주탈환전(慶州奪還戰)에서, 권율(權慄)이 행주산성 전투에서 각각 사용하여 큰 전과를 세웠고, 수군이 군함에 설치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다섯 번째 화차는 19세기 초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변이중의 화차에 사용된 승자총 대신에 조총 50개를 설치한 것으로, 10개의 조총을 한 층으로 다섯층을 쌓아 만들었으며, 한 층의 10개 조총이 한곳에 붙어 있어 한 번에 한 층의 조총을 장전할 수 있도록 개량되었다. 그리고 화차의 좌우에 방패를 부착시켰다. 이들 화차는 조선후기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용례

議政府兵曹堂上三軍都鎭撫軍器監堤調等 會慕華館 觀火車放箭之狀 提調李思任 以諸臣之議 來啓曰 火箭制度 甚爲便益 但火車左右 連綴防牌 以爲放火人藏身之所 神器箭架子及箭穴 飾以鐵 以防火災 何如 卽令思任 依所啓製造(『문종실록』 1년 2월 20일)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융원필비(戎垣必備)』
  • 국사편찬위원회 편,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경인문화사, 2008.
  • 박재광, 『화염조선-전통비밀병기의 과학적 재발견』, 글항아리, 2009.
  • 채연석, 『한국초기화기연구』, 일지사,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