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혈(形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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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穴)을 둘러싼 주변 전체의 모양.

개설

조선초기는 풍수지리에서 형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안 된 상태였다. 조선초기에 형혈이란 용어가 풍수지리에서 사용되었을 때 그것은 혈을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국세 혹은 전반적 형태를 의미하였다. 이는 『장서(葬書)』의 형(形) 개념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분명한 것은 풍수지리에서 형혈을 언급할 때 혈이 분명하다는 것이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형혈은 이후 형과 혈로 개념이 세분화되면서 더 정교화되었다.

내용 및 특징

『의룡경(疑龍經)』은 형에는 반드시 그 종류가 있는데, 그 종류들은 각각의 무리가 있음을 전제한다. 이때 그 무리는 날짐승과 길짐승, 물고기와 파충류, 수레나 배, 그릇과 옷과 같이 사람들이 만든 것, 해와 달, 구름과 우레와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즉 풍수에서 말하는 형국론의 의미로 형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의룡경』과 저자가 동일한 『감룡경(撼龍經)』에서도 형혈과 비슷한 관념이 등장하나 이때는 형혈이라는 명칭이 아니고 성(星)과 혈(穴)이다. 즉 『감룡경』에 따르면 주산의 산[星] 모양이 어떠하냐에 따라 다음과 같은 혈이 맺혀진다고 본다.

혈은 음양(陰陽)의 이분법, 사상의 사분법으로 세분화되며, 이는 다시 삼십육분법, 팔십이변(邊), 삼백육십오체(體), 삼백팔십구상(象) 등의 변태를 파생시킨다. 그러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류법은 와혈(窩穴), 겸혈(鉗穴), 유혈(乳穴), 돌혈(突穴)의 사분법이다. 이 사분법은 음양을 바탕으로 한다. 음양을 다시 음 중의 양, 양 중의 음으로 나누어 태양(太陽), 소양(少陽), 태음(太陰), 소음(少陰)의 사상을 접목시킨다.

형이란 형국 혹은 물형의 거시적 의미이다. 이는 『의룡경』뿐만 아니라 다른 고전에서도 비교적 잘 나타난다. 그러한 까닭에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형혈이 언급될 때 전체 국세 또는 형국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조선조 지관 선발 고시과목인 『장서』나 『명산론(明山論)』의 「길흉사형편(吉凶砂形篇)」이 형과 같은 관념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신선이 나올 땅은 구름이 첩첩이 겹치진 것과 같고, 장군이나 재상이 나올 땅은 산이 규벽(圭璧)과 같고, 부귀를 누릴 땅은 산의 형태가 창고와 같다는 문장이 형의 관념을 표현해준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언급되는 회룡고조(回龍顧祖)금반하엽(金盤荷葉)이니 하는 것들도 바로 이와 같은 형의 표현이다. 민간에서 많이 언급되는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 맹호출림형(猛虎出林形), 와우형(臥牛形) 등이 바로 이 형의 분명한 표현이다. 대체로 이러한 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주로 다음과 같이 오행을 바탕으로 하여 그 형이 분류된다.

형혈은 북악산과 승문원 터를 놓고 과연 두 곳 가운데 어느 곳이 길지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언급된다. 풍수학훈도 최연원(崔演元)은 북악산 터를 길지로 보고 최양선(崔揚善)이 좋다고 하는 승문원 자리는 형혈이 분명하다고는 하지만 좁고 천근하여 길지인 듯하지만, 가짜이며 기운이 조금 남아 흐르는 여기(餘氣)에 불과하다는 상소를 올려 결국 북악산 쪽에 찬동하게 된다(『세조실록』 10년 9월 7일).

변천

형혈의 개념은 임진왜란 전후로 중국에서 유입된 풍수서적으로 인해 형과 혈이 명백히 분화된다. 형은 물형론으로 세분화되고, 혈은 주로 와·겸·유·돌의 사분법으로 분류되어 풍수지리 서적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참고문헌

  • 서선계·서선술 저, 김동규 역, 『인자수지』, 불교출판사, 1989.
  • 양균송 저·김두규 교감역주, 『감룡경·의룡경』, 비봉출판사, 2009.
  • 채성우 저·김두규 역해, 『명산론』, 비봉출판사, 2002.
  • 村山智順 저·최길성 역, 『조선의 풍수』, 민음사, 1990.
  • 최창조 역주, 『청오경·금낭경』, 민음사, 1993.
  • 최창조, 『한국의 풍수사상』, 민음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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