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玄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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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에서 혈 뒤쪽에 있으면서 전체의 중심이 되는 산.

개설

현무는 주산, 진산, 후산 등과 혼용되어 사용하기 때문에 개념 정의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한 까닭에 세조대에 주산과 현무에 대한 논쟁이 일기도 하였다. 대체로 혈 뒤에 있는 단정하면서 중심 되는 산을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국장 발인 때 나열하는 현무기(玄武旗)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었고, 풍수에서는 현무란 단어 대신 주산이 더 많이 쓰였다.

내용 및 특징

현무는 도국(圖局) 내에서 가장 높고 웅장해야 한다. 따라서 혈의 중심축이 되는 산이며, 이를 기준으로 하여 내룡과 득수득파(得水得破)의 좌향(坐向)이 측정되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풍수에서 간산을 할 때 현무가 반듯하지 않으면 아예 간산을 미리 포기하기까지 한다.

풍수에서 현무의 술수적 해석은 현무가 분명하면 인성이 온화하고 어질며 조화로운 인물이 배출되고, 현무가 희미하면 집안이 점차 쇠퇴하여 몰락한다고 『동림조담(洞林照膽)』은 밝히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지금의 풍수사들에 의해 그대로 수용 혹은 변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혈처(穴處) 뒤에 솟은 중심이 되는 산이 현무이며,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주산의 떨어진 맥이 마치 달아맨 실이 다시 일어나고 벌의 허리가 끊어진 듯 이어진 기이한 형상과 같은 것이 이른바 현무가 머리 숙인 형이라고 하였다)(『세종실록』 15년 7월 9일). 풍수 고전들이 대체로 이와 같이 정의를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현무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러한 까닭에 풍수에 능했던 세조가 주산과 현무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주요 대신 및 상지관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1457년(세조 3) 세조가 이른바 주산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데, 현궁(玄宮) 위에 산맥(山脈)이 떨어진 곳이 주산이 되는 것인가, 산이 쭉 뻗어 내려가다가 용호(龍虎) 밖으로 10여 리를 나가서 높은 봉(峰)이 있으면 이것으로 주산을 삼는 것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임원준(任元濬)·노목(魯穆)은 산맥이 떨어진 곳이 주산이 된다고 말하였고, 이순지(李純之)와 안효례(安孝禮)는 산맥이 생겨 나오다가 가장 높게 솟은 곳이 주산이 된다고 하여 의논이 분분하니,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였다(『세조실록』 3년 9월 16일).

이와 같은 어려움 때문에 훗날의 풍수서들이나 풍수사들은 현무를 광의의 현무와 협의의 현무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광의의 현무는 태조산으로부터 주산을 거쳐 혈장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산을 지칭한다. 협의의 현무란 주산으로부터 혈장까지의 산세를 말하는 것이다. 협의의 현무는 입수(入首)와 두뇌(頭腦)가 중요한 부분이다. 입수란 용의 머리가 혈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내룡의 말절(末節)이 낮게 두뇌로 넘어가는 곳이다. 두뇌란 혈 바로 뒤의 높이 솟은 부분으로 혈을 바로 주위에서 둘러싸고 있는 사성(砂城)의 가장 높은 부분을 말한다. 예컨대 왕릉으로 볼 때 곡장(曲牆)의 중앙 제일 높은 곳이다. 이를 현재 시중의 일부 술사나 술서에는 잉(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대체로 임진왜란 전후하여 중국에서 유입된 『인자수지(人子須知)』의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현무를 협의의 현무와 광의의 현무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도 있고, 주산과 현무를 동일시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의견이 분분한 것은 주산과 혈장 사이의 거리의 장단에 차이가 있음에서 유래한다. 즉 주산과 현무 사이의 거리가 짧고, 주산이 분명하면 곧바로 주산과 현무가 동일시될 수 있으나, 주산과 현무 사이의 거리가 몹시 멀고, 그 사이에 큰 봉우리가 없이 작은 봉우리만 있다. 조선 초기 현무는 주산과 동일한 개념으로 해석되어졌다.

변천

조선초기 현무는 주산과 동일한 개념으로 해석되어졌다. 그러나 세조대에 주산 논쟁이 있고 나서 주산과 현무가 지칭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된 결론을 내지 못하게 되었다. 이후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새로운 풍수 서적들이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면서 주산, 진산(鎭山), 현무정, 소조산, 부모산 등의 용어가 혼용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러한 혼용을 피하기 위함인지 현무 대신 주산이란 용어가 훨씬 많이 사용된다. 그 대신 현무는 현무기라는 용어로 국상(國喪) 발인 때 쓰이는 의장 깃발 이름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참고문헌

  • 『동림조담(洞林照膽)』
  • 김두규, 『조선 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궁리출판사, 2000.
  • 김혜정, 『풍수지리학의 천문사상』, (주)한국학술정보, 2008.
  • 박시익,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 일빛, 1999.
  • 양균송 저·김두규 교감역주, 『감룡경·의룡경』, 비봉출판사, 2009.
  • 채성우 저·김두규 역해, 『명산론』, 비봉출판사, 2002.
  • 최창조 역주, 『청오경·금낭경』, 민음사, 1993.
  • 호순신 저·김두규 역해, 『지리신법』, 비봉출판사, 2004.
  • 徐善繼·徐善述, 『地理人子須知』, 臺灣, 竹林書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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