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방일기(春坊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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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에서 작성한 일기.

개설

『춘방일기(春坊日記)』는 세자시강원에서 작성한 일기로, 『동궁일기(東宮日記)』, 『서연일기(書筵日記)』, 『춘궁일기(春宮日記)』와 같은 형식의 일기다. 조선초부터 작성되었으며, 그 내용은 인조대부터 순종대까지의 『동궁일기』를 통해서 살필 수 있다. 세자의 일상과 서연(書筵)의 개설 및 교육 내용을 비롯해 기상 상황 등을 기록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춘방은 세자시강원의 다른 이름이며, 『춘방일기』는 시강원에서 작성한 일기이다. 『동궁일기』와 『서연일기』, 『춘궁일기』 역시 시강원에서 편찬한 것이어서, 같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세자시강원은 조선 건국 초에 설치된 세자관속(世子官屬)이 개칭된 서연이, 1467년(세조 13)경에 다시 개칭되면서 정착된 것으로, 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관서이다. 『춘방일기』, 『동궁일기』, 『춘궁일기』는 왕세자 책봉 이후 왕세자의 교육을 전담하기 위한 세자시강원이 설치되고, 소속 관원 중 상번(上番)과 하번(下番)이 세자를 보필하면서 작성한 기록이다. 따라서 『춘방일기』 또는 『동궁일기』, 『서연일기』, 『춘궁일기』는 세자시강원이 설치된 이후에 작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춘방일기』는 『태종실록』에서 『서연일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확인된다(『태종실록』 12년 5월 19일). 이후 『선조실록』의 1595년(선조 28) 6월 기사에서는 『동궁일기』라는 이름으로 확인된다(『선조실록』 28년 6월 11일). 현재 인조대부터 순종대까지의 『동궁일기』가 전하는데, 소현세자(昭顯世子)의 『동궁일기』가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실제 전하는 것 중 숙종과 순종의 왕세자 시절 기록만 『춘방일기』로 전하고, 소현세자와 효종, 현종, 영조, 효장세자, 장헌세자 즉 사도세자, 정조, 문효세자, 효명세자, 헌종 등의 일기는 『동궁일기』로 전한다. 또한 경종의 경우만 『춘궁일기』로 전하고 있다.

서지 사항

현재 전하는 『춘방일기』 등은 모두 필사본으로, 세자시강원에서 편찬하였다. 대부분이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고, 순종의 『춘방일기』만이 규장각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에 함께 소장되어 있다.

책마다 분량이 다르다. 소현세자의 『동궁일기』는 12책이고, 효종의 『동궁일기』는 4책이며, 현종의 『동궁일기』는 10책이다. 숙종의 『춘방일기』는 8책이고, 경종의 『춘궁일기』는 16책으로 전체 가운데 빠진 책이 많은 영본(零本)이며, 영조의 『동궁일기』는 5책으로 일부 빠진 책이 있는 낙질이다. 효장세자의 『동궁일기』는 4책으로 낙질이고, 장헌세자의 『동궁일기』는 30책으로 낙질이며, 정조의 『동궁일기』는 7책으로 영본이다. 문효세자의 『동궁일기』는 3책이고, 효명세자의 『동궁일기』는 16책으로 영본이며, 헌종의 『동궁일기』는 4책이다. 순종의 『춘방일기』는 3책본과 53책본, 49책본이 있다. 이 밖에 효명세자와 헌종, 순종의 일기를 합본한 『동궁일기』는 8책으로 전하고 있다. 순종의 『동궁일기』는 국한문 혼용인 것이 특징이다.

장서각 소장 소현세자의 『심양일기(瀋陽日記)』도 세자시강원에서 편찬한 간행물로, 역시 『춘방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자료이다. 조선시대에는 원자(元子)·원손(元孫)이 3세 정도의 나이가 되면 강학청(講學廳)을 설치해 원자·원손의 교육을 담당하게 하고, 원자·원손이 세자(世子)·세손(世孫)으로 책봉되면 세자시강원으로 옮겼는데, 강학청 당시의 기록들도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어 참고가 된다.

구성/내용

『춘방일기』 또는 『동궁일기』는 1년을 단위로 묶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소현세자의 일기를 중심으로 보면 제1책은 1625년(인조 3), 제2책은 1626년, 제3책은 1627년, 제4책은 1628년, 제5책은 1629년, 제6책은 1630년, 제7책은 1631년, 제8책은 1632년, 제9책은 1633년, 제10책은 1634년, 제11책은 1635년, 제12책은 1636년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다른 책의 경우 분량에 따라서 6개월 단위로 묶는 경우도 있다.

『춘방일기』는 세자의 일상과 주요 일정 및 업무, 그리고 세자를 둘러싼 왕실의 동정, 세자의 문안 기록, 세자의 교육과 관련하여 세자시강원 관원의 인사 정황이나 이동 상황 등을 담고 있다. 기록 방식은 먼저 날짜와 함께 당일의 기상 상황을 기록하였으며, 이후 해당 일자의 사실을 적고 있다.

숙종의 『춘방일기』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매일의 서연 개설 여부를 묻는 취품(取稟) 기사를 기록한 뒤에 서연에서 행해졌던 교육 내용과 진도, 참여한 명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왕을 비롯해 대비전 등에 문안할 경우에는 먼저 문안 기사를 기록하였다. 간혹 일자만 기록하거나 서연 개설 여부와 관원의 입번(入番) 상황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는 등 내용이 부실한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기상 상황은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매일의 날씨는 물론이고 안개나 우박, 천둥 등 기상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뿐만 아니라 관상감의 보고를 받아 기록한 별자리의 운행이나 햇무리와 달무리 그리고 일식·월식의 발생과 발생 시간, 지속 시간도 함께 기록하는 등 세밀하게 기록하였다.

세자는 대개 부왕이 훙서하면 왕위를 계승하였다. 그러나 소현세자의 경우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사망한 관계로, 그 『동궁일기』는 다른 세자의 일기와는 달리 일부 내용에 차이가 있다. 즉 소현세자의 귀국 후 건강 상태, 사망 사실, 그리고 장례 과정, 세자시강원의 존폐 문제 등도 함께 수록되었다.

참고문헌

  • 김남기, 「『소현동궁일기』: 교육의 실제와 도서 정비 과정」, 『규장각』 29, 2006.
  • 김남윤, 「『소현을유동궁일기』로 본 소현세자의 죽음」, 『규장각』 32, 2008.
  • 김은정, 「『현종강서원일기』와 『현종동궁일기』 연구 : 왕실 교육의 실상과 변화」, 『규장각』 31, 2007.
  • 김종수, 「『효종동궁일기』를 통해 본 서연 양상」, 『규장각』 31, 2007.
  • 노관범, 「『영조동궁일기』로 보는 왕세제의 서연과 미시정치」, 『규장각』 33, 2008.
  • 신하령, 「『진종동궁일기』 : 효장세자 생전과 사후의 기록」, 『규장각』 33, 2008.
  • 주기평, 「『숙종춘방일기』에 나타난 숙종의 세자 생활」, 『규장각』 3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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