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이정(元亨利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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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 건괘의 특성을 규정하는 사덕(四德).

개설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주역』「건괘」의 괘사(卦辭: 彖辭)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해석은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문언전(文言傳)」에서는 원형이정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해석하였는데, 원(元)이란 선(善)의 으뜸을, 형(亨)이란 미(美)의 으뜸을, 이(利)란 의(義)의 조화(調和)를, 정(貞)이란 사(事)의 주간(主幹)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어서 자연의 사덕(四德)을 군자의 덕에 연결시켜 인(仁), 예(禮), 의(義), 지(智)의 순서로 풀이하였다. 건괘(乾卦: 上乾☰下乾☰)에 전형적인 천지자연의 질서가 반영된 것에 착안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과 유비적으로 연관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내용 및 특징

당나라의 공영달(孔穎達)은 건괘가 순양(純陽)의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기(陽氣)로써 만물을 발생시켜 원시(元始)·형통(亨通)을 얻게 하고, 사물의 본성이 각기 화해(和諧)하게 하여 각기 그 유리함을 얻게 하며, 또 사물로 하여금 견고하고 바르게 되도록 하여 잘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한편 주희는 『주역』의 점서적 측면을 고려하여 "크게 형통하며[元亨] 이로움은 바르고 곧음에 있다[利貞]"고 풀이하였다. 원형이정은 곤괘(坤卦: 上坤☷下坤☷)의 특성을 규정지을 때도 사용되었는데, 곤괘에서는 원형이정의 정(貞) 대신 ‘빈마지정(牝馬之貞: 암말의 곧음)’이라고 하여 건괘의 특성을 그대로 계승하는 한편 정(貞)의 특성을 강조하였다. 암말은 모자간의 윤리를 아는 짐승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이 표현은 분별력이 뛰어난 곤괘의 장점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수괘(隨卦: 上兌☱下震☳), 임괘(臨卦: 上坤☷下兌☱), 무망괘(无妄卦: 上乾☰下震☳), 혁괘(革卦: 上兌☱下離☲) 등에도 원형이정이란 표현이 보이며, 다른 괘에서도 일부 그 특성이 보인다.

변천

『정조실록』에는 정조가 오상(五常)의 신(信)과 오행(五行)의 토(土)처럼 포괄적 덕성이 하나씩 들어가 있는데, 원형이정이 네 가지로 한정되어 있는 까닭을 물은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서 직각(直閣)정지검(鄭志儉)은, 『중용』의 "성(誠)이란 하늘의 도이다[誠者, 天之道]"라는 표현에 착안하여, 사시(四時)에서 토(土)는 주관하는 것이 없고 본성에서 신(信)은 혹 거론하지 않듯이, 원형이정에서도 ‘성(誠)’을 말하지는 않았으나, 성은 본시 그 가운데 들어 있다고 답하였다(『정조실록』 5년 3월 18일).

참고문헌

  • 김석진, 『주역전의대전역해』, 대유학당, 1996.
  • 孔穎達, 『周易正義』, 文淵閣本 『四庫全書』 所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