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장(刻字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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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木板)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기능, 또는 그 기능을 가진 장인.

개설

각자(刻字)란 목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것을 말하며 서각(書刻)이라고도 한다. 각자를 하는 장인은 각자장(刻字匠) 또는 각수(刻手)라고도 하였으며, 경공장(京工匠)에 속했다. 각자장은 인쇄용 목판이나 목활자(木活字), 또는 현판(懸板) 종류를 제작한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각자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로 해인사대장경판(海印寺大藏經板)이 있다.

담당 직무

각자는 크게 정서각(正書刻)과 반서각(反書刻)으로 나뉜다. 정서각은 건물에 거는 편액(扁額)·시판(詩板) 등 현판류나 목가구 등에 글자나 그림을 그대로 새기는 각법이다. 반서각은 인쇄하기 위한 목판과 목활자를 만들기 위해 글자나 그림을 뒤집어서 새기는 각법을 말한다.

원래 각자장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불교 경전의 인쇄를 위한 목판인쇄(木板印刷)의 발달에 따라 목판 및 목활자 각자가 주된 업무였다.

조선시대에도 고려시대의 목판인쇄술과 목활자 인쇄술이 그대로 전래되어 각자가 이루어졌다. 배불정책(排佛政策)에도 불구하고 조정에서는 불교 경전 간행을 위한 간경도감(刊經都監)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또한 인쇄와 서적 간행을 관장하는 감인청(監印廳), 교서관(校書館) 등을 설치하여 『훈민정음(訓民正音)』 판본을 비롯하여 각종 서책을 인쇄하였다. 이처럼 각종 서책의 목판이나 목활자 인쇄가 활발하였기 때문에 전통적인 각자장의 역할은 변함이 없었다.

조선시대에 성행한 금속활자 인쇄에 있어서도 금속활자를 주조하기 위한 글자본은 각자장이 나무로 각자하였다. 따라서 조선시대 금속활자 인쇄와 관련된 교서관 등에 소속된 경공장에 인출장(印出匠)·주장(鑄匠)과 함께 각자장이 배치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에는 나무에 새기는 사람을 각자장, 구리를 녹여 부어서 글자를 만드는 사람을 주자장(鑄字匠)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즉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에 이어 각자장의 수요와 역할이 더 커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각자장의 역할이 이처럼 중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장은 지극히 천한 부류로 여겨졌다(『명종실록』 21년 4월 10일).

조선시대에는 건물에 현판이나 주련(柱聯)을 거는 유행이 생겨남에 따라 각자장의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선조대에 성균관에서 명륜당의 편액을 각자하기 위해 우수한 각수를 엄선하고자 하는 기록에서 인쇄를 위한 목판과 목활자의 각자뿐 아니라 현판 등의 각자도 조선시대 각수의 역할이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선조실록』 39년 4월 9일).

변천

우리나라는 불교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불교 경전의 인쇄를 위한 목판인쇄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목판본으로 751년에 만든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으로 미루어보아 삼국시대에는 이미 목판인쇄 기술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목판인쇄술의 전성기로 사찰(寺刹)을 중심으로 불교 경전이나 고승(高僧)들의 시문집 및 저술 간행이 성행함에 따라 각자장의 수요가 많았다. 당시 이름난 각자장이나 각자승(刻字僧)들이 각종 간행 작업에 동원되었지만 관장(官匠)으로 배속하지는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전 시기에 걸쳐 경공장과 사장(私匠)으로서 각자장이 활동하다가 일제강점기에 새로운 인쇄술의 도입과 함께 수요가 급감하였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三國史記)』
  • 『고려사(高麗史)』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후속록(大典後續錄)』
  • 『대전회통(大典會通)』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 『국조보감감인청의궤(國朝寶鑑監印廳儀軌)』
  • 국립문화재연구소, 『각자장』, 국립문화재연구소, 1999.
  • 천혜봉, 『한국 서지학』, 민음사, 1997.
  • 청주고인쇄박물관, 『인쇄술과 역사발전』, 청주고인쇄박물관, 2012.
  • 옥영정, 「조선시대 인쇄관청의 활자인쇄장인 연구」, 『韓國文化』 제47호, 2009.
  • 정지완, 「한국전통서각기법의 연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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