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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0:09 기준 최신판



전통 별자리인 28수(宿) 가운데 5번째 별자리[宿].

개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28수가 방위에 따라 네 가지 신령한 동물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여겼다. 심성(心星)은 그중에서 동방을 이루는 청룡(靑龍)의 일곱 별자리 가운데 다섯째 별자리이다. 심성은 가운데에 심대성(心大星)이 있고, 그 좌우에 약간 어두운 별들을 하나씩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다. 서양 별자리로는 전갈자리의 으뜸별이 심대성이고, 동쪽에 있는 별이 ‘σ Sco(시그마 전갈자리)’, 그 서쪽에 있는 별이 ‘τ Sco(타우 전갈자리)’이다. 심대성은 대화(大火) 또는 대화천왕(大火天王)이라고도 불렀다.

내용 및 특징

밤하늘에는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붙박이별[恒星]들과 그 붙박이별을 배경으로 늘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 등의 태양계 천체들이 있다. 이들 태양계 천체들은 밤하늘에서 주로 황도(黃道)를 따라 운행한다. 그래서 태양계 천체들의 위치를 기술할 때 황도 주위에 별자리들을 정해두고 그 별자리들에 대한 상대 위치로 기술하면 편리하다. 이와 같은 동기로 서양 천문학에서는 황도 12궁을 지정하였고, 중국에서는 28수를 지정하였다.

중국 천문학에서는 왜 28개의 별자리를 정하였는지에 대해 여러 학설이 존재한다. 그중 유력한 설은, 달의 운행 주기인 항성월을 기준으로 했다는 설이다. 1항성월은 약 27.32일이기 때문에, 황도 주변에 27개나 28개의 별자리를 정해두면 매일 변하는 달의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천문학에서는 28수를 이루는 28개의 별자리들은 각 계절별로 7개씩 나누었다. 그리고 이들은 신령한 동물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주로 봄과 초여름 밤에 보이는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는 청룡의 모습을 이루고 있고, 여름과 가을철에 보이는 두(斗)·우(牛)·여(女)·허(虛)·위(危)·실(室)·벽(壁)은 현무(玄武)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가을과 겨울에 보이는 규(奎)·누(婁)·위(胃)·묘(昴)·필(畢)·자(觜)·삼(參)은 백호(白虎)의 모습을 이루고 있고, 겨울에 보이는 정(井)·귀(鬼)·유(柳)·성(星)·장(張)·익(翼)·진(軫)은 주작(朱雀)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성은 서양 별자리에서 전갈자리의 으뜸별인 심장 안타레스(Antares)이다. 이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 아레스(Ares)에 반대하는 별이란 뜻이다. 이 별은 밝은 1등성인 데다가, 색깔이 붉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온 별이다. 더군다나 황도가 바로 위를 지나기 때문에, 심대성과 겉모습이 비슷한 화성(火星)이 접근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러한 현상을 ‘형혹수심(熒惑守心)’이라고 하였다. 같은 이유로 서양에서는 심대성을 ‘화성의 라이벌’이라고 불렀다.

심성의 세 별 중에서 심대성의 서쪽 별은 ‘σ Sco’인데, 심전성(心前星) 또는 태자성(太子星)이라고 부른다. 또한 심대성의 동쪽 별은 ‘τ Sco’라는 별이며 심후성(心後星) 또는 서자성(庶子星)이라고 부른다. 즉 심성은 전갈자리의 σ(시그마), α(알파), τ(타우) 별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천문학자들은 별점을 칠 때 일반적으로 『천문류초(天文類抄)』를 참고하였다. 이 『천문류초』의 원전은 송(宋)나라의 정초(鄭樵)가 편찬한 『통지(通志)』「천문략(天文略)」이다.

『통지』 「천문략」에서는 “심성은 수도(宿度)가 6도이다. 일명 대화천왕의 자리라고 한다. 가운데 별은 명당(明堂)이라고 하는데, 대진천자(大辰天子)의 바른 위치이다. 왼쪽 별은 태자(太子)이니, 밝지 않으면 곧 태자가 왕위를 얻지 못한다. 오른쪽 별은 서자(庶子)이니, 밝으면 곧 서자가 왕위를 잇는다. 심성의 위쪽 4척(尺)에는 황도가 지난다. 심성의 가운데 별이 밝으면 교화가 이루어지고 도덕이 창성한다. 세 별들이 일직선으로 보이면 땅이 움직인다. 별들이 다른 데로 옮겨 가거나 보이지 않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 또한 이르기를 심성이 검은색으로 변하면 대인(大人)에게 우환이 있고, 세 별이 일직선으로 보이면 주인이 세력을 잃는다고 한다. 또한 별들이 동요하면 나라에 우환이 있고, 별들이 이탈하면 백성들이 유랑한다고 한다. 금성과 화성이 침범하면 핏빛이 그치지 않으며, 토성이나 목성이 침범하면 길하고, 일식이나 월식이 일어나도 길하다. 달무리[月暈]가 나타나면 병란이 일어나고, 화성이 와서 지키면 나라에 주인이 없으며, 객성이나 패성(孛星)이 심성을 범하면 천하가 병란으로 황폐해진다고 한다.” 하였다. 여기서 침범한다[犯]는 것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심(心)’, ‘심성’, ‘심수(心宿)’라고 표현되어 있고, 심대성도 몇 차례 나온다. 먼저 심성으로 기록한 사례는 서운관(書雲觀)에서 달이 심성을 침범했다고 아뢰었다는 것이 있다(『태조실록』 3년 8월 8일). 심성은 황도와 가깝기 때문에 달이나 금성 등 태양계 천체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조선왕조실록』에는 달이나 금성이 심성을 침범했다는 기록들이 많다. 다른 28수 별자리들과 마찬가지로 ‘심수’로 쓰인 사례는 드물다. 예를 들면, 혜성이 심수의 수도 안에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영조실록』 45년 10월 9일). 『조선왕조실록』에는 달이 심대성을 범하였다는 기록이 여러 차례 나오는데, 예를 들면, 밤 5경(更)에 달이 심대성을 범하였다는 기록이 있다(『선조실록』 29년 1월 23일). 이날은 양력으로는 1596년 2월 20일에 해당되고, 천문학적인 계산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 관측할 때 2월 21일 새벽 해 뜨기 직전에 달이 심대성에 약 10´의 거리까지 다가갔다. 여기서 조선시대에는 자정에서 해 뜨기 전까지 관측된 천문 현상은 그 전날 발생한 것으로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천문 관측에 있어서 날짜가 바뀌는 기준은 일출 시각이었다.

참고문헌

  • 『통지(通志)』 「천문략(天文略)」
  • 『천문류초(天文類抄)』
  •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우리 별자리』, 현암사, 2000.
  • 안상현·박종우, 「한국사에서 하루의 시작은 언제부터인가?」, 『한국우주과학회지』제21권 제4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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