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가(軒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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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堂下)에 편성되어 연주하는 제후를 위한 악대의 명칭.

개설

헌가(軒架)는 종묘, 문묘, 사직 등의 제례(祭禮)를 거행할 때 음악을 연주하는 악대 가운데 당하, 즉 댓돌 아래 묘정(廟廷) 혹은 단하(壇下)에 편성되는 제후(諸侯)를 위한 악대이다. 제례,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의 예를 행할 때에도 당하에 편성된 악대는 헌가라 하였으며 헌가 악대가 연주하는 음악은 헌가악(軒架樂)이라 하였다. 조선시대에 문묘제례악, 사직제례악과 같이 아악(雅樂)을 연주하는 헌가 악대는 포죽(匏竹), 즉 관악기를 위주로 하여 편성했다. 그러나 종묘제례악과 같이 속악(俗樂)을 연주하는 헌가 악대는 아악기, 당악기, 향악기가 두루 편성되었고 관악기와 함께 현악기, 타악기도 당하 악대에 함께 편성되었다.

내용 및 특징

헌가의 ‘헌(軒)’은 제후를 위한 악대임을 의미한다. 천자(天子)를 위한 악대는 궁가(宮架), 대부(大夫)를 위한 악대는 판가(判架), 사(士)를 위한 악대는 특가(特架)라 하여 구분하였다. 헌가가 사용되는 의례를 오례(五禮)별로 보면, 종묘나 문묘, 사직, 풍운뇌우, 선농, 선잠제 등의 제례에 속하는 길례, 조하(朝賀), 하상서(賀祥瑞), 조회(朝會), 양로연, 책비(冊妃), 책왕세자(冊王世子), 교서반강(敎書頒降)의 등의 가례, 수린국서폐(受隣國書幣), 연린국사의(宴隣國使儀) 등 빈례, 사우사단의(射于射壇儀), 친사의(親射儀) 등의 군례, 부묘의(祔廟儀) 등의 흉례가 있다. 흉례에서 사용되는 헌가 악대는 진설만 해놓고 연주는 하지 않는 ‘진이부작(陳而不作)’의 방식이다.

헌가는 제후국의 위격에 해당하는 악대의 명칭이므로 조선시대 전 시기를 통하여 사용되었으나 고종이 황제국을 선포한 1897년(광무 1) 이후 대한제국기로부터는 그 명칭이 황제의 악대를 이르는 궁가로 바뀌었다. 헌가의 악기 편성은 각각의 의례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제례악을 연주할 때 헌가는 당상에 편성되는 등가(登歌), 일무(佾舞)와 함께 유가적 우주관의 기초를 이루는 천(天), 지(地), 인(人) 삼재 사상을 반영한다. 당상 즉 댓돌 위에 편성되는 등가 악대는 하늘을 상징하고, 당하 즉 전정(殿庭)이나 묘정(廟廷), 단하에 편성되는 헌가 악대는 땅을 상징하며, 등가와 헌가 사이에 위치하여 줄지어 서서 추는 춤인 일무는 사람, 혹은 사람의 일을 각각 상징한다.

변천

세종대에는 박연(朴堧)에 의해 등가와 헌가 악대가 연주하는 음악이 음양합성(陰陽合成)의 제도를 따라야 한다는 건의가 제기되었다. 당하가 음양의 ‘음(陰)’에 해당하므로 당하에서 연주하는 헌가악은 양률(陽律)에 해당하는 조인 황종궁(黃鐘宮), 태주궁(太蔟宮), 고선궁(姑洗宮), 유빈궁(蕤賓宮), 이칙궁(夷則宮), 무역궁(無射宮)의 선율로 된 음악을 연주해야 하고, 당상이 ‘양(陽)에 해당하므로 당상에서 연주하는 등가악은 음려(陰呂)에 속하는 대려궁(大呂宮), 협종궁(夾鐘宮), 중려궁(仲呂宮), 임종궁(林鐘宮), 남려궁(南呂宮), 응종궁(應鐘宮)의 선율로 된 음악을 연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주장은 음악을 연주할 때 음양이 배합되어 서로 부르고 화답한 후라야 중성(中聲)이 갖추어지고 화기(和氣)가 응한다는 의미로서 중국 한나라의 제도에 기반한 것이다. 이는 한나라가 고대(古代)의 제도에 가까웠으므로 음양합성제도를 쓴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이고 조선에서도 그러한 제도를 따를 것을 권하여 제기된 것이다(『세종실록』 8년 4월 25일). 이러한 박연의 주장은 일부 실현에 옮겨지기도 했다.

참고문헌

  • 『주례(周禮)』
  • 『예기(禮記)』
  • 『서경(書經)』
  • 『악서(樂書)』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국조오례의서례(國朝五禮儀序禮)』
  • 『악학궤범(樂學軌範)』
  • 『대한예전(大韓禮典)』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