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전(遷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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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가 근무 평가 결과에 따라, 이전과 같거나 다른 직급의 관직으로 이동하는 인사제도.

개설

조선에서 관료는 일정 부서에 임명되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순자법(循資法)에 따라 평가를 받았다. 이때 상·중·하의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서 상은 승진하여 관직을 옮기는 승천(우천 또는 초천), 중은 같은 직급으로 옮기는 평천, 하는 아래의 직급으로 옮기는 좌천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특별한 공이 있는 경우에는 2자급(資級) 이상의 승진을 하는 초천이 될 수도 있었고, 심하게 못한 경우는 파직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천전이었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서 천전에 대한 용례는 1394년(태조 3)에 성중관(成衆官)의 천전을 언급한 데서 처음 나타났다(『태조실록』 3년 2월 29일). 그러나 아직 관료가 천전하는 방식이 분명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일단은 고려의 관행을 그대로 시행하고 있었고, 조선만의 천전법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만들어졌다.

가장 먼저 조선만의 천전 규정으로 논의된 것은 이전(吏典)에 대한 것이었다. 이전은 고려의 관행에 의해서 일정 기간을 서리로 지내면 서반의 직에 임명하도록 하였는데, 서반직뿐만 아니라 동반직에도 임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반에 임명할 수 있는 관직이 부족하게 되자 1402년(태종 2)에는 이전의 천전 규정을 바꾸어서 대응하였다. 즉, 이전의 임기가 차면 그 숫자에 관계없이 승천시키던 방식을 바꾸어 승천을 시킬 자리의 수를 보아 가면서 승진시키는, 즉 일부 인원의 승천을 일시 보류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태종실록』 2년 2월 9일). 이후 이 방법은 조금 더 다듬어져 임기가 찬 이전을 순서대로 승천시키지 않고, 이조(吏曹)에서 서산(書算)을 시험하여 통과하는 자는 동반에 제수하고 통과하지 못하는 자는 서반에 제수하는 방법이 만들어졌다(『태종실록』 2년 7월 12일). 이후 이전의 천전 방식은 다시 수정되어 이전을 동반으로 임명할 때에는 호적의 사조(四祖), 즉 아버지·할아버지·외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를 살피는 방법이 추가되었다(『태종실록』 3년 7월 30일).

과거의 급제 후에 배치되는 삼관 권지의 천전 방식도 논의되었다. 1402년에는 삼관의 권지들을 ‘통경(通經)의 다소(多少)’로 천전시키는 방법을 만들었다(『태종실록』 2년 6월 13일). 이는 경전을 시험하여 상등인 자는 초천하고, 그다음인 자는 통례에 따라 천전하며, 하등인 자는 외방에 서용하는 방식이었다(『태종실록』 7년 11월 25일). 즉, 시험으로 평가하여 상·중·하등으로 나누고 그에 상응하는 천전, 즉 상등은 초천, 중등은 평천, 하등은 지방에 좌천시키는 것이었다.

이후 수령의 천전법도 만들어졌다. 수령의 천전은 십고십상(十考十上)인 자는 가자(加資)하고 승직하며, 하인 자와 중(中)이 3개인 자는 모두 파직하며, 중이 2개인 자는 별좌를 제수하고, 중이 1개인 자는 평천하였다. 즉, 수령은 임기인 6년 동안 10번의 고과(考課)에서 10번 모두 상(上)을 받은 자는 승천하고, 중(中)을 1개 받은 자는 평천하였으며, 2개 받은 자는 좌천하였고, 3개 이상 받은 자는 파직하였다(『성종실록』 5년 1월 22일).

변천

조선에서 이전, 중앙 관원, 그리고 지방 관원의 천전제도는 기본적으로 상·중·하의 평가에 근거한 천전이 일반적이었다. 이 천전 방식은 큰 변화 없이 조선후기까지 유지되었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이성무, 『조선 초기 양반 연구』, 일조각,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