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각(璿源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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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지방 4대 사고(史庫)에 설치하여 왕실의 족보인 『선원보(璿源譜)』를 보관하던 서고.

개설

『선원보』는 왕과 왕비는 물론 왕의 직계 선대, 직계 후대 등 왕실의 일차적 구성에 관계되는 자료로, 왕실의 족보이다. 조선시대 왕실은 가장 권위 있는 가문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왕실 관계 문서가 작성되었고, 문서의 작성은 사적인 차원보다는 대부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이러한 자료 중 대표적인 것이 국가의 족보로 인식된 『선원보』 또는 『선원록(璿源錄)』이다. 현재 장서각(藏書閣)과 규장각(奎章閣)에 소장된 조선왕실 족보 관련 전적류는 10,000책 가까이 된다.

조선초기부터 『선원록』을 작성하였지만 만들어진 양이 적었고 남아 있는 자료도 거의 없다. 『선원록』의 본격적인 편찬은 17세기 이후 특히 숙종대 초에 이르러 이루어졌다. 숙종 이후 고종대 광무 연간까지 『선원록』의 편찬이 중시되었다.

『선원록』류는 국가적 차원에서 작성하고 관리하였으며, 담당관서는 종부시(宗簿寺)였다. 종부시에서는 문서 작성 시 필사본이나 간행본 모두 네 부를 더 작성하여 종부시 안에 있는 선원보각(璿源譜閣)에 원본을 보관하고, 강화·오대산·태백산·적상산 등 4사고에 나누어 보관하였다. 사고에 보관되었던 왕실 관계 문서의 종류는 선원각의 수개(修改)와 선원록의 봉안에 대한 형지안(形止案)을 통해 알 수 있다.

위치 및 용도

조선전기의 사고는 사각(史閣), 장사각(藏史閣) 또는 실록각(實錄閣) 등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기능을 한 특정 건물 자체만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조선후기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건물과 함께 선원록 등을 보관하는 건물이 나란히 세워지면서 사고는 선원각 또는 선원보각이라 불렸던 건물, 그리고 이들에 딸린 부속 건물까지 포함하는 건물군을 통칭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선원각은 지방 4대 사고에 설치되었던 『선원록』 보관 장소가 된다.

변천 및 현황

임진왜란을 계기로 『선원록』의 편찬과 관리에 큰 변동이 있었다. 1603년(선조 36)부터 1606년(선조 39)에 걸쳐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추가 인출하는 과정에서 『선원록』의 수정·보완 작업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 작업은 종부시 내에 설치된 『선원록』교정청(校正廳)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선조실록』36년 7월 21일).

1626년(인조 7)에는 종부시에서 『선원록』을 1~2건 더 등서(謄書)하여 오대산이나 태백산에 보관하자는 건의와 보첩도 함께 등서하자는 논의가 받아들여졌다. 이때 중초본(中草本)은 종부시에, 정서본(正書本) 2건은 오대산과 태백산사고에, 원본은 강화에 보관하였다. 그러나 병자호란으로 원본과 종부시 본청 소장의 중초본 모두가 소실되었다. 그러자 1639년(인조 17) 태백산에 봉안되어 있던 어첩과 『선원록』을 등서하여 적상산성에 봉안하였고, 종부시 본청에는 『선원록』을 봉안하였다. 『선원록』의 수정에 관한 의궤는 1764년(영조 4)부터 『선원보략수정의궤(璿源譜略修正儀軌)』로 고정되어 1907년(융희 1)까지 사용되었다.

형태

조선전기의 성주사고, 그리고 조선후기의 4대 사고의 사각 및 선원각에 적용된 형식은 기본적으로 동시대 및 그 이전의 창고에서 갖추던 형태와 연관된 것이다. 전기의 성주사고 건물, 그리고 후기의 오대산·태백산·적상산사고의 사각 및 선원각은 비록 서로 형태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고상식(高床式)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고들과 달리 고상식이 아닌 단층으로 이루어져 이채로운 강화도의 사각 및 선원각 역시 그 시대의 창고에서 통용된 건축 기법들로부터 내부의 수장물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형식들을 빌려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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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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