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이본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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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이본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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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제목 春香傳 異本考(一) 학술지 진단학보 수록권호 11 발행기관 진단학회
저자 조윤제 역자 @ 집필일자 @ 게재연월 1939년 12월
시작쪽 94쪽 종료쪽 134쪽 전체쪽 41쪽 연재여부 연재 범주 논문 분야 문학



항목

차례


해제 목차 본문 데이터 주석




해제


내용을 입력합니다.@




목차







본문


본문1: 序言


춘향전의 원작자와 그 원본은 지금에 와서 막막하여 상고할 길을 잊었다. 그러나 춘향전은 조선 고대 소설에 있어 확실히 한 이채라 볼 수 있으니, 그 내용이 제반 고대 소설의 전형을 타파하고 인간 생활의 순정을 실사하였다는 것뿐 아니라, 그 형식에 있어서도 그 찬란한 문채에는 도저히 다른 소설의 추급을 허하지 않았다. 그래서 춘향전은 과거에 있어 실로 압도적 노력을 가지고 모든 소설에 군림하여 종종의 이본을 낳았던 것이나, 시대는 바뀌어 현대가 된다 할지라도 종래 소설을 탐독하던 일반 농민 계급에는 별로 그 생활에 급한 변화가 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또 도리어 바꿔 들어온 현대 자유주의는 춘향전에 다시 현대적 의의를 가지고 와서 독자 대중이 환호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춘향전의 숙(熟)은 재연하게 되었다. 여기에 눈이 밝은 경성 각 출판서 이(肄)는 또 각기 기교를 자랑하여 그 중간 내지는 번안물을 경쟁적으로 출판하니, 이본은 용수처럼 쏟아져 나와 십수 년 사이에 무려 십수 종류를 헤아리게 되었으나, 그래도 아직 열은 식지 않아 이것이 바로 2, 3년 전까지도 계속되어 온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조선 문학이 다시 고전 문학의 재음미로 동향을 보이게 됨에 따라 춘향전은 또 새로운 의미에 있어 일반 문학자의 주의를 끌게 되고, 일방에 있어서는 이것이 곧 문학 연구의 대상이 되어 이미 수 종의 기술과 연구물이 발표된 것은 우리의 깊이 동경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여기서는 그 이본에 대하여 연구하여 보려 하거니와, 전래의 사본은 이미 많이 산일이 되어 얻어보기 어렵게 되었고, 근래의 활자본에도 벌써 절판되어 손에 넣을 수가 없는 것이 있다. 또 원작자가 미상하기 때문에 원본을 상고하기에 극히 곤란을 느끼게 되어, 이 이본 연구에 그 근본적 토대를 퍽 박약하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 나로서는 이 이상 더 어떻게도 할 수 없으므로, 우선 내 손으로 모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 이본을 수집하여 대강 출판 연대순으로 나열하여 두고, 그 상호의 관계 내지는 그 자체의 소설적 가치를 연구하여 보려 한다.
쪽수▶P94春香傳의 原作者와 그 原本은 지금에 와서 漠々하여 相考할 길을 잊었다. 그러나 春香傳은 朝鮮 古代小說에 있어 確實히 한 異彩라 볼 수 있으니 그 內容이 諸般 古代小說의 典型을 打破하고 人間 生活의 純情을 實寫하였다는 것뿐 아니라 그 形式에 있어서도 그 燦爛한 文彩에는 到底히 다른 小說의 追及을 許하지 않았다. 그래서 春香傳은 過去에 있어 實로 壓倒的 努力을 가지고 모든 小說에 君臨하여 種々의 異本을 낳았던 것이나, 時代는 바뀌어 現代가 된다 할지라도 從來 小說을 耽讀하던 一般 農民階級에는 別로히 그 生活에 急한 變化가 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또 도리어 바꿔 들어온 現代 自由主義는 春香傳에 다시 現代的 意義를 가지고 와서 讀者 大衆에 喚呼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春香傳의 熟은 再燃하게 되었다. 여기에 눈이 밝은 京城 各 出版書肄는 또 各其 技巧를 자랑하여 그 重刊 乃至는 飜案物을 競爭的으로 出版하니 異本은 湧水처럼 쏟아져나와 十數年 사이에 無慮 十數種類를 헤아리게 되었으나 그래도 아직 熱은 식 ▶P95-1지 않아 이것이 바로 2, 3年前까지도 繼續이 되어온다. 뿐만 아니라 最近의 朝鮮文學이 다시 古典文學의 再吟味에로 動向을 보이게 됨에 따라 春香傳은 또 새로운 意味에 있어 一般 文學者의 注意를 끌게 되고,一方에 있어서는 이것이 곧 文學 硏究의 對象이 되어 이미 數種의 記述과 研究物이 發表된 것은 우리의 깊이 同慶하여 마지 않는 바이다. 여기서는 그 異本에 對하여 硏究하여 보려하거니와 傳來의 寫本은 이미 많이 散逸이 되어 얻어보기 어렵게 되었고 近來의 活字本에도 벌써 絶版되어 손에 넣을 수가 없는 것이 있다. 또 原作者가 未詳하기 때문에 原本을 相考하기에 極히 困難을 느끼게 되어 이 異本 硏究에 그 根本的 土臺를 퍽 薄弱하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 나로서는 이 以上 더 어떻게도 할 수 없으므로 于先 내 손으로 모을 수 있는 範圍 內에서 그 異本을 蒐集하여 大綱 出版 年代順으로 羅列하여 두고 그 相互의 關係 乃至는 그 自體의 小說的 價値를 硏究하여 보려 한다.





































본문2: 一. 春香傳(京版本)


본서는 경성에서 간행된 목판본인데, 간기나 기타 참고 자료가 없어 간행 연대를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그 판은 아직도 한유서림에 보관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책이다. 판형은 가로 15.5cm에서 16cm, 세로 18cm에서 20cm이며, 한 면에 15행에서 16행, 한 행에 24자에서 35자까지 불규칙하게 배열된 판이다. 총 1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씨체는 인쇄식 해자가 아니라, 보통 수사식의 행서체를 사용하여 읽기에 다소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가진 춘향전 판본 중에서는 둘 중 하나로, 매우 주의를 기울일 만한 중요한 자료임은 물론이거니와, 나는 이것이 춘향전의 가장 오래된 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간기의 부재로 간행 연대는 비록 명확하지 않으나, 뒤에서 말할 바와 같이 춘향전의 대부분 이본은 근래의 개산본이고, 오래되었다고 할 만한 것으로는 보성전문학교 도서관 장본, 이명선 씨 장본인 고사본 춘향전, 그리고 완판본 춘향전 등이 있다. 이들은 후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본들이나, 본서와 비교·검토했을 때 여러 가지 후천적 색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쪽수▶P95-2本書는 京城刊行의 木版本인데 刊記 其他 參考資料가 없어서 刊行 年代를 確實히 알 수 없으나 그 版은 아직도 翰有書林에 保藏되어 있어 比較的 容易히 손에 넣을 수 있는 책이다. 版貌는 橫이 15.5糎 乃至 16糎고 縱은 18糎 乃至 20糎며, 一頁 15行 乃至 16行, 1行 24字 乃至 35字의 不規則한 版인데 全部 16張으로 完了되어 있다. 字體는 印刷式의 楷字가 아니고 普通 手寫式의 行書體를 써서 보기에 若干의 困難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現在 우리가 가지는 春香傳版本으로는 둘中의 하나로서 자못 注意를 要할만한 것은 勿論이거니와 나는 어느 程度까▶P96-1지 이것을 春香傳의 가장 오랜 本이 아닌가 하는 疑心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그 刊記의 不備로 刊行 年代는 비록 分明하지 못하지마는 뒤에서도 말할 바와 같이 春香傳 異本의 大部分은 近來의 改刪本이고, 조금 오래다 할 만한 것은 普成專門學校 圖書館 藏本과 李明善氏 藏本인 古寫本春香傳과 完版本春香傳인데 이들은 後世에 가장 많이 그 影響을 끼치고 있는 本이나, 本書와 比較 檢討하여 볼 때 幾多의 後來的 色彩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는 이명선 씨 본과 완판본이 창곡을 위주로 한 희곡적 소설임에 반하여, 본서는 스토리를 위주로 한 스토리적 소설이고, 둘째로는 완판본에서는 여주인공 춘향이가 전 남원부사 성참판과 월매라는 기생 사이에서 나서, 지금은 다만 퇴기의 딸로서 여염 생활을 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으나, 본서에서는 춘향은 다만 기생의 소출일 뿐 아니라 현재 기생으로 있는 인물로 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은 본서가 반드시 양본보다 오래되었다는 논거가 되지 않을지 모르나, 나는 생각하건대 춘향전은 본래 극히 간단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점차 소설로 구상이 되고, 다시 희곡으로 발전했으리라 본다. 만약 그렇다면, 양본은 훨씬 후세의 본이 아닐 수 없을 뿐 아니라, 여주인공 춘향이 처음부터 기생이 아니고 한 퇴기의 딸로서 여각살이를 하던 여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많은 의심을 갖게 된다. 왜 그러냐 하면, 후일 춘향이 신관사도에게 초래를 당해 무한한 수난을 겪게 되나, 아무리 폭악한 관장일지라도, 비록 천민이라 하더라도 수절한다는 여자를 관정에 초래하여 폭행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하며, 또 종래 이본의 경향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춘향의 절개에 대한 동정이 열녀 춘향을 단순한 천기 소생의 부지기성의 창녀로 두지 않고, 비록 그 아버지를 양반으로 설정하여 다시 조신하는 여자로 만들었다는 것이 도리어 후대의 윤색이 아닐까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본서를 감히 춘향전의 원본이라고까지는 주장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현재 남아 있는 춘향전 중에서는 원본에 가까운 정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이것이 이하의 이본 연구에서 하나의 기준이 될지도 모르니, 다음에 간단히 그 경개를 써두고 연구하려 한다.
쪽수▶P96-2첫째로는 李明善氏本과 完版本은 唱曲을 爲主로 한 戱曲的 小說임에 反하여 本書는 스토리를 爲主로 한 스토리的 小說이고, 또 둘째는 完版本에는 女主人公 春香이가 前 南原府使 成參判과 月梅라는 妓生의 사이에서 나서 지금은 다만 退妓의 딸로서 閭閻 生活을 하는 人物이나 本書에서는 春香은 다만 妓生의 所出일 뿐 아니라 現在 妓生으로 있는 人物로 되어 있다. 이런 것들은 別로히 本書가 반드시 兩本보다 오래다는 論據로 되지않을지 모르나 나는 생각컨댄 春香傳은 本是 極히 簡單한 스토리에서 出發하여 그것이 漸漸 小說로 構想이 되고 다시 戱曲으로 發展하였으리라 하는데 萬若 그렇다면 兩本은 훨씬 後世의 本이라 아니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또 女主人公 春香은 처음에 果然 妓生이 아니고 한 退妓의 딸로서 閭閣살이를 하던 계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데는 많은 疑心을 갖게 하는 듯하다. 왜 그러냐 하면 後日 春香은 新官使道에게 招來를 當하여 無限한 受難을 겪게 되나, 암만 暴惡한 官長일지라도, 비록 賤身이지마는, 守節한다 하는 女子를 官廷에 招來하여 暴行한다 하는 것은 不自然한 일이 아닐가 하며, 또 從來 異本의 傾向이 보여주는 바와도 같이 春香의 節介에 對한 同情이 烈女春香을 單純한 賤妓所生의 不知其姓의 娼女로 버려두지 아니하고 비록 그 父이나마 兩班에 빌어와서 다시 操身하는 女子로 하였다는 것이 도리어 後來의 潤色이 아닐까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本書를 敢히 春香傳의 原本이라고까지는 안 하겠지마는 적어도 現在 남은 春香傳 中에서는 그▶P97-1原本에 가까운 程度에 있는 것이 아닐가 생각한다. 그러면 이것이 以下 異本 硏究의 한 基準이 될까도 싶으니 다음에 簡單히 그 梗概를 써두고 硏究하려 한다.

경개, 화설. 인조 때에 남원 부사 이등(필자 차음)의 아들 이도령(필자 차음)이 있었다. 봄의 화창한 절기에 춘흥을 이기지 못하고 방자를 불러 남원 경개에 광한루가 좋다는 말을 듣고 포진시켜 방자를 데리고 천천히 걸어서 광한루에 올라 한참 경치를 감상하고 있노라니, 이때 춘향이가 의복을 곱게 단장하고 건너편에서 추천을 하고 있었다. 호탕한 이도령은 곧 그녀가 누구인지 방자에게 물었으나, 방자는 처음에는 이리저리 피하며 쉽게 알려주지 않더니, 나중에는 그녀가 본읍 기생 월매의 딸 춘향이라고 아뢴다. 이도령은 그녀가 기생인 줄 알고, 곧 방자를 시켜 광한루로 불러보게 하였다. 그 미모에 혹한 이도령은 백년가약을 청하였으나, 처음에는 춘향이가 비록 창기의 몸이나 남의 별실이 되지 않겠다는 것과, 또 일부종사하겠다는 뜻으로 거절한다. 그러나 이도령이 절대로 변하지 않겠다는 성의를 보이게 될 때, 춘향은 그 증거로 불망기를 써달라 하고 허락한다. 이로써 약혼이 성립되어, 광한루에서 잠시 작별하고 그날 밤에 이도령이 다시 춘향 집을 찾게 된다. 도령은 광한루에서 연려히 춘향을 집으로 보내고 책방으로 돌아와서 춘향을 보고 싶은 마음에 "보고지고"라고 외치다 사도께 꾸중을 듣는다. 이 책 저 책 되는 대로 읽다가 겨우 저녁 후에 사도의 퇴등을 기다려 몰래 빠져나와 춘향 집으로 향한다. 이때 춘향은 거문고를 타고 있는데, 방자가 먼저 들어가 춘향의 어머니를 부르니 춘향의 어머니가 나와 도령을 맞아 춘향의 방으로 안내한다. 춘향 또한 반겨 도령을 맞아들이고 담배와 술로 대접하며, 다시 권주가를 불러 즐기다가 그 밤을 둘이 같이 보냈다.
그다음은 곧 이별이었다. 도령의 부친이 사도에서 호조판서로 승진하여, 도령에게 내행을 모시고 먼저 상경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도령은 그 말을 듣고 춘향과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지는 듯하여 춘향의 집으로 찾아갔다. 춘향 또한 이별을 서러워하며 울었다. 두 사람은 서로 명경과 옥지환을 신물로 교환하고, 춘향은 도령에게 속히 입신양명한 후 다시 자신을 찾아달라고 애원하였다. 도령은 춘향에게 자신의 귀환을 기다리며 신의를 지켜달라고 부탁한 뒤 이별하였다.
그 뒤 신관이 임명되었다. 신관은 본래 호색지인이라, 이미 신연하인이 현신했을 때 춘향에 대해 묻더니, 부임하자마자 곧 기생 점고를 하고 춘향의 이름이 그중에 없음을 노하여 사령을 시켜 춘향을 잡아오게 한다. 춘향은 처음에는 나오는 사령에게 술도 먹이고 돈도 주어 무사히 돌려보냈으나, 사령이 거푸 다시 나왔을 때는 부득이하여 관정에 나간다. 사도는 춘향에게 수청을 거행하라 명하지만, 춘향은 이를 굳이 거절하였다. 이에 사도는 드디어 태형을 집행하고, 춘향이 명령을 거행하지 않는다 하여 하옥한다. 이때 한량들이 와서 춘향을 옥으로 메어 나가고, 춘향의 어머니는 도리어 자기 딸이 이도령을 위해 수절하는 것을 설워한다. 이로부터 춘향은 옥중에서 몇 달을 보냈다. 하루는 꿈을 꾸는데, 방문 위에는 허수아비가 달리고 뜰에는 앵도꽃이 떨어지며, 모든 증경이 한복판이 깨어지는 꿈이었다. 마침 지나가던 허봉사를 불러 그 뜻을 묻자, 허봉사가 풀이하기를 "능성실이요, 경파하니 기무성가, 문상에 현재리 하니 만인이 개앙시라"고 해몽하며, 이는 이도령이 곧 급제하여 상봉할 조짐이라 장담하고 떠난다.
이도령은 상경 후 학업을 닦아 태평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자원 삼도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향발한다. 도중 농부와 주막 노인에게 춘향이 신관에 수청 들어 민폐 많다더니 참말이냐 묻다가, 도리어 절개를 지킨 춘향을 욕한다 하여 농부에게 욕을 당하고 남원에 도착하여 춘향 집을 찾으니, 춘향모는 도령인 줄 알아보지 못하고 걸인인가 김권농인가 의심하다가 나중에야 도령인 줄 알고 그 형색에 놀란다. 어사는 다시 물을 것도 없이 춘향모를 데리고 옥으로 춘향을 찾으니, 춘향이 날로 사모하던 도령을 만나 반기며 내일은 본관 생일이라 잔치 끝에 필경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니 내일 와서 칼머리나 들어달라 청한다. 어사는 걱정 말라 하고 물러나와 춘향 집에서 자고, 익일 관문 밖에 가서 탐문하니 과연 본관의 생일이었다. 어사는 기웃기웃하다가 틈을 타서 연석에 들어가 걸객으로서 술을 청하니, 본관은 싫어하였으나 운봉이 홀로 호의를 가지고 통인을 시켜 술도 갖다 주고 또 어사가 기생을 청하니 기생도 불러 권주가도 시켜준다. 그러자 큰 상이 들어오는데 바라보니 어사 앞에 놓인 상은 보잘것없으므로 들어엎어 버리고 어사 차운을 청해 "김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배, 촉루락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라는 시를 지어두고 나와 삼문에 암행어사 출도를 한다. 이에 연석은 급작히 수라장으로 변하였으나 어사는 곧 좌정하여 본관은 우선 봉고파출을 하고 옥중의 춘향을 잡아올려 속여 수청 들라 명하니, 춘향이 또 이에 거절한다. 그제야 어사는 칭찬하고 다른 기생으로 하여금 이로 그 칼을 뜯어 벗긴 후 춘향에게 낯을 들어 대상을 보라 명령한다. 춘향이 쳐다보니 그리고 그리던 낭군이라 좋아서 뛰어 올라가 붙잡고 우니, 어사가 이를 위로한다. 이때 그런 줄도 모르고 딸 주려 미음을 들고 오던 춘향모는 그제야 이 희소식을 듣고 무한히 반기며 어사는 대연을 열어 춘향과 즐긴 후 공사를 마치고 춘향 모녀를 데리고 상경하여 상께 그 연유를 주달하니, 상이 칭찬하여 춘향을 정렬부인으로 봉하셨다.

쪽수▶P97-2

梗槪, 話說 仁祖때에 南原 府使李等(筆者 借音)의 아들에 李靈(筆者 借音)이 있었다. 方春花節에 春興을 못 이기어 房子를 불러 南原景概에 廣寒樓가 좋단 말을 듣고 鋪陳시켜 房子 데리고 천천히 걸어서 廣寒樓에 올라 한참 景色을 자랑노라니 이때 春香이가 衣服 단장을 곱게 하고 건너便에 와서 鞦韆을 하고 있다. 豪蕩한 李道令은 곧 그가 누구인가 房子에게 물었으나 房子는 처음에는 이리 저리 避하면서 容易히 알으켜 주지 않더니 나중에는 그가 本邑 妓生 月梅 딸 春香이라 아뢴다. 李道令은 그가 妓生인줄 알고 곧 房子시켜 廣寒樓로 불러보고 그 美에 惑하여 百年佳約을 請하였으나 처음은 春香이가 비록 娼妓의 몸이나 남의 別室이 되지 않겠다는 것과 또 一夫從事하겠다는 뜻으로 拒絕을 한다. 그러나 李道令이 絶對로 變하지 않겠다는 誠意를 보이게 될 때 春香은 그 證據로 不忘記를 써달라 하고 許한다. 여기에 約婚은 成立이 되어 廣寒樓에서 暫時 作別하고 그날 밤에 李道令이 다시 春香 집을 찾게 되는데, 道令이 廣寒棲서 燃藜히 春香을 집으로 보내고 冊房에 돌아와서 春香을 보고 싶은 마음에 「보고지고」 라고 외처 使道께 꾸중을 듣고, 이 책 저 책 되는대로 읽다가 겨우 夕飯後 使道의 退燈을 기다려 몰래 빠져나와 春香집에 나온다. 이 때 春香은 거문고를 타고 있는데 房子 들어가 먼첨 春香 母를 부르니 春香母 나와 道令을 맞아 春香 房으로 案內한다. 春香 또한 반겨 道令을 맞아들여 담배며 술로 待接하고 다시 勸酒歌를 불러 즐기다가 그 밤을 둘이 같이 지냈다.
그 다음은 곧 離別이다. 使道 戶曹判書에 昇進하여 道令은 父親으로부터 內行을 뫼시고 먼저 上京하라는 命令을 받았다. 道令이 그 말을 듣고 春香을 離別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터지는 듯하여 春香 집으로 春香을 찾으니 春香도 ▶P98설어하여 울며 서로 明鏡과 玉指環을 信物로 交換하고 春香은 道令에게 速히 立身揚名 後 다시 찾아 달라 哀願하고 道令은 春香에게 信을 지켜 自己의 돌아오기를 기다리라 付託하고 離別한다.
그 뒤 新官이 任命되었다. 新官은 本是 好色之人이라 벌써 新延下人이 現身하였을때 春香을 묻더니 赴任하자 곧 妓生點考를 하고 春香의 이름이 그 中에 없음을 怒하여 使令시켜 春香을 잡아온다. 春香이 처음은 나오는 使令을 술도 멕이고 돈도 주어 無事히 돌려 보냈으나 달아 거퍼 나왔을 때는 不得已하여 官廷에 나가니 使道는 곳 守廳을 舉行하라 命한다. 그러나 春香은 굳이 拒絕하였으므로 使道는 드디어 笞刑을 執行하고 다시 命令을 舉行치 않는다 하여 下獄한다. 이때 閑良들이 와서 春香을 獄으로 메어 나가고 春香母는 도리어 自己의 딸이 李道令을 爲하여 守節을 하는 것을 설어한다. 이로부터 春香은 獄中에서 數 月을 보냈는데 하루는 꿈을 꾸니 방문 위에 허수애비 달리고 뜰에 櫻桃花 떨어지고 보든 證鏡이 한복판이 깨어지거늘 마침 지나가는 許봉사를 불러 물으니, 許봉사 花落하니 能成實이요 鏡破하니 豈無聲가 門上에 懸졔리 하니 萬人이 皆仰視라 解夢하여 李道令이 수이 及第하여 相逢할 占卦라 壯談하고 간다.
李道令은 上京 後 學業을 닦아 太平科에 壯元으로 及第하여 自願 三道御史가 되어 南原으로 向發한다. 途中 農夫와 酒幕 老人에게 春香이 新官에 守廳들어 民弊많다더니 참말이냐 묻다가 도리어 節介 春香을 辱한다하여 農夫에게 辱을 當하고 南原에 到當하여 春香 집을 찾으니 春香母, 道令인줄 알아보지 못하고 乞人인가 金勸農인가 疑心타가 나중에야 道令인줄 알고 그 形色을 놀랜다. 御史 다시 물을 것도 없이 春香母를 데리고 獄으로 春香을 찾으니 春香이 날로 思慕하던 道令을 만나 반기며 來日은 本官 生日이라 잔치 끝에 畢竟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니 來日 와서 칼머리▶P99-1나 들어달라 請한다. 御史 걱정마라 하고 물러나와 春香집에서 자고, 翌日 官門 밖에 가서 探問하니 果然 本官의 生日이라. 御史 기웃기웃하다가 틈을 타서 宴席에 들어가 乞客으로서 술을 請하니 本官은 싫어하였으나 雲峯이 홀로 好意를 가지고 通引시켜 술도 갖다주고 또 御史가 妓生을 請하니 妓生도 불러 勸酒歌도 시켜준다. 그리자 큰 床이 들어오는데 바라보니 御史 앞에 놓인 床은 보잘것 없으므로 들어엎어 버리고 御史 次韻을 請해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背,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라는 詩를 지어두고 나와 三門에 暗行御史出道를 한다. 이에 宴席은 急작히 修羅場으로 變하였으나 御史는 곧 坐定하여 本官은 于先 封庫罷出을 하고 獄中의 春香을 잡아올려 속여 守廳들라 命하니 春香이 또 이에도 拒絕한다. 그제야 御史 稱讚하고 다른 妓生으로 하여금 이로 그 칼을 뜯어벗긴 後 春香에게 낯을 들어 臺上을 보라 命令한다. 春香이 쳐다보니 그리고 그리던 郎君이라 좋아서 뛰어 올라가 붙잡고 우니 御史가 이를 慰勞한다. 이때에 그런 줄도 모르고 딸 주려 미염을 들고 오던 春香母는 그제야 이 喜消息을 듣고 無限히 반기며 御史는 大宴을 열어 春香과 즐긴 後 公事 마치고 春香 母女 데리고 上京하여 上께 그 緣由를 奏達하니 上이 稱讚하여 春香으로 貞烈夫人을 封하셨다.

이상은 본서의 간단한 경개가 되겠으나, 여기서 볼지라도 본 춘향전은 후세의 다른 춘향전과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이도령의 이름이 보통은 몽룡이라 불려왔으나, 여기서는 령으로 되어 있다. 이령이 어떻게 하여 이몽룡으로 변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하거니와, 이도령의 이름은 사실상 이 소설 전개에 있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남원에 있을 때라든지 등과 전에는 아직 이도령으로 통하였고, 등과 후 어사에 제수되었을 때는 어사이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보통 고대소설의 체제로서 처음에 그 인물을 소개하기 위하여 그 아비는 모이고 그 이름은 모 운운이라 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다음은 춘향의 조연 인물로서 반드시 나오는 향단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았고, 춘향모의 활약도 매우 미미하여 다만 이도령이 첫날 밤 춘향 집을 찾아갔을 때 잠깐 도령을 맞아 춘향 방으로 인도하는 것과 춘향이 하옥될 때, 어사를 맞아 옥으로 인도하는 것, 그리고 어사가 곧 이도령인 줄 알고 반기는 때에 나타날 뿐이다. 또 춘향이라든지 춘향모의 성격을 볼지라도 이미 춘향은 기생인 만큼 그 행동에 있어 보통 기생과 기생모의 태를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첫째 광한루에서 이도령이 부를 때 춘향은 흔쾌히 가서 마음을 허하였고, 돌아와 그날 밤 집으로 이도령이 찾아왔을 때도 역시 기생과 기생모로서 귀공자 도령을 맞았으며, 이별하는 장면에서도 춘향은 잠깐 지나가는 남자를 만났으니 으레 이별이 있을 줄 각오한 듯, 이도령이 상경을 고하자 곧 후일 다시 찾아달라 기약하고 훌훌히 보냈다. 그러므로 춘향의 춘향다운 점은 이별 후의 태도, 즉 관장의 억압에도 한 번 언약한 사람을 위하여 그 절개를 굽히지 않는 데에 있다 할 것이다. 또한 여기가 후세 사람들의 찬양을 받는 점이 되었을 줄 믿는다.
쪽수▶P99-2以上은 本書의 簡單한 梗槪가 되겠으나 여기서 볼지라도 本 春香傳은 後世의 다른 春香傳과 많은 異點을 發見할 수 있다. 첫째는 李道令의 이름이 普通은 夢龍이라 불려왔으나 여기서는 靈(령)으로 되어 있다. 李靈이 어떻게 하여 李夢龍으로 變하였는가 하는데 對하여는 뒤에서 다시 생각하여 보고자하거니와 李道令의 이름은 事實上 이 小說 展開에 있어서 그다지 必要하질 않았다. 南原 在留 時代라던지 登科 前에는 아직 李道令으로 通하였고, 登科 後 御史에 除授되었을 때는 御史이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本書에 있어서는 普通 古代小說의 體로서 처음에 그 人物을 紹介하기 爲하 ▶P100-1여 其父는 某요 그名은 某 云云이라 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다음은 春香의 助演 人物로서 반드시 나오는 香丹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았고 春香母의 活躍도 매우 微微하여 다만 李道令이 첫날밤에 春香집을 찾아갔을 때 暫間 道令을 맞아 春香 房에 引遵하는 것과 春香이 下獄될 때와 御史 맞아 獄으로 引遵하는 것과 御史가 곧 李道令인줄 알고 반기는 때에 나타날 뿐이다. 또 春香이라던지 春香母의 爲人을 볼지라도 벌서 春香은 妓生인 만큼 그 行動에 있어 普通妓生과 妓生母의 態를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첫째 廣寒樓에서 李道令이 부를 때에 春香은 欣欣이 가서 마음을 許하였고, 돌아 와서 그날 밤에 집으로 李道令이 찾았을 때도 亦是 妓生과 妓生母로서 貴公子 道令을 맞았고, 離別하는 그 場面에서도 春香은 暫間 지나가는 男子를 만났으니 으레히 離別이 있을 줄 覺悟한 듯이 李道令이 上京을 告하자 곧 後日 다시 찾아달라 期約하고 훌훌이 보냈다. 그럼으로 春香의 春香인 바는 離別 後의 그 態度 即 官長의 抑制에도 한번 言約한 사람을 爲하여 그 節介을 굽히지 않는 데에 있다 할 것이다 또 여기가 後世 사람의 讚揚을 받는 點이 되었을 줄 믿는다.
그리고 또 본서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스토리를 위주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보통 춘향전에서 보이는 가곡적인 방면은 거의 생략되었다. 이를테면 십장가라든지 상사곡 같은 것은 없었고, 또 춘향전의 특색으로 흔히 나오는 천자풀이라든지 기생 점고의 영창식 호명 같은 것도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만큼 여기에는 억지스러움이 없었다. 대체로 춘향전의 결점을 든다면, 공연히 말을 다듬기 위하여 사실을 굽히고 모순을 스스로 만드는 폐단이 있다 할 수 있으나, 본서에서는 말보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그러한 폐단을 자연히 제거할 수 있어 사건을 퍽이나 순조롭게 전개해 나갔다. 이 점은 확실히 본서의 특장이라 볼 수 있는 동시에, 본서를 소설로서 가치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될 줄 믿는다.
쪽수▶P100-2그리고 또 本書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스토리를 爲主로 한 小說이기 때문에 普通春香傳에서 보이는 歌曲的 方面은 거의 省略되었으니 이를 터이면 十杖歌라든지 相思歌같은 것은 없었고, 또 春香傳의 特色으로 흔히 나오는 千字풀이라든지 妓生點考의 詠唱式의 呼名같은 것도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만큼 여기에 無理가 없었다. 大體로 春香傳의 缺點을 든다 한다면 空然히 말을 다듬기 爲하여 事實을 굽히고 矛盾을 저절로 만드는 弊가 없다할 수 없으나 本書에서는 그 말에 보다 그 事實에 爲主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弊를 自然 滅할 수 있어 퍽이나 順調로히 事件을 展開하여 나갔다. 이 點은 確實히 本書의 特長이라 볼 수 있는 同時에 또 本書를 小說로서 價値 있게 하는 것이 될 줄 믿는다.





































본문3: 二. 烈女春香守節歌(完版本春香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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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4: 三. 春香傳(普成專門學校圖書舘藏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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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5: 四. 春香傳(李明蕃氏藏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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