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수업에서 을지로와 충무로의 도로명이 각각 을지문덕과 이순신 장군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를 인상 깊게 들은 적이 있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했던 지역에 외세를 물리친 인물의 이름을 붙인 사례는, 단순한 주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름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도로와 건물, 지형의 이름은 단순한 위치 표시가 아니라 그 지역의 정체성과 기억을 담는 표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이 경성의 거리와 건물, 자연지물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었다는 사실은, 공간 자체를 식민지화하고자 했던 통치 전략의 일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를 통해 1920~30년대 경성을 중심으로, 당시 거리·건물·지형 등의 명칭이 일본식으로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지명을 통해 드러나는 식민 지배의 전략과 의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공간 언어를 통해 이뤄진 통치의 흔적을 밝혀내고, 현대 도시 지명의 역사적 배경과 남아 있는 식민 흔적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돕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 대상과 자료
※무엇을 대상으로 연구할 것이며, 그 대상에 관해 파악-이해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수집-정리해야 하고, 해당 자료는 어디서 찾아야 하며 그곳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기본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에 관해 서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