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 물집 화상
개요
프로덕션IDA의 <환희 물집 화상>은 미국 극작가 지나 지온프리도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김희영 연출가가 연출한 작품이다.[1] 여성해방운동에서부터 1960~70년대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현대의 페미니즘까지의 흐름을 훑어나가며, 이론과 현실의 간극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원작을 기본으로 한 번안극이다.[2] 여성의 삶에도 다양한 방향이 있기에 페미니즘 역시 한 가지로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환희 물집 화상>에 나타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알아보고자 한다.[3]
내용
줄거리
등장인물은 대학원 룸메이트였던 캐서린과 그웬, 그웬의 남편 던, 캐서린의 어머니 앨리스, 던과 그웬 부부의 베이비시터 에이버리다.[4] 어머니 앨리스가 심장발작을 일으켰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과거 연인이었던 던과 그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자신의 친구인 그웬과 재회한다.[5] 성공한 페미니즘 학자인 캐서린은 고향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페미니즘 강의를 개설한다.[6] 수강자는 그웬과 에이버리 둘뿐이지만 이들의 열띤 참여로 수업은 활기를 띤다.[7] 캐서린과 그웬은 수업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게 된다.[8]
캐서린과 그웬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들인데, 페미니즘을 공부한 캐서린은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반면 그웬은 가부장제의 관습에 누구보다 순응하는,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성격의 인물이다.[9] 던을 만나며 흔들리기 시작한 캐서린은 다시 불타오르는 던과의 사랑이 있다면 아내이자 엄마의 삶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급기야 자신의 학력과 삶을 부러워하는 그웬과 삶을 바꿔보기로 한다.[10] 하지만 그녀가 베푼 호의는 가부장적인 사회 내에서는 남성의 무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일이 되어버렸고 그녀의 독립성은 가족을 유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일쑤였다.[11] 결국 그녀는 던과 그웬을 원래의 삶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다시 앨리스와 동료들의 곁으로 돌아간다.[12]
현실과 이론 사이의 간극
캐서린은 그웬과 에이버리를 학생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그들은 페미니즘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고 토론을 하는데, 거칠고 단순한 형태지만 흥미로운 이론들이 어렵지 않게 설명된다.[13] 그 속에서 20세기 여성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대척점에 위치했던 베티 프리단과 필리스 슐래플리의 주장이 주된 토론을 이끈다.[14] 이들의 주장, 즉 여성의 고정된 성역할과 주체성의 문제는 비단 강연에서만 드러나지 않고 인물의 삶 속에도 간접적으로 비추어진다.[15] 구시대적 성 관념을 버린 에이버리와 주체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온 캐서린은 베티 프리단의 이론을, 결혼이 여성에게 중요한 의미가 된다는 생각을 가진 앨리스와 그웬은 필리스 슐래플리의 이론을 주로 대변한다.[16]
하지만 캐서린은 강의를 할수록 자신이 선택한 가정을 꾸리지 않은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17] 처음에 가정보다 커리어를 우선시하는 삶을 살기로 했을 때와 달리, 어머니 앨리스의 심장발작 소식을 듣고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것을 실감하고는 가정이 있는 삶을 꿈꾸게 된다.[18] 이에 캐서린은 결혼을 택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갈등에 빠진다.[19] 반면에, 결혼을 택한 그웬은 뉴욕에서 공부하며 사는 삶에 환상을 품는다. 둘은 토론을 할수록 자신의 주장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스스로를 인식하며 이론적 가치가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20]
캐서린과 그웬은 대학원 룸메이트였지만, 캐서린은 커리어를 쌓는 길을 택했고 그웬은 주부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이외에도 많은 선택의 기로가 있다.[21] 이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여성의 삶이 진정 성공적인 페미니스트의 삶의 모습이냐가 아니라 여성의 삶에도 다양함이 있다는 것이다.[22] 누군가에게는 진취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권리이자 삶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며 아내이자 엄마로서 집안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23]
주체성과 연대
캐서린은 가정을 갖지 않은 여성의 삶은 실패한 것이라는 구시대적 사고관 때문에 가정을 꾸리고 싶어한 것은 아니다.[24] 외로움과 결핍, 불안과 같은 자연스러운 감정 때문에 캐서린은 결혼과 가정을 원했다.[25] 하지만 이 과정에서 캐서린이 간과한 사실은, 외로움과 불안이 꼭 남성 동반자와 가부장제로만 채워야 하는 감정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26]
여자들은 어느 쪽을 택하든 X 된다는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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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환희 물집 화상> 中 |
위 인용문은 토론 중에 에이버리가 한 질문이다. 커리어를 쌓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외롭고 슬픈 신세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오히려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앨리스의 말을 통해 도출해낼 수 있다. 바로 주체성이다. 자리를 바꾸었던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온 후, 던이 떠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는 캐서린과 남자친구 루카스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는 에이버리에게 앨리스가 한마디를 날린다.[27] "너희들은 소질 없는 페미니스트들이야!"[28] 남자 때문에 기죽어 있는 모습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던 것이다.[29] 다시 기운을 차린 캐서린은 던과 함께 가려고 했던 학회를 에이버리와 함께 가기로 한다.[30] 앨리스는 둘을 응원하며 그들이 선택한 삶의 대가는 자유라고 말한다.[31] 이렇게 작품 속에서 캐서린과 에이버리, 그리고 앨리스는 결국 여성의 주체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연대한다.[32]
참고문헌
논문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38-142.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5-120.
신문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 아트인사이트.
블로그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블로그 - 예술의 향기』online , 작성일: 2020년 4월 26일.
주석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블로그 - 예술의 향기』online , 작성일: 2020년 4월 26일.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김나볏, 「연극, 동시대 뜨거운 이슈를 담다 <전쟁터의 소풍> <피스 오브 랜드> <환희 물집 화상>」, 『연극평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2020, 141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김태희, 「새로운 장을 위하여 '제1회 페미니즘연극제'」, 『공연과이론』71,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2018, 118쪽.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 아트인사이트.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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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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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아트인사이트』online , 아트인사이트.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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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 페미니즘 코메디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5월 14일. -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내가 선택한 삶, 정답은 없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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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스트』online , 작성일: 2020년 6월 5일. - ↑ 정지은, 「연대로 이루어낸 환희 - 연극 '환희, 물집, 화상'」, 『아트인사이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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