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170
광주에서 즐기는 독립 문화 공간
이야기
광주에는 거대 자본의 문화시설과는 다른 결을 지닌 공간들이 있다. 독립 예술가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작은 문화의 집'들이다. 그중 하나가 광주영상복합문화관 안에 자리한 광주독립영화관이다. 단관극장 형식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상업영화의 틈새를 비집고 지역의 젊은 감독과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만든 작품을 상영한다. 운영은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맡아, 관객과 창작자 사이를 잇는 '로컬 필름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한다.
제봉로를 따라 걷다 보면 또 다른 독립 문화공간인 책과생활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광주의 동네책방 중 하나로,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전시와 낭독회가 열리는 복합문화살롱이다. 대표 신헌창은 책과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의 장을 지향하며, ‘당신의 (조금 이른) 밤과 문학’ 같은 행사도 이곳에서 개최된다.
출판사이자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한 책과생활에서는 지역 작가 장상은과 최유준이 쓴 『모모는 철부지』가 출간되었다. 그들의 글과 영화, 음악이 교차하는 장면 속에서 광주는 '창작자들의 도시'로 다시 숨을 쉰다.
광주의 독립문화공간들은 자본이 아닌 사람의 열정으로 돌아간다. 스크린과 책장, 그리고 낭독의 무대 위에서 지역 예술의 자생력이 자라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빛은 크지 않지만, 오래도록 광주의 밤을 밝혀주고 있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