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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응현과 호국선현들

이야기

지응현은 일제강점기의 격변 속에서도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 남은 인물이었다. 1924년, 그는 선조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병천사를 건립하였다. 이 사찰은 고려 말의 충신 정몽주를 비롯해 정충신, 지계최, 지여해, 지용기 등, 시대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호국선현들을 함께 모신 사당이었다. 병천사의 제향 대상에는 임진왜란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조선의 전란 속에서 충절을 지킨 무인들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졌다.

정충신이괄의 난을 평정하고 정묘호란 시 안주성 전투에 참전했으며, 지계최 또한 병자호란에 참전한 무신이었다. 지여해는 정묘호란 때 영변통판으로 3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적을 격퇴하여 이름을 남겼다. 이들 모두는 나라의 위기마다 앞장선 인물들로, 지응현은 이들의 뜻을 이어받아 충절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자 했다.

그는 또한 폐허가 된 원효사(元曉寺)를 재건하며 신앙과 지역 공동체의 회복에도 힘썼다. 훗날 지역민들은 그의 공덕을 기려 지응현 시혜불망비를 세워, 그의 시혜와 헌신을 기록으로 남겼다. 한때 호남은행의 운영에도 참여했던 그는 근대적 경제 기반을 일구며 지역사회를 이끌었다. 병천사에 깃든 그의 뜻은, 전란과 식민의 세월을 넘어 호국과 충절의 정신을 잇는 기념비로 남아 오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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