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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와 호가정, 강호에 울린 학문의 노래

이야기

광주송정역(기차) 인근에 자리한 호가정(浩歌亭)은 조선 전기 문신 유사(柳泗,1502~1571)가 세운 정자다. 그는 전라도사, 낙안군수, 무장현감 등을 지내며 지방을 다스렸고, 고향에 돌아와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풍류를 이어가기 위해 정자를 건립했다. 정자의 이름은 그가 지은 시 「호가(浩歌)」에서 따온 것으로, 강호의 삶을 노래하며 학인의 기개를 담아냈다.

호가정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기록과 문학으로도 남았다. 유사가 직접 쓴 「호가정기(浩歌亭記)」는 정자의 건립 취지를 밝혔고, 『설강유고』에는 그의 시문과 함께 정자의 흔적이 실렸다. 또 후대에 이르러 학자 기정진의 손자 기우만이 이를 중수하며 「호가정중수기」를 남겨 선인의 뜻을 기리고자 했다.

호가정은 세대를 거쳐 학문과 문학의 교류의 장으로 이어졌다. 유사의 사위 김성원과의 인연, 그리고 후대 학자들의 글은 정자가 단순히 개인의 공간을 넘어 광주의 학맥과 정신을 전승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호가정은 광주전남8대정자 중 하나로 꼽히며, 옛 선비들의 삶과 사유를 전하는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나무와 물결에 둘러싸인 정자는 지금도 고요히 서서, 호가의 노래와 함께 시대를 넘어선 학문과 풍류의 울림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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