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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너무 이른 이별: 광주에서 생을 마감한 선교사 아이들

이야기

광주의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는, 먼 타국에서 온 선교사들의 헌신과 함께 너무 이른 이별을 맞은 아이들의 사연이 고요히 잠들어 있다. 고라복과 그의 아내 코잇 세실은 남장로회 소속으로 한국에 파송되어 사역했지만, 어린 딸 코잇 로베르타와 아들 코잇 토마스를 잃고 이곳에 묻었다.

크레인 존과 크레인 플로랜스 부부 또한 같은 아픔을 겪었다. 두 사람의 딸 크레인 엘리자베스는 불과 한 살 무렵 생을 마감했고, 묘역의 작은 비석으로 남았다. 존의 형제 구보라 역시 광주에서 활동하다가 세상을 떠나 같은 묘역에 안장되었다.

류서백과 니스벳 엘리자베스 부부의 막내딸 니스벳 엘리자베스 2세도 마찬가지였다. 태어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짧은 생을 마쳤고, 어머니는 훗날 이 비극을 마음에 품고 사역을 이어갔다. 부친은 아내 류애나와 함께 선교 활동을 기록한 『한국에서의 하루 하루』를 남겼다.

1960년대에도 이별은 계속되었다. 코딩턴 허버트와 코딩턴 매리 부부의 아들 코딩턴 필립은 일곱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차갑지만 단정한 묘비 앞에는 부모의 사랑과 그리움이 여전히 머문다.

이 묘역의 어린 무덤들은 선교의 길이 곧 헌신과 희생의 길이었음을 조용히 증언한다. 그들의 짧은 생은 광주 땅의 흙 속에서 긴 이야기로 남아, 오늘도 묘역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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