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전수작(明政殿受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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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9년(순조 29) 2월 9일에 창경궁 명정전(明政殿)에서 거행된 외진찬연(外進饌宴).

개설

순조의 사순(四旬)을 맞아 1829년 2월 9일부터 13일까지 창경궁 명정전과 창덕궁 자경전(慈慶殿)에서 거행된 국연(國宴)에는 9일의 외진찬과 12일 낮의 내진찬(內進饌), 12일 2경(更)의 야진찬(夜進饌), 13일 진시(辰時)의 왕세자회작(王世子會酌) 등 네 차례의 잔치가 있었다. 이 중 명정전에서의 잔치는 2월 9일에 있었던 외진찬이다. 그리고 순조의 탄신일인 6월 18일을 맞이하여서는 6월 19일 진시에 자경전에서 진찬을 베풀고, 저녁에 야진찬을 베풀었다. 이러한 순조 사순을 기념한 국연은 『기축진찬의궤』에 정리되었다. 2월의 진찬은 「본편」에, 6월의 국연은 「부편」에 정리되었다.

절차 및 내용

1829년의 명정전 외진찬연은 순조의 사순 기념 잔치였기에 주빈은 왕인 순조였고, 연향의 주재자는 왕세자였다. 잔치의 순서를 보면, 순조가 관복을 갖추어 입고 좌석에 오르면 뒤를 이어 왕세자와 종친, 문무관이 입정한다. 전악(典樂)이 존숭악장(尊崇樂章)의 「유천지곡(唯天之曲)」을 선창한 후 왕세자가 첫 번째 잔을 올렸다. 이때 등가에서 「보허자(步虛子)」를 연주하고 무동(舞童)은 초무(初舞), 두 번째 잔은 영의정 남공철이 올렸으며, 임금이 술잔을 들자 등가는 「정읍악(井邑樂)」을 연주하고 무동은 아박무(牙拍舞)를 추었다. 제조가 빈잔을 받아 내려놓으니 음악이 정지되었다. 왕세자 이하는 세 번 고두하고 산호를 세 번 외친다. 부제조가 왕세자의 찬탁을 올리고 별행과를 올렸으며, 윤정진이 꽃을 올렸다. 부제조가 왕세자에게 술을 올리고 탕과 만두를 올렸다. 세 번째 잔은 재신(宰臣)인 판부사 이존수(李存秀)가 올리고 등가는 「오운개서조(五雲開瑞朝)」를 연주하고 무동은 향발(響鈸) 춤을 추었다. 네 번째 잔은 재신인 영돈녕(領敦寧)김조순(金祖淳)이 올리고 등가에서 「향당교주(鄕唐交奏)」를 연주할 때 무동은 무고(舞鼓)를 추었다. 다섯 번째 잔은 영명위(永明尉)홍현주(洪顯周)가 올리고, 등가에서 「향당교주」를 연주할 때 무동은 광수무(廣袖舞)를 추었다. 여섯 번째 잔은 동녕위(東寧尉)김현근(金賢根)이 올리고, 등가에서 「향당교주」를 연주할 때 무동은 첨수무(尖袖舞)를 추었다. 일곱 번째 잔은 봉조하(奉朝賀)김이양(金履陽)이 올리고, 등가가 「정읍악」을 연주할 때 무동은 아박무를 추었다. 여덟 번째 잔은 상호군(上護軍)김재창(金在昌)이 올리고, 등가가 「향당교주」를 연주할 때 무동은 향발무를 추었다. 아홉 번째 잔은 상호군 조종영(趙鐘永)이 올리고, 등가에서 「오운개서조」를 연주할 때 무동은 무고를 추었다. 상과 탁자를 거둔 후 왕세자 이하가 배위로 돌아와 서서 행례를 끝내자 임금이 자리에서 내려 여(輿)를 타고 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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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829년 기축년의 『진찬의궤』를 보면, 『순조실록』에서와 달리 악대는 등가와 헌가, 고취악대가 편성되었으며, 왕이 연회장을 출입할 때 고취가 연주되었다. 또한 잔을 올리는 사이에 주악용 음악으로 「낙양춘」, 「여민락령」, 「여민락만」 등이 연주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축년 『진찬의궤』를 참고하여 명정전 외진찬 헌가 악대와 등가 악대의 편성 악기를 정리하면 <표 2>, <표 3>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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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1829년의 진찬연 중 명정전 외진찬을 통해 국연 문화의 단면을 볼 수 있으며, 같은 해 만들어진 『진찬의궤』와의 상호 비교를 통해 실록과 의궤에서의 기록 차이를 볼 수 있다. 또한 명정전 외진찬은 남성을 위한 잔치였기 때문에 악공은 물론 춤을 추는 무인 역시 여악(女樂)이 아닌 남악(男樂)의 무동을 쓰고 있는데, 이후의 국연에서는 여악이 내연과 외연을 가리지 않고 사용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참고문헌

  • 『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
  • 김영운, 「조선후기 국연의 악무 연구(2): 정조~고종대의 관련 의궤를 중심으로」, 『조선후기 궁중연향문화』 권2, 민속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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