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소전의(祔文昭殿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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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전(文昭殿)에 신위(神位)를 안치하고 제사하던 의식.

개설

조선시대의 국가 오례(五禮) 중 흉례(凶禮)의 하나로, 신위판(神位版)을 문소전에 합하여 모시고 제사하던 의식을 말한다. 의례를 진행하는 집사관(執事官)인 섭좌통례(攝左通禮)와 섭사복시정(攝司僕寺正)은 정3품관 중에서 임명하였다. 축문을 읽는 대축(大祝)은 왕의 상례일 경우 4품 이상의 지제교(知製敎)가, 왕비의 상례일 경우 궁위령(宮闈令)이 맡아보았다. 의식을 거행하기 전날에는 신위를 문소전에 합부(合祔)할 것을 아뢰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냈다.

연원 및 변천

고대 중국에서 천자는 7대, 제후는 5대조까지의 신위를 모셨는데, 각기 사당을 세우고 밖에는 도궁(都宮)을 만들었다. 태조(太祖)의 사당은 북쪽에, 소묘(昭廟)는 태조 묘(廟)의 동쪽에, 목묘(穆廟)는 태조 묘의 서쪽에 건립하여 차례로 남쪽으로 나오게 하였다. 이때 사당은 모두 남쪽으로, 신위는 동쪽으로 향하게 하였다. 진(秦)나라와 한(漢)나라 이후에는 동당이실(同堂異室)의 제도가 성립되었는데, 문소전은 한나라 때의 원묘(原廟)에 해당한다.

세종이 1433년(세종 15)에 새로 건립하였고(『세종실록』 15년 3월 15일),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소실되었다. 원래 문소전은 창덕궁 서북쪽에 건립하였고, 태조와 그 비(妃) 신의왕후(神懿王后)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봉안하였다. 한편, 광효전(廣孝殿)을 창덕궁 동북쪽에 세우고 태종과 원경왕후(元敬王后)의 어진을 봉안하였다가, 송나라 경령궁(景靈宮)의 제도에 따라 원묘를 경복궁의 동북쪽에 다시 지어 ‘문소전’이라 하고 태조와 태종의 어진을 옮겨 모셨다(『세종실록』 지리지 경도 한성부). 그러나 세종대에 이르러 문소전에 어진을 모시는 것이 불합리하다 여기고, 1432년(세종 14)에 예조(禮曹)로 하여금 이를 논의하도록 하였고(『세종실록』 14년 1월 16일), 다음 해에 문소전에는 신위를 모시고, 어진은 선원전(璿源殿)으로 옮겼다.

절차 및 내용

의식은 행사 전날 문소전에 위패를 합할 것을 아뢰는 고유제와, 당일에 신위판을 문소전에 안치하고 제사하는 절차로 구성된다. 신위판을 안치한 뒤에는, 종묘에서 시향(時享)을 거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참신(參神), 진선(進膳), 작헌(酌獻), 음복(飮福), 사신(辭神), 납신위판(納神位版), 예감(瘞坎)의 순서로 제사를 행한다.

고유제는 장막을 설치하고, 장막 안에 평상(平牀)을 놓고 자리를 까는 것으로 시작한다. 종친과 문무백관이 조복(朝服)을 입고 참석하면, 섭좌통례가 위판 앞에 나아가 위패를 합하게 되었다고 아뢴다. 그런 다음 위패를 신여(神輿)와 신연(神輦)에 태워 문소전으로 나아간다.

당일에는 먼저 축시(丑時) 5각(刻) 전에 문소전의 감실(龕室)을 열고 자리를 편 다음, 의례에 사용할 음식을 담아 둔다. 의례에 참석하는 사람은 모두 축시 3각 전에 옷을 갖추어 입고 손을 씻은 뒤 문 밖의 정해진 자리로 나아간다. 1각은 약 15분이다. 대축과 궁위령이 각각 신위판궤(神位版匱)를 받들어 소(昭) 1실, 목(穆) 1실, 소 2실, 목 2실의 순으로 배치한다. 잔을 올리는 헌관(獻官)이 자리에 나아가 서쪽으로 선다. 집사관은 신여를 받들고 정문으로 들어가 부알위(祔謁位) 뒤 욕석(褥席) 위에 둔다.

대축이 신위판을 꺼내 신좌에 안치한다. 섭좌통례는 엎드렸다가 일어나 무릎을 꿇고, ‘오늘 길한 날에 모호 대왕(某號大王)을 부알(祔謁)합니다.’라고 아뢴 후 엎드렸다가 일어나 물러난다. 대축이 신위판을 여에 태우고 가운데 계단으로 올라가, 새로 만든 방에 신위를 안치한다. 그런 다음 신에게 인사하는 참신, 음식을 올리는 진선, 술잔을 올리는 작헌을 차례로 행하고, 제사에 올린 술을 나누어 마시는 음복과 신을 보내는 사신의 절차를 진행한다. 모든 의식이 끝나면 신위판을 감실에 들여놓고 제사에 사용한 축판은 구덩이에 묻는데, 이를 각각 납신위판과 예감이라고 한다.

참고문헌

  • 『고봉집(高峯集)』
  • 『상변통고(常變通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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