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일기(注書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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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승정원 소속 정7품직인 주서(注書)가 작성한 일기.

개설

『주서일기(注書日記)』는 승정원 소속의 주서가 작성한 일기로 초책(草冊) 혹은 『당후일기(堂後日記)』라고도 한다. 『주서일기』는 주서 중 입시한 1명의 주서가 작성하는 것으로, 내용은 입시한 자리에서 왕과 신하들 사이에서 오고 간 대화가 중심이 된다. 이 밖에도 날씨와 왕의 거처 및 상참(常參)이나 경연(經筵)의 시행 여부 등이 기록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승정원은 왕의 비서 기구로, 정3품 당상관인 승지(承旨)와 함께 정7품인 주서로 구성되었다. 주서가 결원이거나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는 가주서(假注書)를 차출하기도 하였다. 이 중 주서의 주된 임무는 『정원일기(政院日記)』, 즉 『승정원일기』를 작성하는 것인데, 최종적으로 『정원일기』가 작성되기 이전에 주서가 작성하는 것이 『주서일기』이다. 흔히 초책 또는 『당후일기』라 표현되기도 한다(『중종실록』 19년 11월 1일), (『숙종실록보궐정오』 33년 3월 2일).

주서나 예문관 소속의 전임 사관(史官)은 왕과 신하들이 만나는 자리에 입시하는데, 이때 군신(君臣)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일종의 속기록 형태로 기록하였다. 이것이 초책, 즉 『주서일기』다. 어전에서 물러 나온 뒤 입시했던 주서와 사관이 각각 기록한 내용을 서로 대조하고 수정하였다(『중종실록』 29년 11월 29일), (『명종실록』 즉위년 9월 7일). 입시하지 않았던 주서는 이를 받아 미리 작성해놓은 날짜[干支]나 문안·입진(入診) 기사 등이 적혀있는 기록에 깨끗하게 써서[淨書] 옮겼다. 이를 다시 왕이 내린 전교를 모아놓은 전교축(傳敎軸)과 합치게 되면 하루의 『정원일기』가 완성된다. 간혹 주서가 일기의 수정을 마치지 못해 수납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였다(『숙종실록』 33년 3월 3일). 하루의 『정원일기』를 반 달, 혹은 한 달 단위로 장책(粧冊)하면 『정원일기』 한 책이 완성된다.

단, 현전하는 이담명(李聃命)의 『주서일기』를 같은 날짜의 『승정원일기』와 대조해보면 처음에 작성된 『주서일기』와 장책되어 전하는 『승정원일기』는 내용상 일부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날짜는 동일하지만 『승정원일기』에는 『주서일기』의 내용이 축약해서 기록되거나 순서가 바뀌어 있는 경우가 발견된다. 이로써 『승정원일기』 작성 과정에서 『주서일기』의 내용이 취사선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지 사항

『주서일기』라는 제목으로 전하는 책으로는 17세기 후반 이담명이 작성한 일기가 있다. 이 밖에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권두기(權斗紀)의 『당후일록(堂後日錄)』을 비롯해 사초(史草)라는 이름으로 간행된 주서의 일기는 『주서일기』 혹은 『당후일기』 등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주서일기』는 초서체로 작성되었고, 일자별로 구분해서 기록하였다.

구성/내용

『주서일기』의 첫 장에는 6명의 승지와 사관의 이름이 기록되었다(『선조실록』 32년 11월 1일). 이어 날짜와 시간, 그리고 기후가 반드시 명시된다. 이 밖에도 자연 재변 현상과 왕이 거처하는 곳, 상참과 경연의 시행 여부 등이 명기되었다. 본문 시작 전에는 입시한 자리에 참석한 대신 이하 승지 및 주서 등의 명단을 기록하였다. 참석한 자리에서 있었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상세하게 논의의 찬반 과정을 기록하였다. 또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자세하게 기록되었다. 따라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확인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임지로 떠난 수령의 명단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참고문헌

  • 『영종대왕실록청의궤(英宗大王實錄廳儀軌)』
  • 국사편찬위원회 편, 『조선시대 사초Ⅱ : 『필재당후일기』 외』, 국사편찬위원회, 1996.
  • 김경수, 「조선 후기 이담명의 「주서일기」에 대한 연구」, 『한국사학사학보』 12, 2005.
  • 정만조, 「『승정원일기』의 작성과 사료적 가치」, 『한국사론37-승정원일기의 사료적 가치와 정보화방안 연구』, 국사편찬위원회,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