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취(內吹)"의 두 판 사이의 차이

2017년 12월 10일 (일) 00:58 기준 최신판

조선후기 선전관청(宣傳官廳)에 소속하여 궁중에서 활동한 군영 악대.

개설

내취(內吹)는 조선후기에 선전관청에 속하여 궁중의 교령, 군영의 교련, 입직 등에서 통신의 기능을 담당하였고, 동가와 전좌에서 시위를 담당하였으며, 왕의 거둥과 상참(常參)·조참(朝參) 등의 의례, 진연(進宴)·진찬(進饌) 등의 연향에 참여하여 연주를 담당한 악대이다. 내취는 시대와 성격에 따라 황내취·흑내취·원내취·겸내취·취타내취·세악내취·가전내취·가후내취 등이 있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취타내취는 대각·나각·나발·발라·태평소·금·정·라·고·솔발·자바라·점자 등의 악기로 편성된 악대이고, 세악내취는 피리 2·대금·해금·북·장고의 삼현육각으로 편성된 악대이다. 취타내취가 연주한 악곡은 무령지곡(대취타)이 대표적인 악곡이고, 세악내취가 연주한 악곡은 소무지악(昭武之樂, 영산회상)·징각지악(徵角之樂, 여민락)·무환지악(武桓之樂, 군악) 등이다.

담당 직무

내취는 음악적 성격으로 취타내취와 세악내취로 구분된다. 취타내취는 대각(大角)·나발[喇叭]·나각(螺角)·발라(哱囉)·태평소(太平簫)·금(金)·정(鉦)·라(鑼)·고(鼓)·솔발(摔鈸)·점자(點子)·자바라[啫哱囉]로 편성된 악대이고, 세악내취는 피리 2, 대금, 해금, 장고, 북 등 5종 6개의 삼현육각으로 편성된 악대이다. 군영의 취고수와 세악수도 이와 같은 악기 편성으로 연주했다. 취고수·세악수는 군영에 소속하여 연주한 반면 내취는 선전관청에 소속하여 궁중에서 활동한 것이 차이점이다.

내취의 주요 직무는 통신·시위·연주이다. 궁중의 훈련과 교령에 통신을 담당했고, 왕의 동가와 전좌에 시위를 담당했으며, 왕의 거둥과 궁중의 연향에서 음을 연주했다. 특히 세악겸내취는 연주가 주기능이었으며, 행진과 연향, 그리고 무신(武臣) 관련 사악(賜樂)에서의 연주에도 참여하였다. 내취의 직무와 관련된 정례(定例)는 1727년(영조 3)에 마련되었고, 1785년(정조 9)에 편찬된 『대전통편(大典通編)』에 그것이 법제화되었다.

변천

내취는 조선전기 내취라치[內吹螺赤]의 전통을 계승한 군영 악대이지만, 조선전기에 비해 그 성격은 전혀 다르다. 조선전기 내취라치가 각(角) 연주자로 구성된 악대인데 비해 조선후기 내취는 군영의 취고수와 세악수를 바탕으로 성립되었다. 초기 내취는 서울에 등록된 황내취와 외방에서 올라와 사역에 종사하는 자인 흑내취로 구성되었다. 이 제도는 지방 출신인 흑내취에 대한 폐단이 제기됨으로써 없어지고, 원내취와 겸내취 제도로 변화되었다. 원내취는 선전관청에 소속된 내취이고, 겸내취는 선전관청과 훈련도감·금위영·어영청 등의 군영에 소속된 연주자이다. 즉 겸내취는 선전관청과 오군영의 두 기관에 겸하여 소속되어 있다는 뜻이다. 겸내취에는 취타내취와 세악내취가 있는데, 취타내취는 취고수로 구성된 내취이고, 세악내취는 세악수로 구성된 내취이다. 내취의 명칭이 이와 같이 여러 종류가 있지만, 모두 선전관청에 소속하여 궁중에서 활동한 군영 악대인 점에서 공통된다.

취타내취와 세악내취는 취고수·세악수와 성격이 같기 때문에 별도의 악대로 인식하지 않고 취고수 혹은 세악수와 동일시하여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속과 활동 등이 다르므로 별도의 독립된 악대로 보아야 한다. 대한제국기에 곡호대와 군악대가 생김에 따라 기존의 구군악대는 해산하고, 내취 일부는 장악원으로 이속되었다. 1908년(융희 2)에 취타내취 24명과 세악내취 24명은 장악과로 편입되었고, 1911년에 장악과는 아악대로 개칭되고 취악내취 18명, 세악내취 18명으로 줄어들었으며, 1913년에는 취타내취 10명만 남게 되었다. 내취의 음악 문화는 현재 국립국악원으로 전승된다.

의의

조선후기 내취의 음악사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후기 내취는 조선전기 내취라치 제도의 전통을 이은 것이지만, 취고수·세악수의 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악대로 재구성되어 조선후기 궁중음악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 둘째, 취타내취·세악내취는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궁중음악 문화를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셋째, 취타내취와 세악내취는 궁극적으로 장악과에 이속됨으로써 취고수와 세악수의 음악 문화가 오늘날까지 전승되게 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내취가 전한 음악은 궁중음악의 한 갈래로 남게 되었지만, 특히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처하였던 취고수와 세악수의 음악이 내취를 통하여 전승되고 있음을 볼 때 조선후기 내취가 차지하는 음악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 취고수·세악수·내취』, 태학사, 2007.
• 이숙희, 「대한제국기 악제의 성립배경과 성격」, 『서울학연구』 35, 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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