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운(通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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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중에서 발음이 유사해 서로 통하여 쓸 수 있는 운.

개설

통운(通韻)은 서로 다른 운목(韻目)에 속하지만 발음이 비슷해서 서로 통할 수 있는 운(韻)을 말한다. 운을 나누는 것은 한자 학습의 효율을 높이고 한시를 지을 때의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초기 운서(韻書)에서는 너무 많은 운을 설정해 놓아 오히려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초래하였고, 그에 따라 운들의 통합 관계를 모색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나라 때 편찬된 『절운(切韻)』의 206운들 가운데, 운에 포함된 글자 수가 적은 것들은 서로 통합하여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통운이 생기게 되었다.

내용 및 특징

운이란 운모(韻母)의 음가(音價)가 같고, 성조(聲調) 역시 같은 음을 말하는데, 통운은 지나치게 분화되어 있는 운의 종류를 일정 부분 통합하는 것이다. 운서는 압운(押韻)과 같은 시작(詩作)에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간행된 ‘운의 분류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초기 운서에서는 운을 너무 많이 설정한 탓에 글자 선택의 폭이 좁아졌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운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통운이 생겨나게 되었다. 『절운』에서 서로 다른 운에 속해 있던 ‘冬(동)과 鐘(종)’, ‘支(지), 脂(지), 之(지)’, ‘虞(우)와 模(모)’, ‘元(원), 魂(혼), 痕(흔)’ 등이 송나라 때 편찬된 『광운(廣韻)』에서는 동용(同用)으로 분류되어 같이 쓰이는 운으로 묶인 경우가 그 예에 해당한다.

운서에서 비롯된 운의 상호 통용의 결과 ‘魚虞(어우)’운, ‘泰隊(태대)’운, ‘東冬(동동)’운 등이 통운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통운의 수는 점차 늘어났다.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를 살펴보면, ‘歸來池苑皆依舊(귀래지원개의구),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에서 ‘舊(구)’와 ‘柳(류)’가 통운으로서 압운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운용법에 가깝게 운을 사용하려는 시도들이 『동국정운(東國正韻)』과 『어정규장전운(禦定奎章全韻)』 등의 운서 발간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어정규장전운』은 편찬 동기가 증운(增韻)과 통운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려는 시도였다고 기록되어 있다(『정조실록』 20년 8월 11일).

참고문헌

  • 문선규, 『中國古代音韻學』, 민음사, 1987.
  • 왕력 지음, 송용준 옮김, 『중국시율학4』, 소명출판, 2005.
  • 최영애, 『중국어란 무엇인가』, 통나무,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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