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祖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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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을 만든 조상이 되는 산.

개설

하나의 진혈(眞穴)이 만들어지려면 그 뒤로 이어지는 내룡(來龍)뿐만 아니라 그 내룡을 가능케 하는 높고 웅장한 산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높고 웅장한 산은 진혈의 중심축이 되면서 진혈과 그 일대 산들을 통제하는 중심 산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산을 혈의 입장에서는 조상이 되는 산이라고 하여 조산(祖山)이라고 한다. 조산은 마치 사람에게 부모, 조부, 중시조, 시조 등 여러 조상이 있듯 소조산, 중조산, 태조산 등 여러 조산이 있다.

내용 및 특징

조산은 조선조 지관 선발 고시과목 가운데 『청오경(靑烏經)』과 『장서(葬書)』에는 등장하지 않으나, 『지리신법(地理新法)』과 『명산론(明山論)』에 등장한다. 『인자수지(人子須知)』에서는 먼 산의 조(祖)를 곤륜산이라 하였다.

풍수지리에서 조산이 의미를 갖는 것은 조산에 따라 내룡의 근원, 혈의 결혈 여부, 혈의 크기와 성격 및 규모, 명당의 크기, 지기(地氣)의 종류, 도국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치 한 개인을 보기 전에 그 조상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조종(祖宗)이 훌륭하면 용(龍)도 역량이 크고, 조종이 빈약하면 용도 역량이 단박(短薄)하다고 본다. 따라서 조선조 지리학 고시과목인 『탁옥부(琢玉賦)』는 ‘사람에 근본이 없으면 악인이 나오고 산에 근원이 없으면 나쁘다’라는 문장으로 조산의 의미를 규정하기도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인용되는 조산의 의미는 바로 이 문장을 근거로 한다.

조산은 혈장(穴場)으로부터의 거리와 산의 규모에 의하여 다시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태조산은 혈이 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산으로 고대(高大)하고 웅위(雄偉)하여 큰 것은 100여 리를 뻗어나가 몇 고을의 으뜸이 되고, 작은 것은 한 지방의 으뜸이 되며, 더 작은 것은 한 마을의 으뜸이 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산이다. 태조산에서 행룡(行龍)을 떠나 사방을 굽이쳐 뻗어나가다가 크고 작은 지산(支山)을 이루면서 혈이 되려는 곳을 얼마 못 미쳐, 즉 혈장 뒤에 두어 절(節) 정도 떨어져 솟은 고대한 산을 소조산 또는 주산이라 한다. 태조산과 주산의 연맥(連脈) 사이에 중시조와 같은 높이 솟은 산이 있을 때, 이는 중조산(中祖山) 혹은 종산(宗山)이라 일컫기도 한다. 조산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혈 뒤로 이어지는 모든 산이라 할 수도 있다.

세종대에 목효지(睦孝智)는 조종산(祖宗山)은 풍수지리의 근간인데, 조산이 높아야 생기가 왕성하고, 그래야만 음덕이 연면히 오래도록 이어지는 것이라 하였다(『세종실록』 23년 8월 25일). 또 1448년(세종 30)에는 양주 마전현이야 말로 조산의 내맥이 기복을 거듭하고 좌우로 영송의 산을 끼었으니 『장서』의 만 마리의 말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하다는 형세에 부합한다고 하였다(『세종실록』 30년 4월 19일). 몇 달 뒤에는 조종산의 내맥이야말로 지리의 근본이니 경복궁 내에 불당 설치는 불가하다는 상소를 올린다(『세종실록』 30년 8월 4일). 또 정조대에 박명원(朴明源)은 혈 자리는 조산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곤란하다는 내용의 상소를 올리기도 하였다(『정조실록』 13년 7월 11일).

변천

조산에 대해서는 조선초기 상지관목효지가 조종이란 용어를 사용한 이래 별다른 변천 없이 최근까지 혈 뒤로 이어지는 주산을 포함한 여러 중심이 되는 산을 표현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참고문헌

  • 『탁옥부(琢玉賦)』
  • 김두규, 『풍수학 사전』, 비봉출판사, 2005.
  • 서선계·서선술 저, 김동규 역, 『인자수지』, 불교출판사, 1989.
  • 양균송 저·김두규 교감역주, 『감룡경·의룡경』, 비봉출판사, 2009.
  • 채성우 저·김두규 역해, 『명산론』, 비봉출판사, 2002.
  • 村山智順 저·최길성 역, 『조선의 풍수』, 민음사, 1990.
  • 최창조, 『한국의 풍수사상』, 민음사, 1984.
  • 호순신 저·김두규 역해, 『지리신법』, 비봉출판사, 2004.
  • 徐善繼·徐善述, 『地理人子須知』, 臺灣, 竹林書局, 2007.
  • 劉沛林, 『風水, 中國人的環境觀』, 上海三聯書店,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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