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印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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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나 왕비의 어보(御寶)나 왕세자 이하의 인장(印章)을 만드는 장인.

개설

우리나라에서 새(璽)는 국새(國璽)에만 사용하고, 왕실의 위계에 의하여 보인(寶印)을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도장은 사용자에 따라 왕과 왕비의 것은 보(寶), 왕세자 이하의 것은 인(印)으로 구분하였고, 통칭하여 보인이라고 불렀다. 제작하는 재료에 따라 옥보는 왕·왕비의 것으로, 옥인은 왕세자 이하의 것으로, 금보는 왕비의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관청에서 사용하는 도장은 관인(官印)으로 분류하며, 그 밖에도 인장·도장(圖章)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부른다. 이것을 만드는 장인은 보장(寶匠)·인장(印匠)이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인장은 공조에 2명, 옥장은 상의원에 10명이 소속되어 있었다.

조선후기에는 보인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금보장(金寶匠)·은보장(銀寶匠)·옥보장(玉寶匠)·금인장(金印匠)·은인장(銀印匠)·옥인장(玉印匠)으로 세분되기도 한다. 왕실의 보인은 왕권을 상징하는 의물(儀物)이어서 제작하는 과정마다 인장을 비롯하여 20여종 이상의 전문 장인을 동원하여 제작하였다. 완성된 보인은 보인통(寶印筒)·보인록(寶印盝)·호갑(護匣)의 3중 장치에 넣어두었다. 보인은 왕실의 의식 행사 때 가장 중요한 절차에 사용되었으며, 왕의 사후 신주나 어책(御冊)과 함께 종묘 신실(神室) 내 보장(寶藏)에 보관하였다.

담당 직무

왕실의 보인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재료는 금·은·옥·목 등 다양하다. 보인은 이러한 재료를 다루어 다양한 인장을 제작한다. 보인은 왕실의 책봉(冊封)·상존호(上尊號)·상시호(上諡號)·추상존호(追上尊號) 등 오례의 행사 때마다 다양한 내용의 보인을 제작하였다. 이러한 보인은 생전에는 그 사람을 표상하다가 사후에는 종묘의 신실에 모셔졌다.

보인의 신역은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의 장인들이 함께 협동 작업으로 제작하였다.

첫째, 금보장은 금보[金印]를 제작하였다. 그 제작 과정을 보면, 서사관이 글씨를 쓰면 이것을 사자관이 베끼고 화원이 어보 형태의 본을 그리면 이를 토대로 주물 작업을 하여 제작하였다.

둘째, 옥보장은 옥보[玉印]를 제작하였다. 이것을 제작하려면 옥을 캐오는 옥장이 있으며, 그것에 전문을 새기는 보전각장(寶篆刻匠)·보전장(寶篆匠)·옥각수(玉刻手)·옥인각수(玉印刻手) 등이 함께 작업하였다. 완성된 금보나 옥보를 담는 통을 제작하는 장인도 세분되어 보통장(寶筒匠)·인통장(印筒匠)·보인통장(寶印筒匠)·보록장(寶盝匠)·호갑장(護匣匠) 등이 있었다.

이처럼 금보와 옥보를 제작할 때 동원되는 장인의 종류가 각각 달랐다. 이것은 곧 제작 과정에 금보는 주조의 비중이 높고, 옥보는 조각적 특성이 강한 때문이었다.

변천

우리나라는 부여 및 삼국시대부터 왕을 비롯하여 개인들도 인장을 사용하였다. 『고려사(高麗史)』에 의하면 중국에서 고려에 어보를 보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만드는 장인은 조선시대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공조에는 인장 2명이 소속되어 있어 각종 인장을 제작하였다. 그들이 제작한 인장은 대내외 공무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어 사왕(嗣王)에게 계승되는 어보, 왕이나 왕비 개인의 책봉이나 존호 및 시호 등 의례 때 사용하는 인장이었다. 1705년에 종묘와 영녕전(永寧殿)의 금보를 개조하기 위해 설치한 금보개조도감이나 1876년에 왕실의 보인을 개주·개조·수보하기 위해 보인소를 별설하기도 하였다.

도감에 소속하여 보인을 제작한 장인의 처지는 시기별로 달라져서 17세기 도감에서는 보장이 동원되었고, 인장은 1753년부터 보인다. 17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는 내수사·상의원의 관장이거나 훈련도감의 군문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들 보인장은 보인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옥을 다루는 장인과 금은을 다루는 장인으로 구분되었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문화재청, 『조선왕실의 어보』 제1권 , 문화재청, 2010.
  • 장경희, 『의궤 속 조선의 장인』, 솔과학, 2013.
  • 장경희, 「조선 후기 왕실의 옥공예 장인 연구」, 『미술사연구』 15호, 미술사연구회,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