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풍(元豐)

중국(中國) 송(宋)나라 신종(神宗) 대에 사용한 연호(1078년~1085년).

개설

중국 송나라 신종 대에 사용한 2개의 연호 가운데 2번째 연호이다(1078년~1085년).

이 시기 신종은 개혁 정책을 실시하여 송나라의 재정 문제를 크게 호전시켰다. 반면 베트남 정벌과 요(遼)나라 및 서하(西夏)와의 전쟁에는 모두 실패하며 대외 정책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런 상반된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는 이 시기를 매우 부정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둘러싼 대립이 나라를 뒤흔들 만큼 극심한 당쟁(黨爭)으로 발전해 갔던 과정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왕안석의 신법은 신종(神宗)이 황위에 있던 희녕(熙寧)3년, 즉 1609년부터 왕안석을 중심으로 추진된 일련의 개혁들을 일컫는다. 신법의 실시로 송나라는 국가 재정 확보와 행정 효율성 증대 등의 성과를 얻었으나, 신법으로 이익이 줄어든 대지주와 대상인들의 반발이라는 반대급부 또한 얻었다.

그러다가 1085년 신종이 사망하면서 10세의 철종(哲宗)이 황위에 올랐고, 이에 신종의 어머니인 선인태후(宣仁太后)가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통하여 정권을 확보하였다. 다음 해인 1086년 곧 원우(元祐)1년, 선인태후는 사마광(司馬光)을 비롯한 구법당(舊法黨) 세력을 등용하였고, 이들은 원우 연간 동안 정권을 유지하면서 신법을 차례대로 폐지하였다. 그러나 1093년 선인태후가 사망하고 철종이 친정(親政)을 하면서, 상황은 또 한 번 바뀌었다. 철종이 다시 신법을 실시하였던 것인데, 이 시기가 바로 소성(紹聖)과 원부(元符) 연간이다. 그렇지만 구법당과 신법당의 대립은 이미 격화될 만큼 격화되어 추스르기 어려울 지경이었으므로 신법 실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1100년(원부3) 철종이 사망한 이후 휘종과 흠종(欽宗)이 차례로 황위에 올랐으나, 채경(蔡京)을 중심으로 하는 신법파와 구법파의 대치는 전혀 해결되지 못한 채, 송나라의 정치는 계속 불안정하였고, 결국 송나라는 멸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철종 연간에 발생한 당쟁은 나라를 쇠퇴의 길로 가게 한 원인으로 인식되었다.

한편 조선(朝鮮)은 왕안석의 신법과 신법파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다. 이는 왕안석이 유학(儒學)의 실용적 해설 및 응용을 강조하고, 또한 경전에 대한 독창적 해석을 실시하면서 유교 전통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였던 탓이 크다. 그러한 가운데 성리학에서 구법당의 사상을 정론(正論)으로 받아들이면서 왕안석의 신법이 배척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는 주로 당쟁이 격심해지거나, 다른 신하들을 탄핵하는 경우에 원풍 연간 및 그 이후의 당쟁을 인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희풍(熙豐)’이라고 표현된 것도 이 시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신종의 연호인 희녕(熙寧)과 원풍을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이 외에 정치 · 사회 · 문화적 변화 및 자연 재해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중국의 예를 참조하였던 맥락에서 원풍 연호도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고 있다.

참고문헌

• 『태종실록(太宗實錄)』
• 『세종실록(世宗實錄)』
• 『문종실록(文宗實錄)』
• 『단종실록(端宗實錄)』
• 『성종실록(成宗實錄)』
• 『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
• 『중종실록(中宗實錄)』
• 『명종실록(明宗實錄)』
• 『선조실록(宣祖實錄)』
• 『현종실록(顯宗實錄)』
• 『숙종실록(肅宗實錄)』
• 『경종실록(景宗實錄)』
• 『영조실록(英祖實錄)』
• 『정조실록(正祖實錄)』
• 『송사(宋史)』
• 이현종 편, 『동양연표(東洋年表)』, 탐구당,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