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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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의 사적을 기록한 전기.

개설

열전(列傳)은 제왕과 제후를 제외한 역사적 인물의 사적을 기록한 전기(傳記)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비롯되었다. 『사기』에는 총 70편의 열전이 수록되어 있다. 당나라 사람 사마정(司馬貞)이 『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 "신하들의 사적을 차례로 서술하여 후세에 전한 것이기에 열전이라고 한다."고 정의한 바대로, 열전은 역대 황제와 왕과 제후를 제외한 여러 계층 여러 유형에 속하는 수많은 사람의 발자취를 전기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내용 및 특징

열전은 기전체 역사서에 주로 쓰인 만큼,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전체 역사서인 『고려사』와 관련해 언급된 경우가 많다. 1449년(세종 31)에는 그 당시 사관이었던 신석조(辛碩祖)·최항(崔恒)·박팽년(朴彭年)·하위지(河緯地) 등이 『고려사』의 열전을 어떻게 개찬할 것인지 논의했는데, 중요한 인물일지라도 사적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열전에 넣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우기도 하였다(『세종실록』 31년 2월 5일).

사마천의 『사기』에서 비롯된 열전은, 본기(本紀) 등 여타 체재와 달리 『춘추(春秋)』나 『전국책(戰國策)』 등 이전의 역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서술 형식이다. 인간의 여러 활동을 역사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여, 역사를 움직인 인간 존재를 묘사하는 열전은 사마천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 역사 서술 방식이다. 짜임새 있는 사적의 구성과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는 『사기』에 격조 높은 문학성을 부여하였는데, 이후 열전은 역사적 인물의 행적을 담는 기본적인 틀이 되었다.

변천

『사기』 이후 기전체 역사서에는 반드시 열전이 수록되었다. 중국의 경우 『후한서(後漢書)』와 『신당서(新唐書)』 등의 역사서에 열전에 들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열전이 실려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열전과 관련된 언급이 많이 보이는데, 1452년(문종 2)에는 김종서 등이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를 바치면서 고려의 인물을 열전으로 찬술했다고 하였다(『문종실록』 2년 2월 20일). 또 1771년(영조 47)에는 『명사(明史)』의 「조선열전」을 인쇄하여 반포하게 하였다(『영조실록』 47년 7월 6일).

사마천이 『사기』를 통해 열전의 형식으로 인물과 사적을 기술하는 독특한 산문 체제를 연 뒤, 역대 역사가와 문학가는 모두 그것을 모방하였다. 후대의 전(傳) 역시 열전 양식이 변형된 것으로, 자전(自傳)·별전(別傳)·외전(外傳)·소전(小傳) 등으로 발전하였다. 자전은 자신의 일생 사적을 스스로 기록한 것이다. 별전은 본전인 가전(家傳)과 사전(史傳) 이외의 것으로, 본전에 기록된 것과 다른 내용을 수록하거나 본전의 기록을 보충한다. 외전은 정사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정사에 이미 기록되었어도 별도로 전을 만들어 일문(軼聞)과 일사(逸事)를 기록한 것이다. 소전은 인물의 평생 사적을 간명하게 기록한 것이다.

참고문헌

  • 사마천 지음, 정범진 외 옮김, 『史記』, 까치, 1996.
  • 陳必祥 지음, 심경호 옮김, 『한문문체론』, 이회문화사, 2001.
  • 이승신, 「司馬遷과 歐陽修의 문장의 이동에 대하여 - 傳記文學을 중심으로」, 『중국어문학지』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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