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숙배(謝恩肅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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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합격하거나 관직에 임명된 사람이 임금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

개설

사은숙배는 약칭하여 숙사(肅謝) 혹은 사배(謝拜)라 하였으며, 조사(朝辭)도 같은 의미였다. 문무과에 합격하거나 관직을 받은 사람이 부임하기 전에 왕의 은혜에 감사하는 의식으로 합격자 발표나 관직에 제수된 다음 날 행하였다. 사은숙배를 행하기 전에 교체되면 관직의 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절차 및 내용

문과나 무과, 생원시나 진사시 합격자는 명단 발표 이튿날 입궐하여 왕에게 인사를 올렸으며, 이어서 성균관의 성현 사당에 참배하였다. 문관인 동반은 9품, 무관인 서반은 4품 이상의 관직에 제수된 관원은 왕뿐 아니라 왕비와 세자에게도 인사를 올렸다. 품계가 오르거나 겸직을 받은 경우에는 왕에게만 배례를 올렸다. 지방관으로 부임하거나 외국 사신으로 나가는 경우, 휴가를 받은 경우에는 출발 시와 귀환 시 모두 인사를 올렸다. 특히 당하관으로 새로 임명되거나 지방관으로 나가는 관리는 사은 행사 후 의정부·이조·소속된 조[屬曹]를 돌아다니면서 부임 인사를 올린 후 출근하거나 임지로 부임하였다.

사은숙배 행사는 오전 중에만 열렸고, 2품 이상 관직에 제수된 자나 대신, 임금의 장인인 국구(國舅)가 밸할(배알할) 때에는 인의(引儀)가 창(唱)을 하였다. 지방에 있으면서 관직에 임명된 경우 한양에서 가까운 곳은 30일, 멀리 있는 곳은 40일, 함경북도와 삼수, 갑산 지역은 60일 이내에 사은숙배해야 했다.

함경도에 있는 덕릉(德陵)·안릉(安陵)·지릉(智陵)·숙릉(淑陵)·의릉(義陵)·순릉(純陵)·정릉(定陵)·화릉(和陵)의 참봉이나 평안도에 있는 숭인전(崇仁殿)과 숭녕전(崇寧殿)직장 등 현지인을 임명하는 경우에는 사은숙배 행사를 생략하였다. 또 홍수나 재해 수습 등 긴급한 일이 있어 현지의 전임 관료나 다른 지역의 관원을 보낼 경우에도 왕에게 보고하고 사은숙배 행사를 생략할 수도 있었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육전조례(六典條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