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금(分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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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택과 음택의 터를 정한 뒤 좌향(坐向)을 결정하고 나반(羅盤)의 이십사 향을 각각 다시 세 가지로 세분한 것.

개설

분금론이 생기게 된 것은 진북(眞北)과 자북(磁北)에 차이가 생긴다는 방위각 및 복각이라는 현상이 발견되면서이다. 이를 교정하기 위한 삼침설(三針說)을 바탕으로 하여 분금 이론이 생겨난다. 분금 표기는 통용되는 나반마다 층수가 다르기 때문에, 꼭 몇 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풍수 전적에서는 매번 일정한 분금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확한 분금 사용이 음택과 양택의 길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서 분금이 최초로 언급되는 것은 1683년(숙종 9)이다[『숙종실록』 9년 12월 14일]. 따라서 이미 숙종대에 분금 이론이 유행하고 난 뒤에 『탁옥부(琢玉賦)』가 조선 지관 선발 고시과목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탁옥부』에 따르면 집을 짓거나 장사를 지냄에 좌향이 있고, 좌향이 있음에 분금이 있고, 분금이 있음에 도수가 있는데, 양기(陽基)에서는 정침(正針)을 위주로 하고, 음택은 정침을 위주로 하되 봉침(縫針)도 겸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분침의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길흉화복을 24방위별로 열거하고 있다.

방위각과 복각에 대한 물리적 내용과 달리 풍수지리에서는 하늘이 운행하는 도수에 따라 지상에서의 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분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분금에 대한 구체적인 원리와 설명은 명대의 문헌인 『인자수지(人子須知)』의 「원금괘(原金卦)」에 도표와 함께 자세히 수록되어 있으며, 청대의 『지리오결(地理五訣)』의 「오행총론(五行總論)」에서는 쓸 것만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고, 조선시대부터 활용되어 왔던 『천기대요(天機大要)』에 천문의 도수와 합해야 한다는 설명이 있다.

분금 이론을 포함한 방위론 혹은 좌향론 자체가 성립될 수 있었던 근본은 중국 고대 천문학의 성과에 기인한다. 중국 고대 천문학의 적도 중심 이론은 서양 천문학이 황도를 중심으로 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근대 천문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토양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진시황 때의 달력이나 오행성의 정확한 궤도 계산 등은 고대 천문학이 상당히 실제적이었음을 나타낸다.

조선시대에는 분금론 수용이 원래 필요하지만 까다롭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분금론은 숙종 시기에 처음 등장하는데, 일정하게 정해진 분금법은 지켜져야 마땅한 것이었고, 또 지켜지고 있었다[『숙종실록』 9년 12월 14일][『숙종실록』 10년 4월 5일]. 그리고 100여 년 뒤, 정조 또한 분금법은 지켜야 하는 것으로서, 영우원(永祐園) 천장에서 어떠어떠한 분금을 할 것을 정했다고 언급하고 있다[『정조실록』 13년 7월 11일]. 그런데 정조는 분금의 불합리성과 문제점을 제기하게 된다. 정조는 자신이 풍수 공부를 15년 이상 하였기 때문에 풍수 이론에 나름 자신을 가지고 있던 왕이었다. 정조는 분금의 법칙에 합치하면 길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말하기를 “분금의 법에 합치된다면 더없이 좋겠으나 길한 방향에 합치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분금을 제쳐두는 한이 있어도 알맞은 안산을 잃어서는 안 된다. 대체로 분금을 하는 법은 지극히 미묘하여 요새 사람 중에는 제대로 알고 있는 자가 드물다. 더구나 120간지(干支)나 360도수(度數) 역시 어떻게 일일이 서로 합치시킬 수가 있겠는가”라고 하였다[『정조실록』 13년 9월 8일]. 이후 분금설은 그다지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고 있는데 분금설을 소개한 『탁옥부』가 잠깐 동안 조선조 지관 선발 고시과목으로 채택되었다가 얼마 후 다시 고시과목에서 제외된 점에서도 나타난다.

변천

분금론은 조선전기 기록에는 보이지 않고 임진왜란 이후 중국으로부터 나경과 『탁옥부』라는 풍수서가 유입되면서 소개된다. 17세기 후반인 숙종 때 공식적으로 왕릉 선정에 참고가 되나 18세기 후반인 정조 때는 그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나 거의 쓰이지 않는다. 또한 이론이 구구하여 어느 설을 채택하기 힘들었던 것도 분금설이 더 이상 쓰이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참고문헌

  • 『지리오결(地理五訣)』
  • 『지리인자수지(地理人子須知)』
  • 『전기대요(天機大要)』
  • 김두규, 『조선 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궁리출판사, 2000.
  • 김혜정, 『풍수지리학의 천문사상』, ㈜한국학술정보, 2008.
  • 김혜정, 「양택 풍수지리의 방위관-『택경(宅經)』을 중심으로」, 『건축역사연구』63집, 2009.
  • 王道亨, 『羅經透解』, 台中, 瑞成書局, 1986.
  • 王振鐸, 『司南指南針與羅經盤(下)』, 『中國考古學報』第5冊, 中國科學院編印, 1951.
  • 李定信, 『中國羅盤49層詳解』, 香港, 聚賢館文化有限公司,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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