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휘(旗麾)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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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기휘 |
한글표제 | 기휘 |
한자표제 | 旗麾 |
하위어 | 기(旗), 당(幢), 정(旌), 휘(麾) |
관련어 | 형명(形名) |
분야 | 왕실/왕실의례/예기 |
유형 | 물품·도구 |
지역 | 대한민국 |
시대 | 조선 |
집필자 | 강제훈 |
용도 | 의장(儀仗) 및 군의 지휘 |
재질 | 견(絹), 사(絲)등의 직물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기휘(旗麾) |
군대를 지휘하는 데 사용되거나 혹은 왕의 의장물로 배치되는 여러 종류의 기를 총칭하여 이르는 말.
개설
기는 직물이나 종이 등에 여러 형태의 도안을 그려 넣은 깃발을 긴 막대나 창 등에 묶어 만든 것이다. 중국에서는 예부터 이러한 기의 재질과 형태, 사용처 등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하였는데, 기(旗)와 휘(麾)는 이러한 기의 종류 중 하나다. 그러나 보통 기휘라고 표현할 경우에는 여러 종류의 기들을 총칭하여 부르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전통시대 기의 용도는 매우 다양하였다. 가장 일차적으로는 특별한 지역이나 위치, 지점에 기를 설치하여 해당 지점을 표시하는 표지로서의 기능이 있었다. 비단 지리적 위치뿐 아니라 특정한 사람 등이 존재하는 곳 등을 표시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예컨대 군대의 통솔자인 대장의 위치를 표시하는 대장기나 군졸의 위치를 표시하는 수자기(帥字旗) 등은 이러한 기의 기능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으로 기는 기의 주체가 되는 사람의 능력이나 신분 등을 드러내는 장치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기의 용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의장기였다. 의장기에서는 기에 그려진 도안의 내용이 중요하였는데, 각각의 기에는 어떠한 의미나 내용을 담은 상징물들이 도안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상징들은 기의 주체가 가진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혹은 기의 주체가 그러한 상태가 되기를 염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예컨대 의장물에 포함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기(四神旗)나 정축(丁丑), 정묘(丁卯), 정사(丁巳), 정미(丁未), 정유(丁酉), 정해(丁亥) 등의 육정신을 표현한 육정기(六丁旗) 등은 상징적으로 왕을 호위하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왕이 이들을 다스리는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으로 군왕천세기(君王千歲旗), 천하태평기(天下太平旗) 등은 말 그대로 군주의 무병장수와 천하가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는 신호 전달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신호 전달의 기능은 군에서 명령을 전달하는 데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군에서 여러 종류의 기휘를 통해 명령을 전달하는 신호체계를 형명(形名)이라 하였다. 형명은 ‘어떠한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는 기가 무엇이며 그 기를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면 어떠한 명령이다’라는 약속 체계였는데, 자세한 것은 군의 지휘 및 훈련 방식을 기록한 『진법(陣法)』 등에 제시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기의 세 가지 기능들은 각각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예컨대 특정한 사람의 위치를 나타내는 기는 그 자체로 표지적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명령을 전달하는 원천으로서 신호 전달의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의장기로 사용된 사신기 등도 왕의 위상을 나타내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방위를 표시하는 기능 역시 겸하고 있었다.
연원 및 변천
『통전(通典)』에 의하면 기는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군왕이었던 황제(黃帝)가 군을 정돈하면서 5기를 설치하였으며, 『황제내전(黃帝內傳)』에서는 ‘황제가 오채기를 만들어 앞을 가리키고 뒤를 돌아보았다’라고 하였다. 또한 『황제출군결(皇帝出軍訣)』에서는 적을 공격 정벌할 적에 5색의 기를 만들어서, 청색기는 동방을 인도하고 적색기는 남방을, 백색기는 서방을, 흑색기는 북방을, 황색기는 중앙을 인도하였다고 하였다. 황제란 인물 자체가 실존 여부가 확실치 않은 전설적 인물이지만, 이 기록들에서 기의 사용이 매우 오래된 연원을 가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휘(麾)는 기의 등속인데, 다만 깃발 부분을 비단으로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들은『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군례서례(軍禮序例)」의 병기편에서 확인 가능하다.
형태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군례서례」에는 기와 휘에 대한 간략한 내용 설명과 함께 도판이 수록되어 그 형태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먼저 기의 경우는 청, 적, 백, 흑, 황의 5색으로 만드는 것이 기본이었다. 깃발 모양은 윗변이 좀 더 긴 사각형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에 실린 많은 기들은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졌거나 혹은 기에 삼각이 달린 경우가 많이 있어, 깃발의 형태가 꼭 고정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보인다.
휘 역시 청, 적, 백, 흑, 황의 5색을 기본으로 하였고, 특히 깃발 부분은 비단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도판에 의하면, 직사각형의 깃발에 삼각(三脚)을 달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세종실록』 및 『국조오례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 중 많은 것들이 모양 상으로는 휘와 비슷하지만 이름은 기라고 붙은 것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기와 휘를 엄격히 구분해서 지칭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특히 그 구분이 모양에 의한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기는 비단 군대나 의장뿐만이 아니라 일반 민의 생활에서도 흔하게 사용되던 것이었다. 특히 마을공동체에서 공동으로 노동이나 놀이를 할 때 이러한 기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기의 사용은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단체 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세계의 모든 국가는 국기(國旗)를 채택하고 있어, 기의 사용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이고 통시대적인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민간에서 사용하는 기에 왕의 의장에 쓰는 상징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통전(通典)』
- 『문헌통고(文獻通考)』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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