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리승지설(氣發理乘之說)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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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기발리승지설 |
한글표제 | 기발리승지설 |
한자표제 | 氣發理乘之說 |
동의어 |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 |
관련어 |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 이황(李滉), 율곡학파(栗谷學派), 기호학파(畿湖學派), 천명도(天命圖), 이이(李珥) |
분야 | 문화/인문학/유학 |
유형 | 개념용어 |
집필자 | 이형성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기발리승지설(氣發理乘之說)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효종실록』 9년 12월 17일, 『숙종실록』 3년 5월 14일, 『숙종실록』 7년 9월 30일 |
한국 성리학에서 우주와 인간 마음이 발동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기라고 설명하는 이이의 학설.
개설
이이(李珥)는 리(理)와 기(氣)가 본래 서로 분리되지 않은 점을 강조하지만, 하나의 존재로 여기지는 않는다. 그것은 개념적으로 리는 무위(無爲)이고 기는 유위(有爲)라는 점을 언표하면서 기발리승설(氣發理乘說)을 주장하였는데 그 이면에는 이황(李滉)의 호발설(互發說)에 대한 비판이 있다.
이황은 "사단은 리가 발함에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함에 리가 타는 것이다."라고 하여 리발과 기발을 모두 인정하였다. 이이는 이황의 리기호발설을 비판하며 "기가 발함에 리가 타는 것이다."라고 하여, 기발리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천지의 조화와 인간의 마음 발동은 리가 아닌 기가 주도한다는 것에 의거한 학설이다.
내용 및 특징
이황은 「천명신도(天命新圖)」에서 "사단은 리가 발한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정지운(鄭之雲)이 『천명도(天命圖)』를 만들고 그 해설에서 "사단은 리에서 발하고 칠정은 기에서 발한다."고 한 것을 수정한 것이다. 기대승(奇大升)이 이를 보고 사단과 칠정을 리와 기에 분속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자, 이황은 "사단은 리가 발함에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이다."라고 수정하고, 1568년 왕에게 올린 『성학십도(聖學十圖)』의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에서도 그대로 표현하였다. 이황은 리발과 기발을 모두 인정하는 리기호발설에 입각하여, 사단은 순수한 선이고 칠정은 선과 악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또는 악으로 흐르기 쉬운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에 대해 이이는 성혼(成渾)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사단은 칠정을 모두 겸하지 못하지만 칠정은 사단을 포함할 수 있다."고 하여 사단은 리발, 칠정은 기발이라고 분속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하면서 이황의 리기호발설을 비판하였다. 즉 칠정은 리와 기를 겸하여 말하는 것이고 사단은 리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단과 칠정 모두 감촉하는 것은 외부의 느낌이며 이러한 느낌은 이미 동정하는 기이기 때문에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이다’라고 하여 기발리승일도설을 주장하였다. 이는 이황의 리발을 부정하고 리발에 해당시켰던 사단을 칠정이 포함한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이이는 구체적으로 "부모가 없어도 효(孝)를 잘할 수 있고, 왕이 없어도 충(忠)을 잘할 수 있으며, 형이 없어도 경(敬)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이 어찌 사람의 진정이겠는가?"라고 하여, 외부 사물에 의거하지 않고서 내면에서 자연히 발하는 감정은 있지 않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사단과 칠정 모두 외부 사물에 의거해야 발한다고 주장하는 이이의 근거는 천지가 하나의 리와 기이므로 사람도 천지 사이의 리와 기로 이루어졌다는 것에 의한 것이다. 천지 사이에서 동정하는 모든 현상은 기이기 때문에 천지의 조화나 인심의 발용도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이다’라고 하는 설을 주장한 것이다. 이이에 의하면 사단과 칠정은 모두 정이지만, ‘기가 맑으면 리는 발현된다’는 기청리현(氣淸理顯)으로 전개시켜, 사단을 맑은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으로 간주하여 본 것이다. 이것이 이이의 기발리승지설이고 기발리승일도설이나, 이는 기가 리보다 앞선다는 것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것은 발하는 것이 기이고 발하는 근거가 리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이이는 이에 의거하여 본연지성과 기질지성, 인심과 도심, 천리와 인욕 등을 이황과 같이 엄격하게 분속시키지 않고, 본연지성은 기질지성 가운데 리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심이나 도심은 천리가 기의 엄폐와 엄폐하지 않음에 따라 구별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이의 이 학설은 율곡학파(栗谷學派) 또는 기호학파(畿湖學派) 학자들에게 계승되었다.
변천
효종대에 왕이 옥당에 송시열과 송준길을 불러들여 『심경(心經)』을 강하면서 『맹자』의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에 대해 차마하지 못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人皆有不忍人之心]"는 대목에 이르러 사단에 대해 질문하였다. 송시열은 "사단과 칠정에 대해 이황은 ‘사단은 리가 발함에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이는 ‘사단과 칠정 모두 기가 발함에 리가 탄 것인데, 사단은 기에 엄폐되지 않은 것이고 칠정은 기에 엄폐되어 리가 주재(主宰)하지 못하는 것을 겸하여 말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송준길은 "국초에 이름난 유학자 권근(權近)이 일찍이 이런 주장을 하였는데, 그 뒤에 정지운이 『천명도(天命圖)』를 지으면서 이 설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이황의 논 역시 이것을 옳게 여겼습니다만 ‘리발기수’와 ‘기발리승’의 말을 하였기 때문에 기대승(奇大升)과 왕복하여 토론을 벌이게 되었던 것인데 서로 길을 달리 한 채 해결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이이가 글을 지어 변론하였던 것인데 기대승의 논이 옳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심상한 논설이 아니니, 성상께서 학문하실 때 마음에 유념하셔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고서, "사단과 칠정은 단지 선(善)의 한쪽만을 끄집어내어 말한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송준길은 리와 기에 대한 관계를 설명하면서 선의 단서를 확충시킬 것을 언표하고 비유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니 왕은 "찬선송준길의 말이 옳다. 내가 만약 안으로 살펴서 명예를 구하거나 소리가 듣기 싫어서 하는 뜻이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면 그것은 곧 성(誠)이 아닐 것이다."라고 하였다(『효종실록』 9년 12월 17일). 이는 성리학에 대한 이황과 이이의 이론을 통해 왕이 마음 수양을 지향하도록 한 것이다.
숙종대에 이르러 참찬관(參贊官)유명천(柳命天)이 "이황은 ‘기가 발함에 리가 따르는 것이다’라고 했으니 맹자(孟子)의 말과 서로 부합되고, 이이는 ‘리와 기가 서로 발한다’고 했으니 이는 고자(告子)의 말에 가까운 것입니다."라고 하자, 언관은 유명천이 올바로 깨닫지 못하고 거칠고 두서없이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숙종실록』 3년 5월 14일).
또한 박성의(朴性義) 등이 이이와 성혼을 까닭 없이 무함(誣陷)하는 상소를 하면서 이이의 ‘기가 발함에 리는 탄 것이다’는 이황의 논한 것과 어긋난다고 이이의 설을 비판하자, 부응교(副應敎)송광연(宋光淵)과 교리(校理)이돈(李墪) 등은 "일생 동안 이황을 존경하고 신임한 사람으로 이이만 한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리기(理氣)를 논함에 있어서 이황의 사단은 리가 발하여 기가 따르는 것이며, 칠정은 기가 발하여 이가 편승하는 것이라는 등의 말을 가지고 은미하게 리와 기가 함께 발하는 병통이 있다고 여기고, 정견(正見)의 일루(一累)를 삼아 성혼과 주고받은 편지에 리는 통달하고 기는 국한되어 리기(理氣)가 서로 섞이지 못한다는 등의 말을 한 것인데, 이는 바로 주염계(周濂溪)가 태극(太極)을 논한 학설과 주자가 육상산(陸象山)의 편지에 답한 것과 합치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대체로 의리(義理)가 있는 것이므로 극력 논하고 명백하게 분별하여 지극히 당연한 데로 귀일될 수 있도록 힘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주자는 일생 동안 정자(程子)를 존경하고 신임하였지만, 『역경(易經)』을 주석(註釋)하는 즈음에는 본의(本義)가 정전(程傳)과 다른 점이 많은데, 정자와 주자의 견해가 간혹 다르다고 하여 주자의 학설이 정자의 학설과 어긋난다고 말하면서 주자를 공격하고 배척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왕에게 아뢰자, 왕은 "박성의 등이 음험하고 어긋나게 선대의 어진 이를 추잡하게 욕하는 말을 내가 이미 상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끊는다는 뜻을 분명히 유시하였다."고 하면서 죄를 더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숙종실록』 7년 9월 30일).
참고문헌
- 이상익, 『기호성리학논고』, 심산, 2005.
- 이상익, 『기호성리학연구』, 한울아카데미, 1998.
- 유교사전편찬위원회, 『유교대사전』, 박영사, 1990.
- 철학사전편찬위원회, 『철학사전』, 중원문화,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