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채(蕨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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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릿과의 여러해살이풀.

개설

궐채(蕨菜)는 고사리를 말한다. 일명 고사리채, 고사리밥이라 한다. 고사리는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양치류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1m가량, 잎자루 높이 20~80㎝이다. 봄에 어린잎을 뜯어 삶아서 말렸다가 연중 불려서 주로 나물을 만들어서 먹는다.

원산지 및 유통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펴져 있는 양치류로서 남극 대륙이나 사막과 같이 너무 춥거나 더운 지방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볼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고사리는 충청도 공주목 남포현과 전라도의 토산물로 나오는데, 공물은 주로 경기도에서 올렸다.

연원 및 용도

우리 조상이 아주 오래전부터 먹어 온 식물로서 중국에서 최고로 오래된 시집인 『시경(詩經)』에도 나온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과 왕족의 식사에 소용되는 음식재료를 물선(物膳)이라 하는데, 물선의 소채류로 고사리·순채·송담·신감채·가자·서여·생총 등이 있다.

『공선정례(貢膳定例)』에는 전국 각 도별로 바치는 공물의 물종과 수량이 적혀 있는데, 경기도에서 올리는 삭선(朔膳) 중 대전(大殿)에는 3월에 8상자를 올렸다. 『만기요람(萬機要覽)』 재용(財用)편 공상(供上)조에는 각전에 올리는 공상 물종과 수량이 나와 있다. 월령(月令)은 다달이 정한 예에 의하여 바치는 것인데 고사리는 8상자로 매 상자 값은 2냥 4전이다.

천신(薦新)은 철에 따라 새로 나는 과일이나 농산물을 먼저 신주나 조상께 제사지내는 일을 이르는데, 종묘 천신에서 3월에 고사리[蕨]를 올린다(『태종실록』 12년 8월 8일). 세종대와 성종대에는 햇고사리가 나는 시기에 맞추어 올리고, 과할 때는 면제하기도 하였다(『세종실록』 1년 12월 22일)(『성종실록』 1년 4월 17일).

생활민속 관련사항

전국의 산과 들에 나는 고사리는 일반 백성들에게 찬거리와 흉년 구황식품으로 아주 중요하였다(『성종실록』 17년 10월 6일). 고사리는 불려서 주로 나물을 만드는데 삼색나물이나 비빔밥 나물에 꼭 들어간다. 고사리나물은 마른 고사리를 삶아서 불려 부드럽게 하여 기름, 간장, 다진 파와 마늘 등으로 양념하여 볶는다. 고사리찜은 삶은 고사리에 고기와 갖은 양념, 가루즙을 조금 넣어 볶는다. 고사리전은 고사리를 잘게 썰어 달걀 푼 것과 섞어 기름을 두르고 부친다. 고사리탕은 소고기 맑은 장국을 끓이다가 생고사리를 넣고 끓을 때 달걀을 풀어 넣는다. 또한 육개장이나 장국밥에도 많이 넣는다.

한의약에서는 가을에 전초를 채취하여 말려서 이뇨·해열에 약재로 사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탕액(湯液)」편에 궐채는 성질이 차고 활하며, 맛은 달다. 갑자기 나는 열을 치료하고, 소변을 나가게 한다. 어느 지방에나 산언덕과 들판에서 난다. 사람들이 많이 채취하여 삶아 먹는데, 맛이 아주 좋다. 그러나 오랫동안 먹어서는 안 된다. 많이 먹으면 양의 기운이 줄어들어 다리가 약해져 걷지 못하게 되고, 눈이 어두워지며, 배가 불러 오게 된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 『동의보감(東醫寶鑑)』
  • 『시의전서(是議全書)』
  • 윤서석, 『한국의 음식용어』, 민음사, 1991.
  • 이성우, 『동아시아 속의 고대 한국식생활사연구』, 향문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