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김훈『언니의 폐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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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빈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20년 6월 7일 (일) 13:33 판

소설속 문제 장면

"얘, 어떡하지. 갑자기 왜 이러지....."

"왜 그래, 언니?"

"뜨거워. 몸속에서 밀려나와."


"언니의 팬티는 젖어 있었고, 물고기 냄새가 났다. 갑자기 많은 양이 밀려나온 모양이었다. 팬티 옆으로 피가 비어져 나와 언니의 허벅지에 묻어 있었다. 나는 손톱깎이에 달린 작은 칼을 펴서 팬티의 가랑이 이음새를 잘라냈다. 팬티의 양쪽 옆구리마저 잘라내자 언니가 두 다리를 들지 않아도 팬티를 벗겨낼 수 있었다. 팬티가 조였는지 언니의 아랫배에 고무줄 자국이 나 있었다. 나는 패드로 언니의 허벅지 안쪽을 닦아냈다. 닦을 때 언니가 다리를 벌려주었다. 나는 벗겨낸 팬티와 쓰고 난 패드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차 뒷자리로 던졌다. 언니도 나도 여벌 팬티가 없었다. 나는 두꺼운 오버나이트 패드를 꺼내서 언니의 바지 안에 붙였다. 언니가 다시 엉덩이를 들었다." p.19

"얘, 난 이게 올 때 꼭 몸속에서 불덩어리가 치솟는 것 같아. 먼 데서부터 작은 불씨가 점점 커지면서 다가와서 아래로 왈칵 터져나오는 것 같아. 넌 어떠니?"

"나는 어떤가. 나는 몸의 안쪽에서부터, 감당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우울과 어둠이 안개처럼 배어나와서 온몸의 모세혈관을 가득 채운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스펀지가 물을 떨구듯이, 게눈에 거품이 끓듯이 조금씩 조금씩, 겨우겨우 몸 밖으로 비어져 나온다."

"나는 내 몸의 느낌을 언니에게 설명할 수가 없었고 불덩이 같은 것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는 언니의 느낌에 닿을 수 없었다. 언니가 다시 잠든 후, 언니의 요 밑으로 선을 넣어보았다." p.27

100쇄 기념 아트에디션 출간 간담회

"여성을 인격체로 묘사하는 데 서툴지만 악의는 없다"


"내 소설에는 여성이 거의 안 나오거나 나오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아요. 여자가 나오면 쓸 수가 없어요. 너무 어려워요. 여자를 생명체로 묘사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어떤 역할과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데 나는 매우 서툴러요. 내 미숙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자에 대한 편견이나 악의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김훈 작가는 최근 단편 '언니의 폐경'과 장편 '공터에서'의 일부 내용에 대해 "여성의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사물화'(무생물적 대상화)한다"는 페미니즘 쪽의 비판이 있다고 하자 "내 (역사)소설에서는 주로 남자들만 치고받고 싸운다. '칼의 노래' 경우도 앞에 여성이 나오지만 곧 죽고 그 후에는 여자가 안나온다"면서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