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황순원 문학상 심사평"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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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본 문서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된 심사평(김윤식 대표집필, 「2001년도 중·단편 읽기」)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알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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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에 대하여』 | + | '''『그리움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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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난처한 물음을 외면한 채 열대야 속의 초승달과 주인공 영월이 어울리지 않음을 되풀이 강조해놓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숨어 살고 있는 열대지역 특유의 작은 도마뱀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주제 자체가 워낙 막연한 것이어서 단편으로는 투명도가 약해졌다고나 할까요.” | “작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난처한 물음을 외면한 채 열대야 속의 초승달과 주인공 영월이 어울리지 않음을 되풀이 강조해놓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숨어 살고 있는 열대지역 특유의 작은 도마뱀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주제 자체가 워낙 막연한 것이어서 단편으로는 투명도가 약해졌다고나 할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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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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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이란 거룩한 희생물이라는 것. 도시를, 근대를 위한 제물의 일종이라는 것. 이러한 속죄양 의식이 만들어낸 도식이란 불을 보듯 뻔한 것. 도시=근대=악종이며 이들은 한결같이 살기를 띤 독종이며 반생명적‧반전통적‧반인간적 존재이며 이들이 어떤 기기묘묘한 수완, 방법으로 생명적‧전통적‧인간적 가치를 갈가리 찢고 망가뜨리는가를 묘파함으로써 모종의 쾌감조차 얻어내고 있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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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성씨의 자질이 빛나는 곳은 따로 있는데, ‘토끼고개’ 에피소드가 그것. 대한민국의 근대가 몸과 마음이 ‘팔 푼’인 황만근을 수용할 수 없겠다는 것. 이 대목에서 작가는 놀라운 장면을 펼쳐 보임으로써 황만근의 ‘팔 푼’을 ‘십 푼’(온전함)으로 이끌어올립니다. 이에 비하면 도시(근대)의 살인적 간악스러움이 황만근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식의 결말 부분은 한갓 통속적인 마무리 찾기의 넋두리가 아닐 것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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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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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작품에서 ‘습니다체’ 도입은 여인의 ‘바람기’와 교묘히 엉겨붙어 있어 분리되기 어려운 형국. 간촌죄로 피소된 여인의 자기 변호인 까닭이지요. 어째서 나는 간통죄로 기소되었느낙, 내게 그 부당함 혹은 정당함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며 외치는 자기 변론이 궁극적으로는 ‘자기 고백’의 형식을 띠는 것은 문학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 것인가. 신 앞에서 이 점을 제일 잘하는 것은 종교이겠지만. 그동안 수천 년 갈고 닦은 종교 쪽의 ‘고백 스타일’이 의외로 이 법정에서는 안중에도 없는데, 그만큼 작가의 수사학에 대한 무신경함의 탓이 아닐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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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작품에 드러난 색기란, 농촌/도시, 본래적 가치/시장가치, 근대/반근대 틈에 낀 색기라는 점. ‘그는 착하나 바보다’ 또는 ‘그는 바보이지만 착하다’를 넘어설 수 있는 부분이란 뜻에 지나지 않는 것. 색기란 무엇이겠는가. 단순명쾌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향기로운 우물’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는 것. 이 꿈을 그 누구도 짓밞을 수 없다는 것. 농촌이라고 해서 도시라고 해서 이 점에 뭐가 다르겠는가. 이 순간 도시=악당, 농촌=희생의 이분법적 지적도가 조금 허물어지거나 적어도 그 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 이때 중요한 것은 색기랄까, 바람기 도입이 자칫하면 통속성과 혼동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 나라 소설판에서는 이 점에 대한 인식이 너무 경직되어 있지 않았던가요. 이 작가는 따라서 그동안 매우 불리한 처지에 있었던 셈이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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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캐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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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시민성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인 조진숙이 그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진숙의 존재는 결코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것. 베란다 창문을 열고 던져버려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울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입력된 그 단조로운 전자 칩 멜로디의 여운처럼 존재하며 괴롭히고 있다는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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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것이 어쩌면 소시민 중산층의 자화상이 아닐까. 거울에 비친 자화상. 그 거울을 깨버려도 여전히 금이 간 채로 존속하는 거울이라는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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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3일 (토) 13:57 기준 최신판
본 문서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된 심사평(김윤식 대표집필, 「2001년도 중·단편 읽기」)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알린다.
수상작
『그리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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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작
『퇴역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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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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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 한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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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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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작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난처한 물음을 외면한 채 열대야 속의 초승달과 주인공 영월이 어울리지 않음을 되풀이 강조해놓습니다. 거실 여기저기에 숨어 살고 있는 열대지역 특유의 작은 도마뱀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주제 자체가 워낙 막연한 것이어서 단편으로는 투명도가 약해졌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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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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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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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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