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전도된 기억을 통한 실상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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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제 11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부메랑'에 게재된 소설가 '방현석'의 심사평이다.

총평

"올해 황순원문학상 본심에 올라온 작품을 읽으면서 '호사'란 말이 떠올랐다. 아주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것같이 즐거웠다. 열 편의 작품은 인생의 여러 국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탐색하고 있는 우리 소설의 주요한 성과를 두루 대표하고 있다."

"어느 한 편도 대충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것은 우리 시대가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와 정면 대결하려는 치열한 투지였다."

심사평

한강 『회복하는 인간』

"한강다운 개성이 잘 드러나는 또 하나의 성과로 읽혔다. 한강의 작품이 시적이라고 느끼게 되는 주요한 요인은 은폐된 서사에 있다. 서사의 단출함이 이야기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아끼거나 감춘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강렬한 이미지의 힘이 한강의 소설을 돋보이게 한다."

박형서 『아르판』

"아르판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표면에 드러난 것은 창작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학적 질문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것은 이면에 놓인 식민주의적 편견과 약탈이란 무엇인가, 하는 사회적 질문이다. 어느 하나 녹록지 않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인구 200명이 전부인 와카족 작가 아르판을 매개로 찾아가는 작가의 패기가 호쾌했다."

윤성희 『부메랑』

"『부메랑』을 읽으며 기억의 왜곡을 통한 실상의 전도보다 외면과 생략, 맥락의 도치를 통해 자신을 미화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러한 본성은 존재를 위해 인간이 내장하고 있는 방어기제가 아닐까."

기타

"조경란의 『학습의 生』에 대해서는 정교한 형식미에 비해 서사의 자연스러움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한강의 『회복하는 인간』에 대해서는 서사의 규모가 아쉬움으로 제기되었다.

"박형서의 『아르판』에 대해서는 서사의 비약과 식민주의를 경계하면서도 식민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윤성희의 『부메랑』에 대해서는 작은 소재를 활용하는 '윤성희식' 패턴이 장점인 동시에 약점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