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字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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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부수와 획수에 따라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고, 각 글자의 소리와 뜻을 풀이해 놓은 책.

개설

자서(字書)는 훈고서(訓詁書), 운서(韻書)와 함께 중국 전통 자전(字典)에 속한다. 글자의 형태 곧 자형(字形)에 따라 부수별로 한자를 배열하고 자형과 의미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둔 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운서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자서류는 주로 한자 학습을 위한 참고 서적으로 사용되었다.

내용 및 특징

자서는 각 글자의 모양, 음, 뜻, 그리고 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보는 사전이다. 중국 전통 자전은 그 구조와 성격에 따라 훈고서, 자서, 운서로 구분된다. 훈고서는 『이아(爾雅)』에서 비롯된 것으로, 낱말의 뜻에 따라 부문별로 배열하는 특징이 있으며, 주로 옛 낱말의 뜻풀이에 중점을 둔다. 운서는 수나라 때 편찬된 『절운(切韻)』이 그 시초로, 한자를 그 운(韻)에 따라 분류하고 주석하여 발음을 제시하는 데 주력한 사전이다. 그에 비해 자서는 후한 때 허신(許愼)이 부수를 540종류로 나누고 그에 맞추어 한자를 배열한 『설문해자(說問解字)』에서 비롯되었는데, 주로 한자의 자형과 의미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둔 사전을 말한다. 훈고서는 옛말 사전, 운서는 발음 사전, 자서는 글자 사전의 성격을 각각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서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또 책의 실용성과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선행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했다. 첫째로는 부수와 획수를 적절히 제시하여 찾아보기 쉽도록 해야 하고, 둘째로는 부수로 찾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책의 앞부분에 자획의 수에 따른 색인표를 제시해야 했다. 그리고 끝으로 각 글자의 음과 뜻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킨 자서로는 청나라 강희제(康熙帝)의 명에 따라 장옥서(張玉書) 등이 1716년(청 강희 55)에 간행한 『강희자전(康熙字典)』을 꼽을 수 있다. 『강희자전』은 명나라 때 매응조(梅膺祚)가 편찬한 『자회(字滙)』의 방식을 따라 540개가 넘는 부수들 중 214개만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부수가 같은 한자들은 획수에 따라 배열함으로써 간결성과 편이성을 높였다. 이처럼 한자 자전의 체재를 정립한 『강희자전』은 오랫동안 가장 좋은 자전으로 널리 이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모든 자서는 부수와 획수별 나열, 발음과 의미의 해설 등에서 『강희자전』의 체제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서는 주로 한자 학습에 사용되었다. 1527년(중종 22)에 최세진(崔世珍)이 지은 『훈몽자회(訓蒙字會)』는 한자 습득을 위한 기초 학습서로, 자서에 속한다. 천문·지리·화품·초훼(草卉)·수목 등 주제별로 항목을 분류하고, 항목에 속한 글자들을 다시 부수별로 배열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동일한 상위 의미를 바탕으로 글자들을 분류함으로써 상호 연관성을 통해 학습 효과를 증대하고, 동일한 부수를 기준으로 다시 글자들을 배열함으로써 사용의 편이성을 높인 까닭에 이후에도 계속 학습서로 사용되었다(『현종실록』 6년 9월 5일).

『훈몽자회』와 비슷한 문자 배열 방식을 취한 책으로는 1576년(선조 9)에 간행된 유희춘(柳希春)의 『신증유합(新增類合)』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책은 『강희자전』이나 그 이후에 간행된 『전운옥편(全韻玉篇)』 등과는 차이가 있지만, 한자의 자형, 자음(字音) 및 의미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었으므로 자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훈몽자회(訓蒙字會)』
  • 최영애, 『중국어란 무엇인가』, 통나무, 1998.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