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구어(銀口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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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제(薦新祭)를 지낼 때 올리던 제물의 하나로, 음식 재료로 사용한 바다빙어과의 민물고기.

개설

하천과 연안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로, 맛이 좋아 회나 구이로 이용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종묘 의례 6월 천신 물품이었다. 등은 회갈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다. 은어(銀魚), 은조어(銀條魚)라고도 부른다.

원산지 및 유통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황해도 소속 49개 군현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소속 109개 군현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은구어(銀口魚)는 영남에서 나는 것은 크고, 강원도에서 나는 것은 작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모든 맑은 하천과 연안에 서식하고, 일본·중국·대만 등지에도 분포한다.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은구어는 봄에 바다에서 거슬러 올라와서, 여름과 가을까지 몸이 커졌다가 늦가을이면 거의 줄어든다고 하였다. 하천 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고 산란을 한다. 부화한 치어는 곧 바다로 내려가 연안에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다가 봄이 되면 다시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8~10월에 무리를 지어 집단으로 산란하고 대부분 죽는다.

은어의 살에서 오이나 수박 향이 나고, 맛이 좋기 때문에 향어(香魚)라고도 한다. 수명이 대개 1년이므로 연어(年魚)라고도 한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전어지(佃漁志)」와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턱뼈가 은빛과 같아서 은구어라 부른다고 하였다.

팔도에서 진상되었는데, 진헌할 은구어·연어·문어(文魚)·광어(廣魚)·대하(大蝦) 등을 각 도에서 철 따라 잡아서 간이 맞게 말렸다(『세종실록』 6년 7월 8일). 은어는 가을철에 살이 오르기 전에 각 고을 수령이 사람을 시켜 냇물의 흐름을 막아 잡아 버림으로써 가을철에 곡물이 여물 때에는 은구어가 드물고 없으므로, 진상하는 소은구어(小銀口魚) 외에는 철이 아닌 때에 잡는 것을 금지하고(『세종실록』 21년 윤2월 5일), 또 독약을 써서 잡는 것을 금하였다(『문종실록』 즉위년 10월 10일).

생은어와 말린 은어로 진상되었으나, 은구어젓[銀口魚鮓]으로 진상되기도 하였다(『성종실록』 14년 9월 20일). 진상하는 마른 은구어는 날짜가 오래 되어 맛이 변해 어선(御膳)에 적합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옹원(司饔院)에서는 은구어를 어살로 잡은 것 중에서 싱싱하고 좋은 것으로 골라, 얼음에 담거나 소금을 약간 뿌려 봉진할 것을 청하였다(『성종실록』 23년 7월 19일). 생물을 진상할 때에 은구어 같은 것이 10여 개만 되어도 반드시 상등 말에 얼음 나르는 일꾼[永丁]까지 실어서, 뭉그러지지 않도록 길을 배나 빨리 달려 몰아가 역마가 병들거나 죽어버려 손실이 많으니, 충청도와 같이 먼 곳에서보다 서울 인근에서 구하고, 먼 도에서 나는 고기는 소금에 절여 상납하여 역로의 폐단을 덜어 줄 것을 청하였다(『연산군일기』 2년 12월 11일).

연원 및 용도

알이 가득 밴 은어는 소금구이로 먹으면 맛있다. 싱싱한 은어는 회로 먹기도 하고, 통째로 튀김을 하기도 한다. 은구어 식해(食醢)를 만들기도 하였다. 『규합총서(閨閤叢書)』와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은어 생선조치가 기록되어 있는데, 말린 은어를 간장을 넣어 지질 때 다 끓인 후 고운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그릇에 담고, 기름을 두어 술 쳐서 개어 위를 풀면 국물 빛이 아름답고 비위가 열려 붉은 구슬을 흩어 놓은 듯하다고 했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은어는 기력회복을 위한 약재로도 쓰였다. 단백질과 칼슘이나 철분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위를 튼튼하게 하며, 폐를 건강하게 하여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규합총서(閨閤叢書)』
  •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 『도문대작(屠門大嚼)』
  • 『시의전서(是議全書)』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지봉유설(芝峰類說)』